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엔진과 크라이엔진이 게임시장을 양분하던 시절이 있었다. 게임브리오, 하복 아나키, 소스엔진 등 수많은 엔진이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결과만 따지자면 1차전은 유니티의 승리로 돌아갔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까지 유니티의 글로벌 점유율은 약 45%로 경쟁사 점유율의 3배 정도 이상을 앞질렀다. 말 그대로 독보적인 질주다.

한국은 인구 대비 유니티 엔진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고퀄리티 게임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최전선이기도 하다. 엔진 전쟁은 이미 2차전으로 돌입했으며 이제는 범용성보다 기술력 싸움으로 전선이 확장되었다. 2차전을 준비하는 한국 유니티의 전략은 무엇일까? 한국 유니티 군단을 이끌고 있는 김인숙 유니티 지사장을 인벤이 만났다.



■ 김인숙 지사장, "언리얼의 성장, 우리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지사장


유니티코리아 지사장으로 취임한지 약 5개월이 지났다. 소감을 한마디 한다면?

지난 5개월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빨리 적응했다고 해야할까(웃음). 매우 바빴고 얼마전 유나이트서울 행사도 무사히 개최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김인숙 지사장은 2001년 NHN 한게임 마케팅팀으로 입사해 2004년 EA 코리아 신규 사업 개발과 온라인 사업 실장을 지냈다. 이후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코리아 온라인&소셜 퍼블리싱 지사장, 2013년 EA 코리아 총괄 상무를 거쳐 2015년 유니티코리아에 지사장으로 취임했다.


EA코리아와 비교해본다면 유니티는 어떤 분위기의 회사인가?

외국계 회사는 대부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EA에서의 생활도 나름 만족했기 때문에 오래 다녔는데, 이곳(유니티)은 EA와는 다른 점들이 또 있더라.

장단점이라고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유니티가 조금 더 자유로운 편이라고 느꼈다. EA도 게임 콘텐츠를 만들던 회사니까 R&D센터나 스튜디오를 가보면 퍼블리셔와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유니티는 아무래도 기술 기반의 회사이다 보니, R&D영역의 자유로움이 사업 영역까지 베여있는 편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분위기가 조금 더 자유롭다.


유니티 지향점인 '개발의 민주화'가 성공적으로 됐다고 보는가?

처음 면접을 볼 때도 그랬지만, 유니티의 가치인 '게임 개발의 민주화'가 대체 무슨 의미일지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여기 와서 알게 됐다. '이 회사가 정말 회사를 세울 때 목표 그대로 움직이고 있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자유로운 회사라고 생각했다.

원래 해외에 본사가 있으면 시차 때문에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불편하다. 그래서 조율을 해야 하는데 다른 외국계 기업보다 의견 조율이 쉬운 편이다. 회사 전체의 기조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삶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고, '게임 개발의 민주화'라는 목표가 직원들에게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민주적인 회사라고 할 수 있겠다.

▲유니티엔진으로 만들어지는 게임


유니티 지사장으로 오기전 외부에서 봤을 때 유니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었나?

밖에서 본 유니티는 시장의 NO.1이라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특정 고객층이 아닌 넓은 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했다.

단점이라고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걱정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람이 바뀌면 그 과정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될 수 있고 회사 전략들이 실행되지 않고 멈춰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을 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곳에 왔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걱정스러운 것들은 없었다. 연말에 왔기 때문에 마무리도 중요했지만 새로운 해를 준비하는 것 또한 중요했다. 또한 회사가 전체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라 맞춰가야 하는 부분으로 마음이 좀 더 급했다. 그래서 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회사가 갑작스럽게 성장하게 되면 그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유니티코리아에서 새롭게 세팅한 부분이 있나?

2004년에 EA코리아에 들어갔는데, 당시 인원이 25명이 있었다. 그리고, 경기가 안 좋아서 18명까지 줄어들었다. 그 시기를 겪고 나면서 조직이 커지기 시작했다. '없는 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그때부터 몸에 벤거 같다(웃음). 기존의 체계를 바꾸는 것보다 필요한 부분을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이미 뼈저리게(?) 체감했다. 시스템이 완벽한 회사에서 들어가서 그 안에서 효율을 찾는 것보다, 시스템을 만들면서 효율성을 찾아가는 게 나름대로 또 성취감도 컸던 것 같다.


[▲GDC 2016 유니티 쇼릴 영상]


얼마 전 유나이트서울 2016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매년 규모가 커지긴 했는데 올해는 더욱 신경을 쓴 느낌을 받았다

작년까지는 기술 위주의 강연이 많았다. 내부에서 "이번에는 복합 전시 컨퍼런스로 가는 게 어떠냐?"고 해서 "너무 욕심을 내지 말라"라고 얘기한 적은 있었다. 인력 충원이 다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큰 행사를 준비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개인적으로는 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굉장히 성공적으로 잘 치러졌다. 이번 행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마케팅팀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지금까지 진행한 유나이트와 다른 점은 기술적인 내부 서비스 소개를 많이 줄이고 '개발자 입장에서 도움이 될만한 위주'로 강연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강연도 넣어볼 생각이다. 개발자 뿐만이 아니라 학생도 많이 오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구성하는게 낫다고 보고 있다.


얼마전 유니티5를 공개하면서 전세계 매출 TOP 1000위 모바일게임 중 유니티 점유율이 30%를 넘었다고 밝혔는데 국내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되나?

정보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발표를 한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보여드릴 필요는 있을 것 같아서 고민을 내부적으로 많이 했다.

타사와 비교하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 상황에 대해서 '한 번쯤 보여주자'는 생각에 소스 등의 데이터를 직접 공개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사실, 고객들을 만나거나 파트너사와 미팅을 가지면 수치를 많이 보여드리는 편이다. 점유율 뿐만 아니라 실제 개발자들의 수, 다운로드 숫자, 개발된 게임 등의 데이터를 제공해드리고 있다. 수치를 확인한 분들 중에는 '생각보다 유니티를 정말 많이 쓰네요'하고 감명을 받으시는 분도 있더라. 이런 수치를 다 공개하려다가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점유율만 공개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유나이트 행사 때 공개했다.


'유니티는 개발자들이 사랑하는 툴이야' 하고 지금도 많이 알아봐주시고 있고, 여러 수치로 증명이 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이 사실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그만큼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인 소통을 하려고 한다.


에픽게임스가 언리얼엔진4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세 싸움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언리얼엔진의 선전은 사실 유니티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고, 산업 자체가 성장할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모바일 개발에 몸담았던 분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면, 요즘은 예전 PC온라인게임 개발에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던 경험을 가진 분들이 최근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 같다. 소프트웨어가 한번 익숙해지면 바꾸기 힘들 만큼 초반 경험은 정말 중요하지 않나.

경쟁사의 움직임은 내부적으로 시장조사, 분석 등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켓에서 이러한 소리를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개인적으로는 좋은 사인이었던 것 같다.



■ 유니티엔진, '그래픽 퍼포먼스' 하반기에 더 올라간다!


올해 초 직원 퇴사, 매출 감소 등 유니티코리아에 대한 안 좋은 이슈가 있었는데 내용이 사실인가?

상장회사는 아니라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내부에서 매출 같은 수치가 지난 몇 년간 공유되지 않았던 것도 있다. 작년 말부터는 지금까지 한 달에 한 번씩은 직원들에게 매출 수치를 공개하고 있는 중인데, 그 숫자조차 틀린 내용으로 소문이 났다.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매출은 이미 목표 수치를 경신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걸까?

우리도 생각을 많이 했다. 매출 자체가 급감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예측한 수치보다도 성장한 상황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런 얘기가 돌면 유니티를 이용하고 있는 개발자 분들이 괜한 걱정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설령, 한국 오피스에서 매출이 떨어진다고 해도 유니티가 없어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장기 계획을 구상하고 있으니 개발자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지난 3월에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석은 모두 인력이 교체되었으며, 현재도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축소된 것은 절대 아니다.

▲유니티엔진의 시장 점유율

오는 5월 말, 첫 번째 유니티 공인 자격증 시험이 진행된다. 자격증을 따게 되면 어떤 혜택이 있나?

새로운 자격증이 생기면 '이것도 따야 해?'라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부담을 드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보다는 현재 유니티를 사용하는 개발자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분들이 실질적으로 본인의 실력을 테스트하면서 동시에 자격증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최고가 아닐까 생각을 했다.

물론, 비기너 자격증을 가지고 취업을 할 수 있을까 한다면 조금은 대답하기가 곤란하겠지만, 그 상위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취업에도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프로페셔널과 엑스퍼트 난이도는 내년 정도로 보고 있다.

시험만 새로 생기는 건 아니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준비도 할 수 있고, 유니티 자체를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코스 웨어'를 만들었다. 일종의 커리큘럼이라고 보면 되는데, 영문 버전이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 한국어화를 통해 출시가 될 예정이니, 시험을 보고 너무 어렵다 싶을 때는 코스웨어를 이용해 학습하고 다음에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자격증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

비기너, 프로페셔널, 엑스퍼트 형식으로 난이도를 세분화해서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험은 비기너 단계인데, 첫 번째 시험은 피드백을 받기 위한 프로모션 형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너무 많은 인원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지난 유나이트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추첨을 통해 40명을 뽑아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피드백을 받아 시험 점수나 난이도 분석을 하고자 했는데, 400명도 넘는 분들이 지원했다고 들었다.

여담으로, 영문 버전의 시험이 준비되자마자, 내부적으로 70점을 넘어야만 통과되는 작업을 진행했었다. 70점이 넘은 개발자들에게 기념 티셔츠를 주곤 했는데, GDC에서 그 셔츠를 보고 많은 파트너사의 개발자들이 "자신도 시험을 보고 싶다고 했다"고 하더라.


유니티 정식 한국어화가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한국어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오는 6월 쯤이 되면 에디터 자체의 경우 80%이상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 피드백을 위한 시험 버전으로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작업량이 많은 것 같다.

도큐멘테이션이 번역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많은 개발자들이 이 도큐멘테이션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정말 분량이 어마어마하지만, 이 또한 올해 안으로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나 멀티플레이 등의 서비스적인 측면 또한 인력을 충원했고, 하반기에는 100%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말씀드린 시험도 물론 한국어화가 진행 중이고,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코스웨어까지도 완벽히 한국어화를 거쳐서 올해 안에는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유나이트에서 '한국어화’에서 더 나아간 '한국화'를 꿈꾸고 있다고 했는데, 국내 개발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체크해 넣고 싶다. 이런 추가적인 요소를 개발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협력해 나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엔진에 반영할 수 있게끔 권한을 드린 상태다. 앞으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 가상현실(VR),미래에 대한 투자로 접근해야...


유니티에서도 VR 에디터를 공개할 만큼 VR에 신경을 쓰고 있다. VR 시장이 과연 미래 먹거리인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회사 차원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다. 일단 회사 차원에서는, 새로운 플랫폼이나 하드웨어가 등장하는 초반에는 언제나 시행착오가 많은데, 개발자들의 시행착오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 하드웨어 등에 대해서 우리가 먼저 검토하고 분석하면, 이후에 개발자들이 좀 더 편하게 개발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VR에 접근하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가?

보통 많은 사람들이 VR에 대해 "하드웨어가 준비되어 있지만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반대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보면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가 덜 준비된 느낌이 컸다. 한국 시장은 아예 출시국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한국에 VR시장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큰 회사가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좀 더 큰 회사들이 움직여주면 VR시장의 정착을 좀 더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VR 시장이 초기에는 게임보다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해 확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요즘 피씨방 숫자가 많이 줄고 있는데 회사 근처에 모바일 게임방도 보이더라. 곧 VR 게임방도 생기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유니티엔진은 현세대 엔진 중 멀티플랫폼의 거의 완벽하게 지원하는 게임엔진이 되었다. 다만, 콘솔이나 PC게임을 개발하기엔 성능에 차이가 있다. 그게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엔진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의 플랫폼 파트너들이 만든 게임들을 보면 퀄리티에서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한국 게임 유저들이 그래픽에 대한 기준이 높다는 것을 본사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최근 그래픽팀이 신설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하반기에는 그래픽이 엔진 자체 퍼포먼스 등이 유저들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유나이트에서 상영한 개발작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퍼즐부터 시작해서 RPG, 슈팅 등 상당한 장르의 게임이 유니티를 활용해 개발되고 있다. 유니티 개발자들도 그에대한 굉장한 자부심이 있다. 유니티를 활용해서 개발한 게임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원동력이 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성공을 요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래서 성공을 돕기 위한 몇가지 방법들, 이를테면 ’유니티 애즈’ 같은 기능도 많이 소개하고 있다.

▲GDC에서 공개된 Adam 영상


언리얼엔진4는 구매하면 소스코드까지 공개하는데 유니티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다.

소스에 대한 이야기는 논의 중이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 코드를 공개하기보다는 소스코드 자체에 편하게 접근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들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


6월말 요금제를 새롭게 발표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바뀌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인 변화는 영구 모델을 정액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소프트웨어는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규 버전이 출시돼도 기존버전은 기존버전 대로 관리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소프트웨어 회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R&D의 인원이 500여 명이라고 할 때, 이 인원이 한 버전의 소프트웨어 관리에 집중한다면 더 안정적인 버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까지는 계속 두 버전에 인원을 나눠 서비스를 병행해야 했다. '계속 진화하는 엔진이라는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비즈니스 모델이 고민되더라. 온라인 게임 정액제처럼 좀 더 안정적이고 나은 퍼포먼스의 엔진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었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자고 생각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갑자기 요금제를 확 바꾸는 것보다는, 파트너사에 미리 알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발이 닿는데까지 만나서 (새 요금제에 대해)설명을 해왔다.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파트너사가 동참해준 편이다, 넥슨이 최초로 흔쾌히 요금제 변경에 동참했고,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 회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요금제가 변경되면 다른 시스템도 함께 업그레이드되나?

요금제가 바뀌면 지금보다 더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대 또한 충분히 납득할 정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전에는 안드로이드, iOS용을 따로 판매해왔는데 앞으로는 하나의 묶음으로 판매된다.

비즈니스 모델만 바꾸는게 아니라 모든 시스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오는 6월 이후로는 시스템도 개편이 되어 파트너사에 유니티 마스터 아이디를 발급해드릴 예정이다. 발급된 마스터 아이디를 통해서 라이센스를 하나하나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려고 한다. 요금제 변경은 회사 입장에서 정말 큰 변화다.

참고로, 유니티5 버전의 영구 모델은 내년 3월이 되면 서비스된 지 2년이다. 그 이후부터는 더 이상 추가적인 서비스를 해드리지 못하게 되는 점에 대해서 미리 양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퍼스널 버전은 여전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유니티를 사용하는 개발자들과 게임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은?

요즘은 어떻게 하면 개발자들이 더 편한 환경에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국내 개발자의 해외진출을 돕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데 많은 게임들이 발굴될 수 있도록 '메이드 위드 유니티' 같은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유니티의 목표는 게임과 개발자가 빛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