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올라왔던 게시글 하나로 롤 인벤 자체가 굉장히 떠들썩해져 버렸다. 현직 프로게이머가 세 명이나 일베 사이트에 관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슈가 되어버린 것이지. 락스의 정글러 성환, 아프리카 원딜러 에이밍, 킹존 탑라이너 라스칼... 그들은 왜 이 커뮤니티를 폭발시켰고 그 와중에 누군 욕을 한바가지 먹고 있으며 누군 조용할까? 간단히 살펴보자~

 사람이든 기업이든 하나의 주체인 이상 언제 어디서든 사고는 터지기 마련이다. 완벽한 무언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법이니까. 문제는 사고가 터졌을 때 어떻게 조치를 하고 대처를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게바로 홍보론에서 중시하는 위기 관리라는 개념의 기본 뿌리지!

 지금 인벤 내에서 세 사람에 대한 온도차는 많이 다르다. 큰 틀에서 보면 같은 이슈였는데 왜 이리 다를까? 간단하지~ 위에 말한 위기 관리를 제대로 했느냐 못했느냐가 고스란히 적용이 되는거니깐!

 우선 큰 틀에서 공통점은 세 사람 모두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초동 조치, 즉 사과문이 올라왔다는건데 성환은 유일하게 팀 차원의 사과문+본인 자필 사과문이 같이 올라왔다. 게다가 사용한 단어도 '운지'라는 단어 하나뿐(스샷에 의하면 말이다)이고 하다보니 이슈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된 사과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왜? 말했잖아~ 사람은 실수하는 동물이기에 실수할 수도 있지~ 문제는 반성하고 있다는 태도의 어필이 중요한데 성환만 그걸 제대로 해놨다고 보인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이게 중요해? 응~ 매우 중요하다! 이게 이슈의 발생에서 골든 타임에 할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초동조치니깐! 그럼 이게 실패하면 어떻게 되느냐?

 에이밍은 성환 케이스와 비교했을 시에 명백히 초동조치에 대한 실패 사례로 볼 수 있다. 사실 두 사건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려운게 에이밍은 '노무터진두부현'이라는 일베에서나 사용할 말을 직접 썼기에, 그리고 그 증거도 명확하기에 사건의 대처법의 접근에 있어서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고 본다. 근데? 결과적으로... 망했다고 할 수 밖에 없는 대처를 해버렸다.

 일단 일베란 사이트를 전혀 이용하지도 않았다는 뉘앙스의 팀 사과문은 최연성 감독의 악질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흐지부지 됐으며 본인이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 팀 감독이 대리 사과 & 그 와중에 경기 출전이라는 복합적 요소가 뒤섞여서 아프리카가 일베팀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는 희대의 이슈 관리 망테크의 표본을 보여주고 말았지... 뒤늦게나마 영상으로 사과를 했으나 해당 게시물에서 느껴지는 인벤러라는 대중의 시선과 온도는 차갑기만 할 뿐이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서 성환처럼 이렇게나 큰 이슈로 터지게 만들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팀이나 선수나 그렇게 하지 않았고... 어쩌겠는가? 책임은 본인들이 져야하는거지 뭐~

 더 큰 문제는 라스칼이다. 내가 라스칼이면 무조건 사과문 올리고 어떻게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고 이를 어필할 것이다. 근데 킹존도 라스칼도 조용하기만 하다...? 입장 표명 및 사과와 반성을 표명할 수 있는 나름의 골든 타임은 점점 지나가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얼마나 확대시키고 어떻게 책임져서 풀어내려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이번 사건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스타 크래프트의 승부조작급 사안으로 일이 커질 수도 있다. '선례'와 연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 전에는 프로 게이머도 공인이라는 인식으로 행동거지 조심해야지 싶던 사람들도 이번 일이 유야무야 되버리면 '야 ㅆㅂ 누군 일밍아웃해도 잘하니까 프로하네'라는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이 판에 미래라는게 있을까?

 일단 구단 차원의 징계가 필수적이다. 징계중이고 교육중이다? 개소리하지 말라고 해라. 세상 어떤 스포츠가 징계중인 선수를 출전시키나? 이딴 말은 이게 스포츠가 아니요 게임일 뿐이라는 말과 다를바가 전혀 없다. 징계 방법, 수위 정확히 밝히고 시행에 옮겨서 일벌백계 해야한다고 본다. 아직 어린 선수들인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아직 어리니까 해야한다. 어리니까 어른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줘야지! 유야무야 넘어가려고 하면 그 어린 애들이랑 뭐가 다른데?

 잘못했으면 고위여하, 경중을 떠나서 혼나고 벌받고 반성해야 하는게 세상의 이치다. 이건 상식이고 상식 중에서도 상식이다. 근데 이런 상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이 판은 망해도 좋다고 단언한다! 실력 우선, 물질만능주의는 이 판이 아닌 다른 어딜가도 흔히 볼 수 있다. 이게 어른들의 논리라면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평균 연령이 어린 이 판에서라도 상식이 지켜지는걸 보고싶은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