⊙개발사 : 블루사이드 ⊙장르 : 액션전략RPG ⊙플랫폼 : PC, PS4 ⊙발매일 : 미정


사람은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기대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 크기는 사람에 따라, 또 대상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보통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쌓이고, 커지곤 하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기대를 받아 온 게임이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처음 공개된 작품, '킹덤언더파이어2' 입니다. 물론 이제는 기대와 함께 걱정과 우려도 같이 쌓여가고 있는 게임이지만, 공개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기대작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죠.

그런 '킹덤언더파이어2'는 지난해 PS4로의 진출을 선언했고, 2015년 발매를 밝혔습니다. 물론 올해 발매는 힘들게 되었지만, 이번 지스타2015 소니 부스에서 PS4 버전의 '킹덤언더파이어2'를 직접 시연해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 이 게임, 직접 플레이한 소감은 어떠했는지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지스타2015 버전 '킹덤언더파이어2'의 모습은?


▲ '킹덤언더파이어2' 지스타2015 시연 영상
※ 현장이 소란스러웠던 관계로 영상에 잡음이 많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기본적으로 '킹덤언더파이어2'의 시연은 3개 시연대의 멀티플레이로 진행됐습니다. 준비된 캐릭터는 광전사, 총검사, 마검사의 세가지였는데요. 저는 마검사를 제외한 두 개의 캐릭터를 플레이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개발 중인 버전인 만큼 프레임 드랍이 조금 있었습니다.

스토리를 설명하는 컷씬이 지나간 뒤, 어떤 의식을 실행하는 신단으로 주인공들이 공격을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들을 맞이해 방어군 측에서는 몇가지 패턴으로 순서대로 방어 병력을 내보냅니다. 처음에는 오크 중장보병이 달려나오고, 그 다음에는 컷씬과 함께 대규모의 오크 수기병이 돌진해옵니다. 최종적으로는 거대한 맘모스를 닮은 괴수와 적장 지휘관이 공격해오고, 이마저 물리치면 그 다음 보스전입니다.


조작 부분에서는, 일단 스틱에 이동과 시야가 할당되어 있고, 기본적인 공격키와 회피키, 특수 공격키 등이 오른쪽 버튼에 몰려있습니다. 왼쪽 방향키 패드로는 각 부대나 영웅을 지정합니다. L2, R2 트리거마다 네개씩의 스킬이 저장되어 있고, 이 트리거와 오른손 엄지의 4개 버튼을 조합해 스킬을 사용합니다.

양쪽 트리거마다 사용하는 스킬의 컨셉이 달랐는데, 주무장 / 부무장 같은 식으로 이를테면 총검사는 왼쪽 트리거에는 검 기술이, 오른쪽 트리거에는 총 기술이 분배되어 있었습니다. 이 8가지의 스킬을 다채롭게 사용하는게 기본적인 전투 패턴이었습니다.


방향키를 통해 최대 세 부대의 아군 혹은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데, 방향키를 누르거나 가운데 터치 패드를 누르면 전술 모드에 들어갑니다. 전술 모드에서는 탑뷰 시점으로 부대에 이동 혹은 공격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로 이동 명령을 미리 내린 다음 다른 부대를 조종하는데 시간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스틱 버튼을 눌러 전체 부대가 어떻게 기동을 할지 인공지능 패턴을 설정할 수도 있지요.

전반적으로 자칫 부족할 수도 있는 게임 패드의 키를 잘 분배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술적인 조작은 많이 부족했고, 전략 게임적인 면모는 거의 체감하기 힘들었습니다. 체험 자체도 보다 액션 게임적인 부분에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그 솔직한 느낌, '재미는 있지만 완벽하진 않다'



미션 하나를 깨는데 드는 시간은 십분 남짓, 그 시간동안 가장 많이 한 것은 당연하게도 적을 직접 해치워 살아남는 액션 파트였습니다. 기본 공격을 가하며 적을 몰거나 빈틈을 만들고, 때가 오면 상황에 적합한 스킬을 사용해 적진을 초토화시켰습니다.

각각의 기술들은 구성이 완전히 다르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공격 범위나 발당 위력 등에서 차이가 났습니다. 대다수의 기술은 사용한 후 공격 버튼을 연타해 추가 공격을 가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상대애 따라 공격 패턴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그냥 추가타를 모두 날리곤 했지요.


'킹덤언더파이어2' 게임스컴2015 공개 트레일러

타격감의 경우는 각 캐릭터별 차이가 좀 있었는데, 광전사는 매우 뛰어난 타격감과 액션을 선보였습니다.. 각 클래스마다 비슷한 면이 있지만 특히나 광전사에서 전투의 손맛이 강조되었는데요. 광전사의 경우 각각의 기술이 대부분 네모 버튼 등 다른 버튼의 연계에 따라 타격 횟수와 모션이 달라지는 요소가 있어 마치 내가 원하는대로, 상당히 능동적으로 액션을 펼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한가지 큰 문제는, 시연판의 문제인지 프레임 드랍과 함께 전장 내에서 너무나 많은 유닛, 이펙트가 섞여 지금 내 캐릭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아 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여러모로 복잡한 문제인데, 서로 크기가 다른 유닛들이 여러모로 겹쳐서 나오다보니 단순히 시야를 돌린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것 같진 않더군요. 몇가지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그래픽 면에서 캐릭터나 유닛 등 인물 모델링은 매우 좋았지만, 아무래도 너무나 많은 유닛이 등장해야 해서인지 지형 그래픽은 상당히 희생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보스 전투가 펼쳐지는데, 이때는 다른 액션 게임들처럼 보스의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회피-전투를 이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낯설지 않은, 익숙한 방식의 게임 진행이었죠. '킹덤언더파이어2'에서 완벽히 새로워보이는 면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자기 방식대로 가다듬은 것들의 집합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반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게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짧은 체험 버전이어선지 이건 액션 부분에 대부분 집중됐고, 전략적인 부분에서 큰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병력 구성을 창병, 궁병 등 여러가지 주기는 하지만 이미 엎치락 뒤치락 섞여 싸우는 상황에서는 병력을 조종하기보단 그냥 캐릭터가 달려가서 직접 뒤집어 놓는게 효과적일 때가 많았거든요.

게임의 기본 베이스는 이미 완성되었지만, 다만 마감이 아직 덜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요리로 치자면 스테이크도 구웠고 가니쉬도 다 됐고 소스도 만들었는데, 뭔가 한데 모아 놓기는 아직 어려운, 고기 간도 좀 더 맞춰봐야 하고 소스 농도도 아직 덜 맞는 것 같달까요?



'킹덤언더파이어2'의 두가지 과제, '시간'과 '완성도'



분명 '킹덤언더파이어2'는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온 게임이고, 그 플랫폼도, 게임 전체의 스케일도 결코 작지 않은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그 말은, 이 게임에 걸린 기대와 이 게임이 짊어진 짐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번 체험버전이 어땠는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라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재미'는 확실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를 느끼는 와중에 여기저기 걸리는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킹덤언더파이어2' TGS 트레일러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각종 모델들, 병종은 다르지만 한데 섞여 싸우면 모두 똑같아지는 적의 패턴, 어떻게 조작해야할지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효과적인지도 잘 와닿지 않는 아군 보병 등. 몇가지 부분에서의 문제가 다른 좋은 부분들의 빛이 바래게 했습니다.

'킹덤언더파이어2'는 확실히 가능성을 가진 게임입니다. 당장 액션의 손맛도 훌륭하고, 전략 요소는 UI와 AI의 개선을 통해 훨씬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고, 또 개선해나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문제는 '킹덤언더파이어2'는 매년 시간에 쫓기는 게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게임의 기본 틀, 혹은 근본적인 스토리 같은 게임의 근본적인 문제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속에 있으며, 그 기본 틀이 나쁘지 않다는걸 확인한 이상, 이제는 완성을 위한 마감에 투자할 때입니다. 다양한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 좋습니다. 장르를, 게임 엔진을 변경하는 것? 개발 초창기라면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하지만 공개 8년차를 맞는 게임이라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할 일은 바로 지속적인 QA를 통해 버그를 잡고, 디테일을 손보고, 전반적인 마감새를 손보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어쩌면 블루사이드가 목표로 하는, 또 유저들이 바라는 결과는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지점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나처럼 확실한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죠. 사실 언제쯤 게임이 완성되리란 예측을 섣불리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연 데모'가 아닌 완성된 결과물로서의 '킹덤언더파이어2'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고, 저 또한 그렇게 되리란 것만은 확실하군요. 그때를 기다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