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까지 글을 몇번이나 썼다 지웠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자체의 문제점을 써보기도 했고 이것저것 적어봤지만 딱히 맘에 드는 글이 안나왔는데
여전히 만족스럽게 제 생각을 다 적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몇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본문 중 POE랑 일부분 비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교를 넣을까 말까 엄청 고민했는데 POE도 나온지 6년은 된 겜이고 둘 다 시즌제이기도 하고 장르도 같으니 비교를 안할수가 없겠더라구요.
비교하는거 싫으신 분은 뒤로가기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시즌 유저이기 때문에 본문 내용 또한 시즌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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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자체의 문제점은 따지고 들자면 많이 있겠지만 간단히 몇개만 짚고 넘어가자면

1. 정렙과 보업에 제한이 없습니다.
- 정렙이 최고이기 때문에 봇들이 많아질수밖에 없습니다. 시즌만이라도 정렙에 제한을 좀 걸어줬으면 좋겠네요.
- 솔플지향의 유저들은 정렙 올리는게 정말 매우매우 힘겹습니다. 보업도 한계가 있고요.

2. 드랍템이 재료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 못합니다.
- 흰노파: 그냥 닥치고 재료입니다. 옵션에 따라 충분히 활용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네요.
- 전설&세트템: 안그래도 쓰이는 전설템 얼마 없는데 그나마도 내가 쓰는거 아니면 그냥 갈갈이입니다.

3. 흰노파 템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 옆동네 POE만 봐도 진짜 옵션이 좋게 붙었다면 노란템이 가장 비쌉니다. 그렇다고 전설템을 안쓰는것도 아니에요. 평균적으로 전설이랑 노란템을 4:6정도로 섞어 쓰는거 같습니다. 비록 디아3에는 거래가 없어서 내가 안쓰는 템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적어도 노란템도 좀 쓸수있게 성능을 올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전설은 특정 매카니즘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특수옵션을 획득하는 용도로 쓰고 정작 스펙은 노란템으로 땡기는 식으로요. 지금 너무 심하게 강력해진 세트템도 좀 개선을 해야할 것 같아요. 더불어 흰템이나 파란템도 경우에 따라서는 가치를 부여할 가능성이 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이 부분은 개인적인 희망사항일뿐 지금도 지금 나름대로의 장점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세트 의존도는 조금 낮춰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악몽 세트는 확실히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4. 파밍이 전장이 아니라 카나이함 앞에서 이루어집니다.
- 사냥을 하면서 재료를 모으는것도 파밍이 아니냐 하시겠지만, 사냥 하면서 뭔가 떨어질 거라는 기대감이 없이 사냥을 해서 더 금방 질렸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도 균열이나 큐브런을 단순히 재료쌓는 반복작업으로만 생각하고 플레이했고, 그럴수밖에 없기도 했구요. 정작 게임하면서 가장 긴장되고 두근두근했던 곳은 카나이함 앞이었습니다. 그나마도 시즌 열린 첫날, 둘째날이나 그렇고 3~4일만 지나면 그마저도 무감각해지더라구요.

5. 컨텐츠가 다양하지 못합니다.
- 이게 가장 큰 문제인거 같아요. 크게 보면 큐브런/일균/대균이 전부고 조금 더 나눈다면 대균을 솔균이랑 정팟 학자팟 막팟 등으로 나눌수는 있겠네요. 안그래도 직업마다 쓰이는 스킬이나 아이템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하지 못하고 정팟은 도대체 몇시즌째 같은 구성인지...... 이거는 진짜 POE를 좀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나중에 운영 문제 짚을때 다시 언급하겠지만, 시즌 테마를 추가하고 템 좀 추가해도 세팅만 좀 바뀌고 딜량만 조금 바뀔뿐 결국 하는 짓은 지난시즌이랑 전혀 다를게 없다는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큐브런, 일균런, 기갱, 보업 말고 다른 무언가를 제발 하게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점점 강력한 적이 무한히 몰려오는걸 막아내고 섬멸하는 모드라던가 대균열에 들어갈때마다 맵 어딘가에 귀중한 아이템이나 많은 핏빛파편, 큐브재료 등이 들어있는 상자가 생겨난다던가 아니면 아예 대균이나 일균, 큐브런을 돌면서 특정 재료를 주워서 갈수있는 다양한 컨셉의 특수한 균열들을 만든다던가 하는 변화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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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상의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심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1. 패치를 너무 조심스럽게 한다.
- 이렇게 써놓으면 전혀 문제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패치를 완벽하게 하고 싶고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들지 않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은 좋지만 그로 인해서 바뀌는게 아무것도 없을 정도라면 이건 문제가 심각한겁니다.
제가 다른 부분에서도 POE를 언급해서 또 언급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이건 정말 언급을 안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겠네요.
POE의 경우 매 시즌마다 새로운 컨텐츠, 아이템, 스킬, 직업 패시브 개편 등등 수많은 개선작업이 진행됩니다.
물론 그게 모두 긍정적 반응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시스템들은 스탠다드 및 다음 시즌에 편입이 되고 그렇게 게임이 발전해 나갑니다. 그래서 초기 POE와 현재의 POE를 비교해보면 정말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반면 디아는 어떤가요? 카나이함 이후로 뭐 하나 과감하게 패치하는 것 없었고 기껏해야 강령 하나 내놓은게 끝입니다. 그나마 최근에 시작한 시즌 테마? 그건 시즌제 게임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시즌마다 아무런 특징이 없을거라면 시즌을 하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죠. 왜 이제와서야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면서 컨텐츠랍시고 일을 한 척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네요. 물론 저도 처음부터 모두가 맨땅에 헤딩하는 그게 좋아서 시즌제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즌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그 테마에 맞는 빌드도 짜보고 이리저리 연구도 해보면서 기대감을 더 증폭시키는겁니다.
그나마 이번에 시작될 18시즌은 삼위일체단 테마를 비롯해 변화가 많아진 편에 속해서 그거 하나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새로운 '컨텐츠'의 추가는 빈약하긴 하지만요.
제발 앞으로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뭔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2. 돈 벌 궁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 아무리 돈 주고 구매해서 쭉 무료로 즐기는 패키지 게임이라지만, 날개나 스킨같은거 팔아서 돈 벌고 그걸 게임에 재투자하는 그런 선순환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그런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게 이상합니다.
뭐 저같은놈도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을 블쟈가 모르고 있을리는 없을텐데 그럼 도대체 뭐때문에 안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디아는 이미 돈을 주고 즐기는 게임인데 그 안에서 또 결제를 유도하는건 지양한다던가 그런 자기들만의 개똥철학이 아닐까 싶네요.
액블의 지침일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렇다기에는 이미 오버워치라는 예가 있으니 그건 아닐 것 같구요.
POE는 애초에 게임 자체는 무료 게임이라 비교하기 좀 애매하긴 하지만 인게임에서 창고도 팔고 캐릭터 스킨도 팔고 심지어는 스킬 이펙트나 무기 외형, 무기 이펙트, 펫 등등 다양한 룩템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저도 디아가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런거 팔면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열 수 있습니다. 유저와 개발사가 제발 좀 서로 윈윈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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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구구절절 길게 쓴 거 같은데 제가 글 쓰는 재주가 많이 부족해서 그런 듯 합니다.
쓰고싶었는데 막상 글 쓸때는 생각이 안나서 못쓴 내용도 많을 것 같네요 ㅋㅋ

저도 디아를 오리지날때부터 시작해서 시즌도 1~17시즌 모두 참여한 디아 팬 중 한사람입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15년도 말쯤에 POE를 처음 접했을때도 계속 디아 위주로 게임을 했었구요.
당시에는 그래도 아직은 디아가 낫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4시즌때 메인딜러라고 독침부두 키우다가 한달도 안 돼서 정전기 수도사한테 밥그릇 뺏겼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그때만 해도 패치한번 할때마다 메타가 바뀌고 해서 참 기대도 되고 그랬었던거 같아요.

아무튼 그 후로 카나이함 추가와 강령팩 추가로 그래도 디아가 낫지 하고 게임을 했었는데 지금와서 두 게임의 컨텐츠 양을 비교해보자면.... 솔직히 비교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디아도 물론 장점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거래가 안 된다는 점, 다소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있겠죠.
당연히 POE도 액트 미는 과정이 지루하다던가 게임이 너무 어렵다던가 장사꾼이 많고 현질을 하는 사람이 많다던가 하는 단점들도 있구요.
하지만 우리는 매일 하던것만 똑같이 하려고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같은 게임만 계속 하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운 것도 경험을 해 보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는 게임을 함께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고....

그런데 디아는 발전의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아, 지난 시즌까지는 그랬죠. 그나마 이번시즌은 조금 개선의 여지가 보이는 것 같지만요.

제발 디아 개발진들이 이정도 변화에서 만족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과감한 개선과 새로운 수익모델로 게임을 더 풍족하게 바꾸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실패해도 좋습니다. 어차피 시즌제 게임인데 시즌 하나 좀 실패하면 어때요. 다음 시즌엔 문제점 좀 고쳐서 내거나 아예 실패한 컨텐츠는 빼버리면 되죠. 10번 시도해서 1번 대박이 나면 그게 바로 게임의 완성도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길일듯 합니다.



쓰다보니 무슨 개발진들한테 쓰는 편지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는데 지금은 제가 무슨 글을 쓰려고 했었던건지조차 명확하지가 않네요 ㅋㅋㅋ
아무튼 대충 뉘앙스는 전달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써놓고 보니 좀 아깝기도 해서 몇가지는 글을 좀 다듬어서 블코 말고 블쟈 북미홈페이지로 계정파서 건의도 해 봐야겠네요.


이번 18시즌도 재밌게 즐겨봅시다.
저는 솔플 지향이기때문에 이번 시즌은 아크칸셋을 주는 성전으로 시작하려구요 ㅎㅎ
제발 솔플 유저들 배려좀...ㅜㅜ

이번 시즌 만약 예상보다 더 재미있는 시즌이라면 다음달에 POE 시즌 열려도 디아 계속 하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