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K리그를 즐겨보는 팬이자 국대 축구에 관심이 많은 축알못으로써
절정의 폼을 보여주는 주민규 선수가 왜 6월 A매치에 선발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1. 풍부한 2선 자원

한국축구는 풍부한 2선 자원이 강점입니다.
이번에 선발된 홍현석/이재성/이강인/손흥민/황희찬/나상호를 제외하더라도
올림픽대표에 선발된 고영준/송민규/양현준/엄원상/작우영이 있고
최근 선발되지 못하지만 본인만의 장점이 뚜렷한 권창훈/남태희/이동준/이동경/문선민 등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격수와 2선을 오갈 수 있는 조영욱/정상빈 등도 있구요.

최근 한국축구는 풍부한 2선자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4231이나 4141 등의 포메이션을 활용하는데
풀백(윙백) 에 위치한 선수들이 공격가담 OR 3선에 위치한 선수들이 측면으로 가담하여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크로스/컷백 등 피파4에서 볼 수 있는 루트로 공격을 전개합니다.

그렇다보니 2선에 위치한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패널티박스 안으로 가담하게 되는데,
이 때 원톱에 위치한 선수의 활동반경이 패널티박스 근처라면 2선 선수들과 겹치는 모습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전임감독 벤투와 현 감독 클린스만은 [상하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는 모습] 에 초점을 맞춰 원톱을 선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선발된 조규성/황의조/오현규 각자의 장점은 조금씩 다르나 모두 큰 틀에서는 상하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는 모습에 특화되어있습니다.

이에 반해,
주민규 선수는 상하좌우로 움직이기보다 패널티박스 안에서 골로 연결짓는 스코어러에 가깝습니다.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패널티박스 안에서 골을 잘 넣는 것은 맞으나 움직이는 범위 자체가 선발된 3명의 선수보다 좁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선발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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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대축구의 트렌드

현대축구는 팔방미인을 선호합니다.
공격수는 골을 잘넣는 것은 당연하고 뛰어난 연계/미친듯한 전방압박 등이 요구되며
수비수(센터백) 은 수비를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뛰어난 빌드업 능력이 요구되죠.

본인 포지션에서 원래 잘해야하는 것 +a 가 요구되고 +a 를 잘하는 선수가 선호되죠.

이번에 선발된 조규성/황의조/오현규 선수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상하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면서 
우리가 수비할 때는 전방압박을 정~말 성실하게 합니다.

그런데 주민규 선수는 패널티박스에서 골 넣는 스코어러이기 때문에
3명의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전방압박을 하는 움직임이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권에서는 주민규선수만으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겠으나
월드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서 성과를 내려면 전방에 있는 원톱도 미친듯이 수비해야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주민규 선수가 선호받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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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K리그를 즐겨보는 팬으로써 이번에 주민규 선수가 선발되어 2선 자원들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아쉽습니다 ㅠㅠ

다만,
이번 선발명단을 보시면 김주성 / 안현범 / 홍현석 / 박용우 4명의 완전 새로운 얼굴을 뽑았고
그동안 A대표팀과 인연이 깊지 않던 설영우 / 원두재 를 선발하는 모습을 미루어보아
나중에라도 주민규 선수가 한 번쯤은 뽑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