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래토피아>를 개발 중인 카셀입니다.
텀블벅과 스팀 넥스트 페스타가 여러분 덕분에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데모 버전은 스팀을 통해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시니,
계속해서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번 개발일지에서는 많은 초보 쥐도자님들이 <래토피아>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게끔 만든!
(혹은 그러고자 노력한…) 래토피아의 튜토리얼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튜토리얼 스테이지

초기 <래토피아>의 튜토리얼 계획은 별도의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어가 어머니이자 선생님인 여왕으로부터 게임의 시스템들을 학습해 나아가다가,
막바지에는 족제비들의 침략으로 인해 어머니와 왕국을 잃게 되고,
간신히 도망쳐서 그간 배운 내용들로 새로이 터전을 가꾸기 시작하는 흐름이었지요.


멸망은 순식간에 들이닥치는 법



이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핵심 재미를 빠르게 경험할 수 있게 하며,
하루빨리 거대한 도시의 통치자가 되고자 하는 목표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다양한 연출과 비극적인 배경 스토리를 통해 초반부의 몰입도도 잔뜩 챙겨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죠.

하지만 이렇게 연출과 스토리가 섞인 튜토리얼은 완성도 있게 개발하기가 어려우며,
개발을 하더라도 게임의 시스템과 컨텐츠가 정립된 막바지에 작업하는 것이 효율적이었습니다.
따라서 개발 초기에 튜토리얼 스테이지의 추가는 최후반부에 작업하기로 계획하였었지요.

그러나 어느덧 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렸고, 게임을 선보여야 하는 전시회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개발된 <래토피아>는 튜토리얼 없이 플레이하기 힘든 상태였죠.




임시 튜토리얼의 추가

급하게 튜토리얼을 추가하기로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개발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기에, 지금 튜토리얼을 추가하는 데 시간을 쓴다는 것은
곧 과거에 계획해놨던 튜토리얼 스테이지의 개발을 포기하는 선택이었지요.

또한 현 단계에서 튜토리얼을 개발하는 것은 갈아엎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며,
씬을 분리하는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추가하는 방식은 개발과 관리가 어렵기에,
최대한 간단하고, 현재 구현된 범위 안에서 튜토리얼을 구상해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게임 내 알림 시스템을 응용하여 임시적인 튜토리얼을 제작해 보기로 결정하였죠.


알림 시스템을 활용한 조잘조잘 튜토리얼



그러나 특정 상황에 맞춰서 설명이 나오는 알림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저희가 의도한 학습 시나리오를 따라 행동하게 만들지는 못하였습니다.
시작할 때 다른 시민들과 함께 시작하는 형태였던 당시 버전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인 공주가 해야 할 일을 다른 시민들이 대신 수행해버리기도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알림을 다 읽지 못하여 튜토리얼을 놓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였죠.


이에 튜토리얼을 차근차근 배워나가실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고,
어떤 요소를 어떤 순서로 설명드려야 할지 정리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학습에 방해가 되는 시작 시민들을 모두 제거해버리고
정해진 튜토리얼이 순서대로 나오도록 선형 구조로 만들었는데요.
가장 먼저 캐릭터의 기초 조작을 알려주고, 수행할 목표를 퀘스트처럼 제시해 주며,
해당 목표를 달성하면 다음 단계의 튜토리얼이 나오는 시스템과 흐름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또한 튜토리얼에서 알려주는 기능 외 다른 기능들은 사용하지 못하게 잠가놓기도 하였죠.


초기 튜토리얼의 흐름도



하지만 이러한 선형 구조 튜토리얼에 포함시키기 난해한 녀석들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점프, 사냥 그리고 전투에 대한 튜토리얼이 그러하였습니다.
이는 매 게임마다 시작 환경이 변화할 수 있는 현재 게임 구조 속에서는
명확한 설명 단계를 지정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주변에 사냥감이 없는데 사냥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었죠.

그래서 이러한 튜토리얼들은 플레이어의 행동에 맞춰서 등장하는
조건부(트리거) 형태의 튜토리얼로 변경해 보았습니다.
플레이어가 점프를 눌러 올라가야 할 언덕 앞에 위치하면 점프 튜토리얼이,
길을 가다 토끼를 마주치면 사냥 튜토리얼이 나오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임시 튜토리얼은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었고, 큰 기대와 함께 전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유저분들의 게임 플레이를 지켜보니, 튜토리얼의 문제점들이 속속히 드러났는데요.
조준점 이동을 아예 못하시는 분들부터,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도시 입구를 지으시는 분,
계속해서 바닥만 파시다가 매장 당하시는 분 등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현상이 예상보다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아악…! 바로 옆에 공터가 있는데!!!



조건부로 출력되던 점프와 사냥 튜토리얼 역시 문제가 있었는데요.
이동하시는 도중에, 토끼를 마주치게 되면 사냥 튜토리얼이 나타나버리니,
많은 분들이 지금 단계에서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토끼 사냥 RPG를 하셨지요.


심지어 칼을 꺼내지 않으면 진행이 일시정지가 풀리지 않게 만들어놨었다! OTL



토끼 사냥에 빠진 플레이어분들은 진행하고 있었던 주요 튜토리얼을 잊게 되었고,
여기에 지나간 튜토리얼을 다시 볼 수 없다는 단점이 더해져 이후 진행에 큰 걸림돌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게임 진행이 막혀 그대로 자리를 떠나시는 분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죠.




튜토리얼 개선

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어서 빨리 튜토리얼을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요.
그 첫 번째 단추로는 설명을 언제든지 재확인할 수 있는 도움말 기능이었습니다.
지나간 설명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함으로서, 이탈률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개발하기도 쉬워서 빠르게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도움말의 설명들은 필요한 설명을 찾기 쉽게 키워드 별로 간결하게 작성하였는데요,
글만 있으니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참고 이미지와 하이라이트 또한 추가하였지요.
영상이나 움직이는 이미지였으면 더욱 좋았을 테지만, 용량이 너무 커지는 게 부담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백과사전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게 확장시키면 좋을 것 같다.



도움말이 추가된 다음으로는 도움말 기능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의 추가와 더불어,
화장실이나 공연장을 지으라는 목표가 정해져 있는 튜토리얼도 대거 추가하여,
플레이어분들의 다음 행동을 더 확실하게 유도하였죠.

일부 조건부 튜토리얼들도 간단히 보강을 하였는데요.
시작 지점 근처에서는 동물이 등장하지 못하게 처리하여 사냥 튜토리얼의 시점을 늦추고,
적들의 침략 시기 또한 후반부로 조절하여, 초반에는 도시 건설에 초점을 맞춰서 플레이하게 하였죠.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게 개선 작업을 마친 후에는 온라인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며 피드백을 받아보았는데요.
여전히 많은 플레이어분들이 튜토리얼의 기능 개선을 원하셨습니다.
초반부 튜토리얼에 집중하느라, 후반부 기능들에 대한 튜토리얼을 등한시했던 것이 화근이었죠.


테스트 결과 게임 기능 설명에 대한 보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압도적...



이번에는 튜토리얼의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짜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수정 이후로는 스팀 넥스트 페스타 일정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어떤 때보다 많고 다양한 플레이어분들에게 게임을 공개하게 될 것이기에,
초반부 기능부터 후반부 기능까지 게임을 이해 못 할 플레이어가
단 한 명도 없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죠.

이를 위해서는 기존 튜토리얼의 선형 진행 구조를 줄이고,
대부분의 튜토리얼을 플레이어가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출력되는
조건부 튜토리얼로 만들 필요가 있었는데요.
이는 종종 플레이어가 하려는 행동의 흐름을 끊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방금 출력된 화면에서 어떤 행동들을 할 수 있는지 확실하게 학습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동 튜토리얼 중 실수로 저장고를 열었다 할지라도
저장고의 기능 설명 튜토리얼이 등장해 학습할 수 있게 말이지요.

또한 이번에는 답답할지언정 놓치는 부분은 없도록 모든 튜토리얼에 일시정지 기능을 부여하였고,
가이드와 명암 처리, 애니메이션도 대거 추가하여 설명하는 요소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노란색 화살표와 느낌표! 앞으로 더 많아질 예정!



드디어 넥스트 페스트가 시작되었고, 여러 스트리머 분들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나 이번에 설명하는 요소가 늘어남에 따라 출력되는 글자와 시간이 대폭 늘어나서 그런지,
튜토리얼을 지루해 하시는 게 화면을 넘어서 느껴지더군요.
갈수록 ‘아 튜토리얼 언제 끝나~’ 하는 느낌으로 확인을 연타하시는 분도 많았고,
그렇다 보니 분명 방금 설명한 내용인데도,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가시는 분도 계셨지요.

한글이야 익숙하여 뜻 전달이 쉬우니 짧고 간결하게 적을 수 있는 부분도 많았지만,
영문은 뜻을 명확히 전달하려다 보니 문장이 길어져, 해외에서 이런 현상이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튜토리얼을 놓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전면 일시정지 기능은
동시에 플레이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끊어 지루함과 답답함을 더하였지요.




그래도 이번 튜토리얼에서 확실하게 긍정적인 부분은,
읽다 지치실지언정 더 이상 전처럼 헤매는 분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부분인데요.
튜토리얼에서 어디까지 알려주어야 답이 아니라 길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지,
또 어떻게 알려줘야 덜 지루하게 느끼며 튜토리얼을 따라 진행하실지 등
명확히 답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이 됩니다.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재미있는 멘트로 추가해 보려 하고,
너무 지루하시지 않게끔 적당히 줄여보기도 하려 했는데요,
설명드리고 싶은 게 많았는지 과하게 작성되어 즐거운 학습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 보며 보완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개발일지는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습니다, 더위 먹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바라며,
7월도 즐거운 한 달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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