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해본 사람은 알 거다 예전엔 진짜 쉽지 않았다

몹은 계속 때리고 피는 버티질 못하고 힐은 넣어도
체감이 거의 없고

결국엔
내가 계속 보고 있는 앞에서
그대로 쓰러지는 걸 몇 번이고 봤다

그때마다 들었던 생각이
“내가 못해서 그런 건가” 였는데

계속 겪다 보니까 알겠더라
이건 내가 못한 게 아니라
그냥 못 살리는 구조였다는 걸

그래서 포기하면서도
그래도 치유를 계속 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가끔이라도. 진짜 위기에서
내가 살렸다는 느낌이 들 때
그거 하나로 버텼던 거다

근데 요즘은 또 다르다

이제는 힐을 넣을 상황 자체가 잘 안 나온다
딜러들이 알아서 버티고. 피는 알아서 차고 내가 굳이 뭘 하지 않아도 그냥 상황이 지나간다

처음에는 편해진 건가 싶었는데  시간 지나니까 알겠다

이건 편한 게 아니라 내가 할 일이 사라진 거라는 걸
예전에는 살리고 싶어도 못 살려서 답답했고

지금은 살릴 필요가 없어서 허무하다
치유라는 직업은 누군가를 살리는 그 순간 때문에 하는 건데
지금은 그 이유 자체가 점점 없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딜 달라는 거다 딜러처럼 쎄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서라도 뭐라도 할 수 있게

이 직업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도 들게
그 정도를 바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과한 요구냐

3줄 요약
예전엔 힐해도 못 살려서 무력감
지금은 힐할 일이 없어져서 허무함
그래서 최소한 딜이라도 달라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