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으... 여긴 어디지?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나는 어느새 이상한 곳에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회귀자님~~ 여기는 당신이 즐겨하셨던 리니지 월드의 커츠라는 세계입니다."

목소리는 설명을 이어갔다.

"이 세계는 독특합니다. 왜냐하면 처음 이 세계를 제가 만들었을 때 레벨의 리미트를 만들었거든요. 55레벨이 맥스 레벨입니다. 이 세계는 다른 리니지 세계와는 조금 다른 특별한 세계입니다. 레벨 제한이 없던 리니지 세계와는 다르게 레벨 제한이 있고, 오직 본인의 컨트롤 즉 실력만이 최고로 하는 세계입니다."

"당연히 초보마을 말하는 섬이 있고, 본토인 기란, 켄트, 화전민 마을, 은기사 마을 등 여러 마을도 있습니다. 제가 오랜만에 이 이야기를 꺼내들어서 설정이 뒤죽박죽 일수도 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리니지 좋아하는 아재가 만든 세계인데요."

"아무튼 조호진님은 2000년 커츠 서버의 시작으로 회귀하셨습니다. 일단 제가 능력을 드리겠습니다. '상태창'이라고 외치면 본인의 스탯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벤토리'라고 외치면 인벤토리를 열 수 있습니다. 아무튼 자주 나타나서 도와 드릴 테니 궁금하면 '댁진소환'이라고 해주세요."

나는 그 목소리의 설명을 듣고,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뭐 아무튼 리니지의 커츠라는 세계로 환생한 거 같네. 첫 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상태창!"

상태창을 확인해 보니 콘 18, 힘 16, 덱스 12, 위즈 9, 카리 12, 인트 8이었다. 전형적인 콘기사 스탯이었다. 리니지라의 커츠라는 세계에서 생명력이 중요하니, 몸빵기사로 성장해야 했다.

"그럼 인벤토리를 열어 볼까?"

인벤토리를 확인해 보니 검은 작은 몹 대미지 8과 큰 몹 대미지 8의 수련자의 한손검, 양초 하나, 그리고 빨간 물약 100개가 들어 있었다.

"음, 이 장비로 어떻게 커츠 세계의 최강인 인간용이 될 수 있을까? 일단 뭐 사냥을 해봐야겠지."

가장 먼저 레벨을 5까지 올릴 수 있는 허수아비를 찾았다. 허수아비를 치고 있는 동안, 조호진은 점점 자신감이 생겨왔다. 레벨 5를 달성한 후, 이제 본격적으로 몬스터 사냥을 시작해야 했다.

밖에 나가서 제일 먼저 만난 몬스터는 난쟁이와 코볼트였다. 코볼트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공격해오자, 조호진은 한 손검으로 막았다. 그러나 난쟁이가 돌진해오며 밀어붙였다. 순간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조호진은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

때마침 빨간 물약이 눈에 띄었다. 물약을 빠르게 꺼내 마시며 체력을 회복했다. 그리고 다시 난쟁이와 코볼트에게 맞서 싸웠다. 몇 차례의 위기를 극복하며 겨우 코볼트와 난쟁이를 쓰러뜨렸다. 이겨낸 승리에 조호진의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

조호진은 초반 목표로 말하는 섬을 벗어나기 위해 레벨 15를 목표로 정했다. 그리고 붉은기사단 장비를 얻어 전투력을 높이려고 했다.

커츠 세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와 같은 고유 클래스를 가질 수 있었다. 각 클래스마다 특별한 능력과 무기, 마법 등이 존재했다. 현재는 군주, 기사, 요정, 마법사 클래스만 나오게 설정되어 있지만, 나중에 다른 클래스들도 추가될 수 있도록 설정해 두었다.

조호진은 기사 클래스를 선택했으며, 레벨을 올리면서 붉은기사단 장비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몬스터들을 잡아 레벨을 10까지 올린 조호진은 붉은기사단에 도전할 준비가 됐다. 붉은기사단의 시험을 통과하면 그들의 장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조호진은 붉은기사단의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군터와 조호진은 북섬에서 만났다. 군터는 조호진이 퀘스트를 받으려면 레벨 15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호진은 그 말을 듣고 북섬으로 향했다. 북쪽에는 돌골렘과 여러 몬스터들이 있었고, 남쪽에는 오크 무리 밭이 있었으며, 남쪽 끝에는 장로와 셀로브가 있었다.

조호진은 앞서 당황한 듯 늑인들을 쳐다봤다. 한 마리, 두 마리... 이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며 숲 속을 떠돌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몇 마리가 더 나타나더니 그 숫자는 점점 더 많아졌다. 조호진은 걱정되어 늑인들의 숲에서 벗어나려 하면서도 그들은 계속해서 다가오는 것이었다.

"으악! 이게 뭐야!?" 조호진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그런데 이제는 이미 늑인들의 대열이 굳어졌다. 이들은 조호진을 공격하려 하며, 몸을 틀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심해! 이들은 단단한 털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인 무기로는 상처를 입히기가 어려울 거야!" 군터의 목소리가 조호진의 귓가에 울렸다. "이들은 손바닥만한 무기로는 상처를 입히기가 힘들다는 얘기야. 초록물약같은 너의 속도를 올리는 그런 아이템이 필요할텐데..." "여기 초록물약 받게~ 하지만 지금 사용하지는 마!"

조호진은 그 말에 마음을 졸였다. 그동안 자신의 무기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 탓에, 이제는 이 늑인들을 상대할만한 무기가 없었다. 그래서 조호진은 늑인들이 다가오는 것을 방어하면서 딸피를 모면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로 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조호진은 늑인들을 방어하는 것을 멈추고 물러났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달려오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조호진이 몇 마리를 상처입히면서 뒤로 물러나는 전략을 취했다.

그렇게 몇 번의 공격과 방어가 지나갔다. 조호진은 이제 자신의 딸피를 회복할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체력물약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은 뒤늣은 후회였다.
조호진은 숨이 가빠지며 늑인들을 쓰러뜨리고 딸피까지 달려갔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니 늑인 무리가 계속해서 쫓아오고 있었다.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헉~! 이대로는 안 돼. 저 늑인 무리를 이길 방법은 없을까?" 조호진은 초록빛의 물약을 꺼내고 주머니에 넣은 물약을 마시며 이상한 기운이 몸 안에서 번쩍 번쩍하며 흐르는 것을 느꼈다.

"으악 이게 촐기의 효과인가? 몸이 너무 가벼운데." 조호진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초록빛으로 물든 조호진은 늑인들에게 달려들며 칼질을 시작했다. 늑인들은 초록빛의 조호진의 이동속도와 공격속도에 전혀 대처할 수 없었다. 조호진은 늑인들의 목을 베고 팔을 자르는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늑인들을 격퇴하고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늑인이 쓰러지자, 조호진은 기쁨에 가슴이 뛰었다. "휴~ 이제야 끝이다." 조호진은 숨을 고르며 초록물약의 효과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제야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

조호진은 마지막으로 주머니에서 꺼낸 매직 스크롤을 사용해 늑인들이 드랍한 아이템을 확인하였다. 그 중에 하나가 초록빛으로 물든 물약이었다. "또 촐기구나. 이걸로 또 누군가를 쓰러뜨리겠구나."

조호진은 늑인들을 격퇴하고, 초록물약의 효과로 몸이 가벼워진 채로 군터의 퀘스트를 받기 위해 다시 해변으로 돌아왔다. 군터는 조호진에게 말하는 섬 던전에서 해골을 죽이라는 퀘스트를 부여했다. 조호진은 늑인들과의 전투로 인해 미뤄둔 퀘스트를 마치기 위해 던전으로 향했다.

말하는 섬 던전의 입구는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불빛이 없어서 던전 안을 조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 횃불을 들고 간 조호진은 손에 땀을 쥐었다.

그러나 이제와서는 늑인과의 전투와는 달리, 해골 하나가 어려움을 줄 줄은 몰랐다. 하지만 해골은 이전과는 달리, 조호진의 공격을 받아도 대미지를 전혀 입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해골의 갑옷이 튼튼해서, 기존의 장검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군터의 퀘스트를 위해서는, 은장검이라는 무기가 필요했다. 이것은 해골의 갑옷을 깨뜨리고, 해골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였다

조호진은 회귀자로서,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은장검에 대한 기억도 가지고 있었다. 말하는 섬 필드에서 드워프 검사가 은장검을 드랍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조호진은 은장검을 찾기 위해 드워프 검사를 무찌르기로 결심한다. 필드에 도착하자마자, 드워프 검사와 대립하는 장면이 벌어졌다.

드워프 검사는 검술의 기술적 숙련도가 매우 뛰어나서, 처음에는 조호진을 압도했다. 그러나 조호진은 전생의 기억과 경험을 활용하여, 드워프 검사의 동작을 예측하고 반격했다.

드워프 검사는 은장검의 가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싸우는 도중에 은장검을 드랍하지 않을까 신경쓰이던 것이다. 하지만 조호진은 도망가려고 하는 드워프 검사를 뒤쫓아가며, 결국 드워프 검사를 무찌르고 은장검을 획득했다.

"드디어 얻었다 언데드 추가대미지의 은장검!" 조호진은 기쁨에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은장검을 획득하자, 조호진은 해골과의 전투를 준비했다. 은장검은 작은 몹에 대해서는 8, 큰 몹에 대해서는 12의 추가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데, 언데드 몹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효과를 발휘한다.

조호진은 던전 안으로 들어가서 해골과 마주쳤다. 해골은 기존의 장검으로 공격하면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은장검으로 공격하자, 해골은 큰 대미지를 입고 체력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제야 제대로 볼 차례군!" 조호진은 은장검을 들고 해골을 향해 달려들었다. 은장검의 칼날이 해골의 뼈를 베고, 언데드 추가대미지가 대미지를 입히며 해골은 약화되고 있었다.

조호진은 은장검으로 해골을 공격하며, 언데드 추가대미지로 더욱 강력한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해골은 이제 매우 취약해졌다. 마침내, 조호진은 은장검으로 해골을 처치했다.

"이제는 군터의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겠군." 조호진은 은장검을 들고 미소를 지었다. 은장검의 효과는 아주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