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2부 리그는 가장 중요한 섬머 시즌을 치르는 중입니다. 라이엇이 2017 NA LCS Evolution을 통해 프랜차이즈를 발표하고, 2부 리그를 아카데미 리그로 개편한다고 밝혔는데요. 2부 리그 프로게임단에게는 이번 섬머 리그가 프랜차이즈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입니다.

북미 2부 소속 골든 코인 유나이티드(GCU)와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인사를 전하는 반가운 얼굴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그의 새로운 단짝 재미교포 원거리 딜러 ‘리카라’의 궁합이 어떤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죠.

그리고 이번 섬머 시즌에 롱주 게이밍에서 GCU로 합류한 '플라이' 송용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북미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송용준은 롱주 게이밍 선수들에게 무슨 말이 하고 싶을까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매라에게) 북미에 진출한 지 벌써 한 시즌이 지났네요. 이제 적응은 완벽하게 끝낸 건가요?

생활적으로는 한국보다 확실히 편한 것 같아요. 날씨 걱정도 없고, 생활도 불편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고. 일교차가 조금 있는 건 잘 적응했고, 먹을 거는 한인 타운이 가까워서 잘 지내고 있어요.

경기로 살펴보면 처음에는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영어를 잘 못 해서 답답한 점도 있었고, 서포터라 말도 많이 해야 했거든요. 시즌이 가면 갈수록 보완이 많이 돼서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아요. 지난 시즌 결과는 좀 아쉬웠지만, 이번 섬머 시즌에는 더 열심히 할 예정이에요.


Q. (매라에게) 함께하는 원거리 딜러가 재미교포에요. 호흡은 잘 맞는 편인가요?

스프링 시즌에 잠깐 함께 뛰고, 이번 섬머 시즌부터 준비를 같이하게 됐어요. 신인이라서 제가 많이 알려주고 있고, 리카라에게도 저한테 요구할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잘 안 하더라고요. 그런 점은 좀 답답하고(웃음).

리카라가 한국말을 못하지만 알아듣는 건 잘해요. 그래서 편한 면이 있어요. 라인전 단계에서 원하는 걸 쉽게 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운영 페이즈로 가면 그때부터는 저희 모두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요.



Q. (리카라에게) 신인이잖아요. 매드라이프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기분이 어때요? 많이 배웠나요?

처음에는 좀 무서웠어요. 프로가 되기 전에는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서 스킬을 잘 맞추거나 하면 ‘오~! 매드라이프!’ 하면서 농담을 했었는데…. 그런데 제가 지금 매드라이프와 함께 경기하고 있잖아요(웃음)! 시간이 좀 흘러서 이제 민기형과도 친해졌고, 마음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민기형에게 배우는 게 정말 많아요. 지난 2개월간 정말 많이 배웠고, 저 스스로도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Q. (리카라에게) 혹시 매드라이프 선수와 함께 지내면서 생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민기형이 이제 영어를 곧잘 이해해요, 말은 잘 못하지만. 저는 한국말을 이해하는데, 말은 잘 못 하고요. 그래서 게임 내에서는 저랑 민기형이 서로 팀원들에게 통역사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Q. (플라이에게) 플라이 선수는 갑자기 미국에서 보게 되네요. 어떻게 골드코인 유나이티드로 오게 된 거에요? 적응은 잘 됐고, 영어도 잘 하나요?

영어는 말문이 막혀요. 사실 팀을 나가게 되면서 원래는 휴식을 하려고 했는데, 로코형이 계속 연락을 해서 마음을 움직이게 됐어요. 이제 시차나 이런 부분은 적응을 잘한 것 같아요. 이제 언어만 좀 늘면 될 것 같아요.



Q. (플라이에게) 연습 환경은 어때요? 팀 분위기도 궁금하네요.

한국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시간개념이 철저하다는 거예요. 약속 시간도 잘 지키고,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요.


Q. (플라이에게) 지난 시즌 골드 코인 유나이티드가 승격을 앞두고 아깝게 떨어졌어요. 이번에 플라이 선수가 합류한 것에 기대가 클텐데, 어깨가 무겁진 않아요?

큰 압박감을 받고 있진 않아요. 눈에 뵈는 게 없고, 상대 선수를 잘 몰라서 그런지 막 플레이하고 있는데 다 이기는 그림이 나와서 크게 걱정은 안 하고 있어요.


Q. (리카라에게) 플라이 선수가 함께 뛰게 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플라이 선수 경기력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요. 스크림에서 항상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우리 둘 다 팀에서 캐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서 플라이 선수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게 돼요.


Q. (플라이에게) 미국에 온 지 2주 정도 지났다고 들었어요. 미국에 지내는 동안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낮잠 자고 솔로랭크 하고 잠자고 연습하고, 무한 반복이에요. 쉬는 날에는 배틀 그라운드를 다 같이 하면서 영어 말하기를 배우고 있어요. 저번에는 산타모니카 해변에 한 번 놀러 갔다 왔어요. 저는 어디 나가고 돌아다니는 타입이 아니라 밖에 많이 나가진 않았어요.


Q. (플라이에게) 북미 리그 오면서 먼저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조언도 좀 들었나요?

‘썸데이’ (김)찬호랑 ‘애로우’ (노)동현이에게 물어봤는데, 팀을 잘 만나라고 했어요. 그리고 내년에 보자는 말도 하고요.


Q. (플라이에게) 애로우 선수는 북미 리그서 정규 시즌 MVP도 차지하고, 잘하고 있잖아요.

나대던데. 내의도 빨간색으로 입고.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워낙 성격이 좋으니까.


Q. (매드라이프에게) 북미 온 지 6개월 정도 되어가잖아요. 팀에 들어오고 재미있는 곳에 놀러 간 적이 있나요?

스프링 시즌에는 경기에서 승리하면 한국처럼 고기도 먹고 화려한 곳에서 맛있는 것도 먹었어요. 제 입맛에 맞지는 않았지만. 며칠 전에는 로코랑 팀 원들 몇 명이 한국식 중국집에 갔었어요. 원래 항상 배달시켜 먹었는데, 직접 음식점 가서 먹으니까 배달 못 시켜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습 끝나고 같이 라면 먹고, 팥빙수도 먹고. 다음에는 오락실에 가보고 싶어요.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6개월째 못 갔어요.


Q. (매드라이프에게) LCK를 떠나고 나서 한 시즌이 지났어요. 팬들이 그립지 않으세요?

계약을 해제하고 해외팀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고민이 좀 있었어요. 팬분들이 아쉬워 할 것 같고, 저도 아주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팬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SNS도 하고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각오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매라 : 스프링 시즌에 아쉽게 승격을 못했어요. 그 때 무대 경험을 양분 삼아서 섬머 시즌에는 플라이와 함께 꼭 1부 리그에 올라가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플라이 : 일단 무조건 1부 리그로 올라갈 겁니다. 음.. 일 년 안에 팀을 두 번 옮기는 건 처음이에요.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신기하기도 하네요. 처음이지만 꼭 승격할게요.

리카라 : 팀원들과 함께 승격을 위해 노력하는 게 정말 좋아요. 우리는 지금 정말 잘하고 있고, 저는 매일매일 발전하고 있어요. 꼭 NA LCS 리그에서 인사드리고 싶네요.






즐거운 인터뷰를 마치고 잠시 ‘플라이’ 송용준과 따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쏭’ 김상수, ‘플라이’ 송용준, ‘크래쉬’ 이동우가 한 시즌 만에 팀을 나간 것은 꽤나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것이 롱주 게이밍의 임금 체불로 인해서 벌어진 일인지 궁금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아요. 그저 그 당시 월급이 안 들어오면서 팀 분위기가 정말 최악이었던 것만 기억해요. 그런 일이 두 번 정도 있었어요. 한번은 개막전 전날, 감독님이 문제가 있다면서 처음으로 월급이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고 알려줬어요. 그때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아졌죠.

팀원들은 감독님의 설득과 그래도 경기는 해야 된다는 생각에 2월 25일까지 다시 한 달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그때까지 또다시 월급이 들어오지 않은 거예요. 그때도 분위기가 굉장히 심각했죠.”

송용준은 이야기하면서 점점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2월 25일 사건을 이야기할 때는 잊을 수 없는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날이 바로 자신의 생일이었기 때문입니다.


“1라운드 종료 며칠을 앞둔 때였어요. 25일은 제 생일이기도 했고요. 정말 잊을 수 없는 생일이네요. 그때 '쏭' 김상수 코치님이 팀을 나가겠다고 선언하고 진짜로 나갔어요. 3월부터 계약이 체결되고 나서는 월급이 밀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약속했던 숙소 이사는 진행되지 않았어요. 형들은 전부터 이사간다고 사람들한테 자랑했었는데, 가지 못하게 되면서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요. 연습에 집중도 잘 안 되고."

송용준은 계속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이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궁금해했고, 이미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만 최대한 언급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송용준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은 뒤, 현재 미국 생활에 만족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편해요. 여기 생활도 좋고, 팀도 나왔고. 다만 제가 팀을 나가기 전에 여기저기 인터뷰에서 말을 좋지 않게 한 게 있는데 수습을 하지 않고 나온 게 마음에 걸려요. 갑작스럽게 미국에 오게 되면서, 저를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미국에서 잘 지내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보답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롱주 게이밍은, 선수들은 잘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잘하고 있는걸 보니 살짝 배가 아프긴 한데(웃음) 뿌듯하게 보고 있어요. 다들 잘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