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네시삼십삼분, 스마트스터디 ⊙장르: 모바일 RPG
⊙플랫폼: 안드로이드, iOS ⊙출시: 2016년 9월 7일


'나는 지금 게임을 하고 있나? 아니면 노동을 하고 있나?' 모바일 RPG를 플레이하며 항상 느끼는 감정입니다. 게임의 스토리와 그래픽, 전투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나면 어느 순간 높아진 시나리오 허들과 PVP에서 넘기 힘든 벽을 만나게 되지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자동전투를 반복하며 재화를 모아갑니다. 허나 운이 나빠 뽑기로 좋은 캐릭터를 얻지 못하고 재화만 바닥날 때의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게임이 아닌 노동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몬스터슈퍼리그를 처음 접했을 때 일반적인 모바일 RPG와 비슷해보여 조금 식상했습니다. 똑같은 패턴에 매몰돼 지루함을 느낄 것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확인하니 이전의 선입견이 깨지게 되었어요. 희귀한 '스타몬'을 쉽게 포획할 수 있고, 3성 스타몬을 육성하면 5성 태생의 캐릭터만큼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수집, 육성 RPG에서 캐릭터 간의 밸런스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강력한 캐릭터가 생기면 대부분의 유저가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노동' 혹은 '과금'을 하기 때문이죠. 또한 특정 캐릭터의 유무에 따라 생기는 빈부격차, 상대적 박탈감이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켜 유저들이 게임을 떠나기도 합니다.

몬스터슈퍼리그에선 다양한 캐릭터들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요. 또 쉽게 얻을 수 있는 스타몬을 육성하며 성장하는 외형과 강해지는 능력치를 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죠. 강한 캐릭터를 얻기 위한 '노동'이 아닌 수집, 육성 RPG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게임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 3성 태생 3진화체 '호란'과 5성 태생 2진화체 '플로리스 발키리'의 능력치



쉽게 포획하고 꾸준히 육성할 수 있는 3성 스타몬

포획이라는 콘텐츠는 참신한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흔한 소재입니다. 필드에서 마주치는 상대 캐릭터들을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은 모바일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죠. 허나 몬스터슈퍼리그가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부분은 희귀하고 강력한 캐릭터를 상당히 자주, 또 쉽게 포획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연 강한 스타몬을 포획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고 대답하는 게임이에요.

실제로 2주간 플레이해보며 약 10판당 한 번씩 튀어나오는 돌연변이, 초희귀, 전설 스타몬들을 보며 조금 놀랐어요. 같은 희귀 스타몬을 획득하는 것이 극악의 확률일 것이라 예상했으니 말이지요. 허나 현재 메타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고 평가되는 '미호'라는 스타몬을 3진화 시키며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특정 캐릭터를 집중해서 육성하기 쉽다는 것을 말이지요.

처음에는 3진화체를 만들기 위해 같은 스타몬을 16마리나 수집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진화를 통해 성숙한 여인으로 거듭나는 '미호'의 매력적인 모습에 빠져 수집욕을 불태웠죠. 그러다 3성 태생의 스타몬을 5마리 조합하여 랜덤 속성의 미호로 변환할 수 있는 환생 시스템을 알게 되었어요. 포획 이외에도 환생을 통해 스타몬을 수집할 수 있어 진화에 상당히 유용했죠. 결국 10회 정도의 포획과 환생, 또 영혼석 등을 통해 16마리의 미호를 수집했고 3진화체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화려한 외형과 강력한 공격을 보여주는 3진화체 미호에게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멋지고 아름다운 외형을 갖추지 못하거나 그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캐릭터는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요. 하지만 몬스터슈퍼리그의 3성 태생 스타몬들은 플레이어의 수집욕을 자극합니다. 비교적 쉽게 획득할 수 있는 스타몬이지만 매력적으로 외형이 변하고 그 능력치 역시 5성 태생 2진화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3진화체 5성 초월시, LV50 기준) '내가 포획한 스타몬이 화려하게 변하고 강력한 공격으로 적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유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성장할수록 매력적으로 변하는 스타몬 '미호'


▲ 해당 스테이지의 보스가 희귀 등급으로 자주 등장해 육성하기 쉽습니다



같은 스킬 패턴, 다른 스킬 '패시브'

흔히 말하는 '밸런스 붕괴' 캐릭터들의 경우 강력한 광역 공격으로 상대방을 한 번에 제압하는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나 몬스터슈퍼리그에서는 모든 스타몬이 1인 공격기인 일반 스킬과 적 혹은 아군이 모두 영향을 받는 액티브 스킬을 가지고 있어요. 똑같은 스킬 패턴을 주고 거기에 추가되는 효과인 '패시브'에 따라 스타몬의 성능이 갈리는 것이지요.

현재 메타에서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암 속성 '미호'의 경우 최대 체력 비례 추가 대미지라는 패시브를 가지고 있어요. 즉 강력한 딜링과 많은 HP를 통해 딜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패시브는 현재 공개된 5성 태생의 스타몬 '발키리', '페르세포네', '아서' 중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은 희귀한 것이에요. 이는 곧 무조건 태생 등급이 높다고 강력한 패시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반증합니다.

스킬의 피해량을 증가시키는 것 외에도 다양한 패시브가 있습니다. 일반 공격시 상대방이 자신을 공격하게 하는 도발이나 공격할 때마다 최대 생명력의 10%씩 아군을 치료하는 것도 있지요. 또한 확률적으로 적에게 침묵, 실명, 기절, 석화 등의 상태 이상 효과를 줄 수도 있으니 아군 스타몬의 패시브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예요.

전반적으로 스킬 밸런스 시스템이 잘 짜여있어요. 등급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패시브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높은 등급들로만 파티를 꾸려도 정설적인 최강 덱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높은 등급 스타몬의 능력치보다는 속성과 패시브에 맞게 조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다 강해지는 지름길 '보석' 시스템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이 바로 '보석' 시스템입니다. 다른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장비의 개념인데요. 이 보석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능력치가 뻥튀기 되어 낮은 레벨, 등급, 진화로도 전세를 뒤집어 버리는 기회를 얻을 수 있죠. 스타몬 마다 장착할 수 있는 보석의 수는 세 개. 또한 같은 색상의 보석을 장착할 시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능력치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유저들은 같은 속성의 보석을 장착하지요.

앞서 소개한 암 속성 '미호'의 경우 최대 체력 비례 추가 대미지라는 패시브를 가지고 있어 체력 퍼센트 증가 보석을 장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이렇듯 스타몬의 패시브와 시너지가 좋은 보석을 장착해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강력한 공격, 튼튼한 방어 등 콘셉트 있는 덱을 조합하는데도 도움이 되겠죠.

보석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또한 강화 수치도 존재해요. 보석끼리의 등급 차, 강화 수치 차에 따라 벌어지는 차이도 큰 편입니다. 2성 공격력 % 증가 보석의 경우 15강 풀강을 했을 시 공격력이 27%가 오르는데 같은 옵션의 3성 보석의 경우 11강만 되어도 동일한 수치의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물론 강화수치가 높을 수록 성공할 확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몬스터슈퍼리그는 턴제 모바일 게임입니다. 대전격투게임이나 FPS만큼 유저의 컨트롤을 많이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스타몬을 육성하는 것 만으로는 유저 간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오랫동안 플레이했는데 신규 유저가 쉽게 육성한 스타몬으로 나를 이기는 구조라면 게임을 할 의지가 사라지듯 말이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유저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보석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스타몬의 특성에 맞는 색의 보석을 장착하세요 큰 도움이 됩니다


▲ 티나의 말은 맹신하지 마세요 30만 골드가 17000골드로 변합니다



고퀄리티의 그래픽과 전투시스템, 콘텐츠 부족은 아쉬움

몬스터슈퍼리그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카툰렌더링으로 그래픽을 잘 살렸습니다. 단조로운 색배열에 만화 캐릭터를 보는 것 같고 스타몬을 회전시키면 음영의 위치가 바뀌어 입체감도 느낄 수 있었지요. 전투 시 스킬 이펙트도 화려한데요. 스타몬의 속성별로 스킬의 색감이 달라지는데 알록달록하면서도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날카로운 이펙트에 보는 눈이 즐거웠죠. 치명타 적중 시 클로즈업 되는 화면과 적, 아군의 공격이 명중 시 카메라가 흔들리는 연출도 전투의 박진감을 끌어올립니다.

자동전투와 반복전투에도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많아 화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컨트롤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희귀 스타몬 등장 시 자동전투가 멈추어 의도치 않게 캐릭터를 죽이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죠. 또 보스 몬스터와 상대할 시 집중 공격이 필요하면 플레이어가 공격 목표를 지정할 수 있어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했어요. 자동전투만 반복되는 플레이에서 벗어나 전략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게임이란 느낌을 받았고 플레이어는 직접 조종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스타몬의 음성이 구현되지 않은 것은 살짝 아쉬웠어요. 또한 스타몬들이 속성별로 의상, 머리, 무기의 색상만 바뀌어 단조로운 느낌을 주었죠. 후반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향후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로 현재 매출 순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 같네요.

강한 캐릭터를 얻기 위해 '노동'하는 것에 지친 분이라면 한번 플레이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약하고 보잘 것 없던 시절을 겪고 점점 성장해가는 스타몬들이 당신의 포획과 육성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 '태생 5성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충분히 아름답고 강력한 3성 태생 스타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