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악사로 여러가지 빌드를 시도하다가 좀 답답한 생각이 들어서 스킬의 피해량을 공격력대비 %로 일일히 계산해서 비교해봤습니다. 스킬표에 공격력 대비 %가 적혀있으면 이런 고생을 안해도 되는데...
 이렇게 하니 직업 컨셉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이더군요. 사실 이런 심층 분석은 게임이 오픈된 초반에 해야 하는 건데 그동안 대충대충 하다가 이제야 제대로 분석을 해보게 됐네요.

 공략을 한다고해서 제가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고, 과금도 별로 안해서 이제야 x/5 보석을 하나둘 도입하는 정도의 저공명 깔개 악사입니다. 그냥 빌드 연구 좋아하는 게이머일 뿐입니다.
 그리고 스킬 피해량 비교표를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서 그걸 올리진 않을 거고(아마 어딘가에 이미 정리된 자료가 있을듯), 그냥 분석한 결과만 적겠습니다.
 이번에 업데이트로 추가되는 신정수까지 얻고 써볼 생각이었는데 잠도 안오고 해서 한번 써봅니다. 정수가 추가되도 크게 변화는 없을 거 같네요.




1. 원거리 직업 중 공격 사거리의 이점이 가장 적다.
 파열 법사가 적진에서 공격하거든 그냥 뒤로 빠져야 합니다.


2. 정면 대결이 힘든 직업이다. CC기(완전한 제어 불가 계열)와 생존 능력이 부족하다.
 기습으로 딜을 먼저 넣던가 밧줄로 상대 스킬을 빼던가 해서 이점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으면 이기기 힙듭니다. 당장 악사의 사거리에 들어온 적은 악사에게 돌진기나 CC기를 맞출 수 있죠. 선공이라도 당하면 역전할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3. 악사 스킬들의 전반적인 공격 방식 분류
a. 범위 공격
 전반적으로 '맞추기 힘들다'거나 '오래 맞아주지 않는다'라는 특성이 있다.
 화염덫, 회전표창(제자리).
b. 꾸준한 공격
 꾸준한 공격으로 적에게 지속적인 피해 유발.
 복수(버프지만 악사의 주력기이므로 이쪽에 어울린다), 회전표창, 난사, 투검 등...
c. 딜 압축
 한순간에 화력을 쏟아 넣는다. 짧은 시간에 높은 피해량이 나오는 스킬을 쓴다면 연막 극대화 바지로 더욱 집중된 피해를 줄 수 있다.
 다발(몰살), 회전표창, 복수(버프이고 공격력 자체도 좋아서 딜 압축에도 효과적이다)


4. 악사의 CC기는 행동불가가 아닌 이동속도 감소와 밀치기
 악사에게도 완전제어불가가 있지만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악사가 가진 스킬들의 전반적인 제어불가 특성은 냉기 공격에 의한 느려짐이니 밀치기이다.
 밀치기는 일시적인 행동방해이고, 느려지면 이동이나 공방이 어려워지지만, 그 상태에서도 회피나 방어 스킬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을 완전히 잡아두지 못한다. 그래서 확실한 콤보를 넣기 힘들고 그게 정면 대결에서 밀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5. 악사의 전술. 악사는 공격수가 아니라 수비수
 악사는 다수의 적에게 타겟이 되는 위치에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다수의 적을 상대로 버틸 힘이 없기 때문에 이 또한 고공명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가 됩니다.
 악사의 전반적인 스킬 특성은 꾸준한 화력, 부정확한 장판기, 적의 행동 방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집중된 화력 투사도 가능하지만 적을 묶어줄 수단이 적기 때문에 확실한 킬을 확보할 능력이 부족합니다.
 악사의 주 활동 지역은 적진이 아니라 후방입니다. 아군 진영으로 찌르고 들어오는 근딜을 상대로 각종 범위기나 덫, 상태이상 공격으로 행동을 방해하며 지원 사격을 하여 상대의 무리한 돌입을 저지하는 역할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주변에 지킬 아군이 없이 자기 혼자라면 거기에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 뒤로 후퇴하여 아군과 합류하는 게 좋습니다. 악사는 적의 라인을 밀어낼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적이 아직 라인을 형성하기 전에 미리 덫이나 장판기 등을 깔고 선공을 한다면 적이 전선에 합류하는 걸 늦출 수 있습니다. 악사의 주 활동처가 후방이라면 적의 라인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장소 모두가 후방이라고 볼 수 도 있습니다.
 악사의 컨셉은 쉽게 말해서 '싸우기 전에 먼저 깔아두고 도망치면서 방해한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교전 상태를 유지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악사는 '킬딸'에 취약한 직업이라는 겁니다. 아군 진영에 돌입한 적은 잡을 수는 있겠지만 적을 쫓아가서 킬을 내는 게 전문은 아니라는 거죠. 이러니 고공명에서 인기가 없는 겁니다. 전방에서는 잠깐 화력투사만 하고 빠지고, 아군 진영에 돌진한 적을 방해하는 게 악사의 역할입니다. 악사는 후방에서 오래 생존할 때 가장 효과가 좋은 거 같습니다.


6. 악사의 제어 불가 콤보. 공포 복수
 악사라면 다 알고있을 테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상태이상 공격 후 공포 복수를 거는 겁니다.
 가장 간단하고 쉬운 건 밧줄에 빙결 장판을 달고 달려든 후 복수로 공포를 걸고 공격하는 겁니다. 빙결 밧줄 대신 다발에 밀치기를 더해서 한번 쏘는 걸 중간에 넣어서 대체하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빠르고 간결하게 되는건 밧줄...
 이것도 공포 저항 때문에 안먹힐 때도 있지만 적 입장에서는 아무튼 기습이라서 일단 공격을 맞긴 합니다. 다만 이 방법도 적에게 가깝게 붙어야 하기 때문에 적진에 있는 상대에게 쓰기는 힘듭니다.
 이거 이외에는 딱히 효과적인 방법이 없습니다. 신정수가 나오면 밧줄에 이동불가가 생겨서 다발->밧줄->복수 콤보가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밧줄로 상대 머리위를 지나가야 한다는 게 여전히 불안요소입니다.
 밀치기 사격의 이동불가 정수도 있습니다만 보통 맞으면 이동기로 빠져나가서 붙잡는 용도로는 별로고, 근접들의 이동을 저지하는 데에는 유용합니다. 상태이상방어막 벗기기 위한 스킬 조합하기도 애매하다는 게 문제. 복수, 밀치기 사격, 연막을 넣으면 남는 건 밧줄 밖에 없으니...


7. 연막 극대화 바지를 꼭 써야 할까?
 1.x초 극대화 50% 상승은 분명 좋은 스킬입니다. 빠르고 강한 스킬도 몇가지 있기 때문에 그걸 구겨 넣으면 순식간에 딜이 가능하죠.
 하지만 악사가 가진 스킬 다수는 지속적인 화력 투사에 강점이 있습니다. 연막 버프를 받아도 잠깐 뿐이고, 악사의 기본 화력은 세지만 그걸 계속 맞출 수단은 부족해서 다른 정수를 사용해서 장기적인 화력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건 순간적인 기회에 딜을 가능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기습적인 화력 투사뿐만 아니라 도망치는 상대에게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되겠죠. 대신 확실히 맞출 수 있는 스킬로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발 사격이 인기가 좋죠. 회전표창이나 다발사격-몰살 정수 같은 경우는 딜은 센데 맞추기가 힘듭니다.


8. 비투 vs 고행자
 비투 세트가 인기있지만 피해량은 고행자쪽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비투가 가지는 장점은 빠른 밧줄 이동속도라고 생각하네요. 기동성에서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스킬 시전속도가 빨라져서 스킬이 씹히는 현상을 조금 피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거 같습니다.
 고행자 세트로 맞추면 틱뎀 활용이 가능해지는데, 일단 컨트롤이 매우 쉬워집니다. 손이 편해요. 틱뎀이나 장판기는 연막 버프 효과를 덜 받아서 정수 선택 여지도 있고, 복수만으로도 충분히 히트수가 나와서 연막 버프를 사용해도 별 문제 없이 딜이 잘나옵니다.
 어둠 세트도 가능하긴 한데 이동기 사용이 조건이라 스킬 구성에 제약이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간 극딜을 노리는 플레이라면 연막 극대화 바지와 조합해서 상당한 화력을 낼 수 있을 거 같네요.


9. 방어 수단을 강화하면 다른 플레이도 가능
 지금까지의 분석은 악사 자체가 방어에 취약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저공명도 할 수 있는 방법을 기준으로 한 거라서 이런 내용이 됐습니다. 고공명이거나 방어에 투자한 상태라면 좀더 다른 선택지도 가능합니다.
 악사 스킬 중 화염 덫과 얼음 덫이 꽤 좋은데 이걸 확실히 맞출 방법이 매우 부족합니다. 하지만 방어 능력이 확보되어 있다면 근접 직업이 쫓아올 경우 발밑에 덫을 깔아놓고 공격을 맞아주는 것으로 반쯤 확정딜을 넣을 수 있습니다. 얼음덫을 깔아두고 공격을 버틴 후 역공을하는 전술이 이미 존재하죠.
 적진에 뛰어들어서 덫을 설치하고 후퇴하는 전술도 가능합니다. 기습적으로 밧줄이나 연막으로 적진에 가서 덫을 깔면 적이 금방 대응하기 힘듭니다. CC기를 맞으면 죽는 거지만 대응 수단을 확보해 놓으면 상대 진영의 누군가에게는 덫을 선물해 줄 수 있고 자기는 사는 거죠. 바람다락 세트 같은 걸 생각해볼 만 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 라인에 혼란을 주는 걸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겠죠. 역시 킬을 따는 건 좀 힘들겠지만... 비슷한 감각으로 밧줄에 얼음 장판끼고 적진을 ^모양으로 긁고 빠지는 플레이가 있는데 이것도 적을 방해하는 효과가 꽤 좋습니다. 이동불가 정수가 나오면 더 유용해 질거 같네요.






 그동안 여러 빌드를 시도해 봤는데, 이후에는 고행자 세트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사용할 거고, 연막 극대화 바지는 빼볼까 생각중입니다. 복수는 워낙 좋은 스킬이라 빼기가 좀 힘들거 같고, 다발 사격은 좋긴한데 딜이 좀 약한 거 같아서 고민이네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분명 빌드 연구하는 분들이 꽤 있을 거 같은데, 가끔 전장에서 저 말고 난사나 회정표창 같은 거 쓰는 분들 만나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