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2 하다가 아이온 하신 분들도 상당히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온도 은근히 중독성이 있지만

미션이나 인던위주의 사냥터라서 라이트 유저가 즐기기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쟁은 천족, 마족간 어비스를 사이에 두고 상호간 교전하고

어비스 포인트를 얻어서 장비나 악세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린2가 뜬금없이 아이온을 모방했습니다.

아이온해본 사람들은 식상하겠죠. 그리고 속으로 아이온과 비교를 해봅니다.

직업간 밸런싱이나 퀘스트나 인던이나. 어느 것 하나 아이온을 못따라 갑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강제로 각성을 하는 와중에

아이온에서 각인된 학습효과로

부실한 린2의 각성 시스템이 신선하기 않게 여겨지는 겁니다.

 

그럼 아이온을 한번도 안해본 사람들은?

 

아마 자신의 캐릭이 더욱 강해질꺼라는 착각으로 각성을 했을 껍니다.

그런데 정말 강해졌습니까?

 

쟁용으로 키운 카마엘은 그 스킬을 이리저리 다 나눠주고 흔적도 없이 흡수되어 버렸고

공방용으로 키운 마에는 공방할 것 자체가 없으며

혈맹을 위해 키운 도미는 설 땅을 잃고 상심하여 거리를 헤매고

단검의 카리스마는 사라져 버렸으며

궁수는 막강한 무기와 장비에 의한 뎀딜러에서 이제 절반쯤 위자가 되어 스킬을 퍼붓고

잡다한 용병들이 모인 티르는 정체성을 잃은 채 갈 곳을 모르며

몰이팟의 사냥효율은 여전히 점사팟을 압도한 채

비좁은 신규사냥터에 90퍼의 유저를 몰아넣었습니다.

 

오직 좋아졌다면 밀대용으로 키운 하펀의 위력이 급성장한 것 정도?

 

지금 상황은 심각합니다.

 

제가 있는 혈맹원들, 부캐 포함해서 100여개 클래스로 각성을 하긴 했지만

레벨업에 정진하는 유저는 서너명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혈원들은

가끔 접속해서 멍때리거나 눈팅이나 하다 스스스 사라집니다.

이젠 간다고 인사도 안하더군요.

 

탱은 고되고 대타도 못구해서 안하고

힐러도 힘들고 욕먹어서 안하고

인첸터는 힘들고 짜증나고 열폭해서 안하고 (특히 블댄, 소싱했던 사람들)

격수는 파티구하기 힘들어서 안하고 (굳이 대기타서 하겠다는 의욕까지 상실한 듯)

레이드는 보상이 구려서 안하고

쓸만한 솔플 퀘스트는 전혀 없고 (피늪 퀘스트가 있긴 하지만 과연?)

 

엔씨측에서 가장 큰 실수를 한 것은

 

대충대충해도 돌아갔던 파티시스템을 빡세게 재구성한 점.

나만의 개성을 지닌 캐릭을 탈개성, 단일화로 그루핑해서 내가 아닌 캐릭을 강요한 점.

라이트 유저 유치 명분인 속박템으로 중산층 유저의 재산권을 침해한 점.

소극적인 기획과 투자로 유저들의 눈높이를 못맞춘 점.

 

뭐 적을려고 하면 끝이 없군요.

 

-추신-

이번 각성시스템 기획하고 보고올린 사람 모가지 어케 안되것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