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LOL 병법서라는 이름을 붙였을때, 가장 고민되었던 부분은 바로 게임의 시작을 픽밴 단계부터 다룰 것이냐 하는 문제였다.

고민의 결과, 게임의 순서를 보자면 픽밴 단계 후 게임이 시작되는 것이 맞겠지만, 
픽밴은 다루기엔 너무 복잡한 카운터 관계와 게임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기에 픽밴에 대해서는 모든 게임 운영에 관련된 내용을 다룬후
마지막에 따로 하나의 장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물론 필자의 픽밴 이해도도 높은 편이 아닌 만큼 개괄적인 내용정도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본 장에서는 픽밴을 마치고 게임이 시작되어 로딩을 마친 순간부터를 게임 초반으로 보고 그 흐름에 따라 운용에 있어 고려할 점을 다루고자 한다.


- 시작템의 선택


게임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시작템을 선택하는 일이다.
골드 특성을 찍는 서포터를 제외하면 일괄적으로 475 골드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므로, 살 수 있는 아이템의 폭은 제한적이다.

만약 시작하자마자 상대 정글을 인베이드 할 생각이라면 모두가 신발을 바로 구매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늦으면 어시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과거에는 서머너 스펠 천리안의 활용으로 인해, 아이템 사는 시기를 늦춰 구매 아이템 노출을 피했지만 최근에는 천리안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관계로 빠르게 아이템을 구매하고 인베이드 혹은 리쉬를 위해 이동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탑솔의 경우에는 상대방에 따라서 아이템이 가장 많이 변화하는 포지션이다.
아마도 시작템에 있어 가장 많은 고민을 하는 라인도 탑솔일 것이다.

공략 템트리만 따라가는 경우엔 당연한듯이 공략템처럼 사갈수도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선 신발 + 3포션뿐 아니라 인베이드 방어를 위해 리쉬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귀환해서 4포션을 채워가거나,
초반에 버티기 힘든 상대일때는 상대 공격 방식에 따라 천갑옷+5포션 / 마방 망토 + 2포션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잘 선호되지 않는 도란 실드도 굉장히 유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주 보이지 않지만 337 빌드 (300원짜리 천갑옷 2개와 700원 짜리 갑옷을 먼저 가는 빌드)의 경우에도,
이렇게 상대방에 맞는 시작템을 구매함으로써 초반부터 조금씩 우위를 점해나가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본인이 고정적인 시작템을 선택하고 있다면, 
기회가 될 때 이런식으로 다양한 시작템을 써보는 것도 지금보다 한단계 발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서포터의 경우에는 탑솔과는 다른 이유에서 다소 고민이 필요하다.
특성 투자 정도에 따라서 출발 골드가 다를 수있기 때문이다.

대게는 인베이드를 위해 신발 + 와드 + 포션으로 시작하거나, 
혹은 정석적인 요정의 부적 + 와드 + 핑크 와드 + 포션으로 시작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핑크와드 대신 와드를 좀 더 사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 흔히 놓치게 되는 체크 포인트.

대충 살수 있는 와드의 갯수는 정해져 있는 만큼, 상대 서포터의 인벤속 와드를 확인해주는 센스까지 있다면 금상첨화다.

원딜의 경우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발에 3포션이 무난한 선택이며,
미드의 경우엔 탑솔과 비슷하지만,
상대에 맞추는 것은 아이템 보다는 특성과 룬이 중심이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템을 가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하다.
(사실 탑과 미드는 애초에 픽밴 단계에서부터 치열하게 상대할만한 픽을 가져와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글러의 경우엔, 각 정글 캐릭터의 코어템에 따라, 본인 실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게 되는데,
대게는 천갑옷 + 5포션 / 신발 + 3포션 / 체력 회복 팬던트 + 1포션 / 흡혈 낫 정도가 선택된다.
최근의 추세에서는 천갑옷 + 5포션인 경우는 상대 정글러가 공격적인 플레이 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선택했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으니, 상대 정글러의 첫 출현 이후 Tap을 눌려 아이템을 체크하면 좋을 것이다.


- 리쉬와 인베이드


아이템을 사고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은, 정글러 리쉬를 도와주는 것이다. 
프로 경기 방송이 활성화된 덕분인지 과거에 비해 요즘은 리쉬해주는 것이 많이 세련되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툭 치고 지나가는 리쉬도 감지덕지하던 북미시절에 비해, 최근 한국 서버에서는 늑대부터 리쉬를 도와주고 노스마 리쉬까지도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전설의 리쉬 '트베하쉬:트리플 베리 하드 리쉬'마저 등장할 정도다)

결국 정글러가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글을 돌고, 그만큼 초반 갱킹 시간이 앞당겨진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글러의 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한 인베이드 또한 많이 늘어난 모습 또한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성공적인 인베이드를 위해서는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첫번째는 상대 정글러가 어디서 시작하는가에 대한 정보이다.
선블루가 대표적인 정글러 아무무와 같은 경우엔 블루 카운터를 당하면 성장이 많이 더뎌지므로, 인베이드를 하기 유리하다.
만약 상대가 어디든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정글러라면 인베이드에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인베이드의 효과가 적을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적에게 인베이드를 당한 입장이라면 가끔 상대편 버프몹으로 같이 달려줘야 할 경우가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자.

두번째로, 우리가 진입시 군중제어(CC)기술이 많거나 인베이드에 유리한 챔프 구성인가 여부가 중요하다.

블리츠나 알리스타 같은 챔프는 1렙 싸움에 굉장히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런 챔프를 가지고 소극적으로 인베이드 방어만 한다는 것은 초반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가 블리츠 알리등의 인베이드에 강한 구성을 가졌는데 리쉬 할 경우에 방심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서포터 입장에서는 초반 인베이드 확인을 위해 와드 1개를 박기엔 참 애매한 부분이 많다.
다음번 와드 구입을 위한 귀환이 평소보다 빨라지고 그 순간 CS확보나 안정성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와드 1개를 아끼는 선택을 하게되면, 가끔 시야의 사각이 생겨서 늑대 리쉬를 간 사이 파고드는 적의 경우 대처가 어렵다.
마오카이나 자이라 같이 설치형 스킬로 잠시간 와드 역할을 대신 할 챔프가 선택되었다면 이런 경우 대처가 용이 하다.

와드 없이 리쉬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엔 되도록 시야를 확보하고, 적이 침입했을 경우 안전하게 도주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교전을 하다가 초반부터 퍼블+@를 내주고, 20분 까지 마지못해 게임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물론 반대로 인베이드를 결심하고 실행해서 이득을 보았다면 기분좋은 출발에 감사하면서 게임에 임하면 되겠다.

가끔 트롤 픽을 한 사람이 있거나 초반부터 분위기가 안좋을때 인베이드를 가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이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그대로 시작하면 어짜피 망할거, 도박적인 인베이드가 성공하면 분위기가 나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실행해놓고 필자를 원망하진 말자. 망한 게임 더 망하는 것도 순식간이란 것을 미리 경고해 두도록 하겠다.

어느 정도 랭크 이상이 되지 않으면, 인베이드는 그렇게 자주 발생하진 않으나 늘 주의하는 것이 좋고,
반대로 방어도 허술한 경우가 많으므로 조합이 좋다면 적극적으로 인베이드를 해서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도 좋다.

특히 정글러가 미숙한 경우 단 1번의 인베이드로 인해서 정글링을 완전히 망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를 잘 이용하자.
반대로 아군 정글러가 미숙해서 인베이드 한번에 정신을 못차린다면.... Sigh.. 힘내고 열심히 돌라고 말해주자..

인베이드로 인해 버프몹만 잃은 경우 상대가 다음 버프몹 리젠 시간에 다시 스틸하러 올 수 있으므로 그 직전에 와드를 설치해 
무턱대로 아군 진형 깊숙히 들어온 상대를 잡아 주는 센스가 있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 라인전 페이즈


리쉬를 안전하게 잘 해주고 정글러가 순조롭게 출발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라인전 페이즈에 돌입한 것이다.
어찌보면 라인전 페이즈야말로 자신의 기본 기량이 여실히 드러나는 시점이다.

인베이드로 인한 교전에서 이득을 본게 있다면 라인전 페이즈가 즐거워질수 있지만, 지금은 동등한 상황이라고 가정하겠다.

만약 지금 라인과 챔프에 익숙하지 않다면, 라인전 페이즈에서 크게 손해를 보고 이후 게임은 질질 끌려다닐수도 있다.
지인과 1:1, 혹은 1:1+1(상대쪽에 정글러 포함) 연습등을 통해서 쉽게 익숙해 질 수 있는 것이 라인전 페이즈의 특징이므로 
가능하면 라인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거나, 챔프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서 지는 일 만큼은 없도록 미리 연습을 하자.
여기선 그런 기본기 연습 외에 추가로 할 수 있는 연습이나, 실제 시합시 고려할점 등을 다루도록 하겠다.

> CS는 반드시 먹어주자.

라인전 페이즈의 가장 큰 목표는 코어템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코어템 구매를 위한 골드 확보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적 라이너를 죽여서 얻는 골드 파밍 / 다른 하나는 미니언 막타를 통한 골드 파밍 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을것이다.

물론 가능하다면 적 라이너를 죽여서 골드를 얻으면 좋겠지만, 
전체적으로 보자면 미니언 막타를 통한 골드 파밍이 아이템을 맞추는데는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초기 라인전에서 상대를 죽이고 얻는 이득은 300 골드로, 
이는 근거리미니언 약 22골드/원거리 미니언 약 16골드 정도를 획득하는 걸 감안하면 미니언 3웨이브 상당에 해당하는 돈이다.
대략적으로 미니언 cs 15개 정도면 약 1킬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로 방송으로 보는 네임드들에 비해 본인의 CS가 평균적으로 봤을때 심각하게 많이 뒤떨어지는게 느껴진다면,
커스텀 게임을 만들어서 CS 먹는 것을 연습 하는 것이 좋다.

연습과 상대의 견제 하에서 먹는 CS는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적어도 내 평타의 데미지와 언제쯤 막타를 치면 좋은지 등은 파악을 해야 상대의 견제 하에서도 먹을 수 있는 CS만큼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원딜을 전문적으로 연습한다면 20분씩 cs 먹는 연습을 하자.
어느 순간부터, 사람과 상대하는 게임에서 불의의 갱킹에 킬을 내주더라도 cs는 압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방송에서 라인 관리 비법과 막타먹는 요령까지 잘 캐치해 냈다면 상황만 허락된다면 프로 못지 않게 cs를 먹을 수 있게 
될것이다.
(물론, 시합에서 나오는 놀라운 CS는 팀의 협조까지도 포함된 것이기에 연습만으론 근처도 다가가지 못하는 건 어쩔수 없다.)


> 호시탐탐! 기회를 놓치지 말되, 확실한 기회만 잡아내자.

CS가 밀리지 않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찬스가 오면 상대를 잡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정글러나 다른 라인의 도움 없이 따낸 솔로킬의 경우엔 그 라인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무리하다가 거꾸로 솔로킬을 내줬을때, 혹은 적의 정글러가 커버와서 죽었을 경우의 여파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

특히 본인은 잘했는데 팀이 똥싼다고 생각하는 게임에서,
 혹여 상대 라이너와 동귀어진을 반복하다가 다른 라인이 감당 못할만큼 둘 다 커버린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는 편이 좋다. 
(이럴 때 다른 라인 라이너 입장에서는 쟨 왜 저렇게 쎄! 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예를 들어 서로 살육전을 벌이며 같이 잘 큰 탑솔러 2명은 게임 중반까지 무난하게 큰 상대팀 원딜도 서로 씹어먹을 수 있는 
포지션이 된다.
이럴 때 원딜러를 아무것도 못하게 만든 것은 러브샷을 반복한 탑솔러이지, 무난히 열심히 큰 원딜러나 서폿이 아니다.

결국 킬로만 배 채우는 경기에서는 캐리하던 누군가 한쪽이 조금 실수하면 그것 만으로도 게임이 
크게 기울기 쉽상이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요약하자면 킬딸은 자제하고 cs를 중심으로 기회되면 킬을 따자는 소리이다.
(만약 1킬대 1킬+1어시처럼, 킬수는 안밀렸지만 추가로 어시를 주는 상황이 반복됐다면, 특히나 이런 문제가 생기기 쉽다.)

그러니 잊지말자. 15cs를 더 먹을 자신이 있다면, 굳이 무리해서 킬을 안따고 적을 집에 돌려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물론 상대가 충분히 무모한데, 줘도 못먹는 상황은 억울하겠지만.


> 라인 관리를 배우자


라인 관리란 단순히 라인 프리징 (라인을 밀지 않고 고정시키는것), 이나 막타만 잘 먹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첫 웨이브 막타를 포기함으로써 적 미니언 숫자를 약간 늘려 라인을 당기는 것도 가능하며,
상대 챔프에게 견제를 유도함으로써 아군 미니언이 적을 공격 하도록 하여 라인을 당길수도 있다.

잘 당겨진 라인은 상대를 갱킹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내가 갱킹당할 확률을 낮춰준다.
흔히 정글러가 하는 푸념이 우리팀은 라인을 다 밀어놔서 갈데가 없더라- 라는 것을 기억하자.

반대로, 라인을 강력하게 밀어야 할때도 있다.
미드의 경우 로밍을 가야하는 경우가 그렇고, 봇의 경우 타워의 손상을 최소화 하기 위해 귀환전 서포터와 같이 
라인을 밀기도 하며 탑의 경우엔 아군 미니언의 수가 많아지는 '미는 라인'이 만들어지는 순간이 오면, 
미니언의 비호아래 적극적으로 1:1을 걸수도 있다.

고레벨이 되면 미니언 데미지의 비중이 작아지겠지만,
1~5렙 사이에서는 영혼의 맞다이를 하다가 미니언때문에 죽어본 경험이 꽤 될것이다.
이렇게 미니언 숫자를 제어한 상황에서 솔로킬을 딸 수 있다면, OP는 미니언이 아니라 당신이다.

(인벤 레퍼드님의 블라디미르 교육방송을 보면 이러한 라인 관리 기법이 잘 나와있다. 
 좀 더 세세한 방법에 관심 있으신 분은 참고하면 좋겠다.)


> 라인전 페이즈는 심리전이 중요하다.


프로겐은 타겟팅 스킬처럼 들어가는 자신의 애니비아 q에 대한 비결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논 타겟팅 스킬을 바로 쓰지 않고, 천천히 지켜보면서 쓰다보면 상대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를 지켜보고 그 패턴에 점차 익숙해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킬 몇개의 운용으로 승패가 갈리는 미드 라이너나 1:1을 계속 지속하게 되는 탑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심리전일텐데, 의외로 미드나 탑을 고수하면서도 상대 심리는 생각하지 않고 내 식대로 플레이 하는 분들이 많으시다.
이 경우 나보다 한 수 아래 상대는 쉽게 내 플레이에 휘말리겠지만, 동급의 상대라면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순간, 플래쉬같은 불의의 일격으로 상대 스킬을 피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상대를 잡아내는 
프로 선수들의 플레이는, 상대의 플레이를 한껏 의식한 상태에서 나오는 모습임을 잊어선 안된다. 

봇 라인에서도 심리전은 중요하다.

봇 라인의 경우, 막타까지 2대 정도 남은 cs를 약간 먼저 챙긴후 비슷한 타이밍에 막타를 치려는 상대에게 스킬 샷을 쏘거나 
딜교환을 걸어줌으로써, 손해를 보며 막타를 먹을것이냐 딜교환을 할 것이냐의 이지선다를 먼저 강요할 수 있고, 
2:2 교전이 벌어질 경우 서포터가 전면에서 공격함으로써 상대방 포커싱을 가져오는 것으로 딜로스를 줄여 승리할 수도 있다.
오히려 2:2의 싸움이니만큼 심리전의 정교함과 요구 숙련도는 타 라인보다도 높을수도 있겠다.

챔프가 아니라 파일럿이 OP 라는 말은 이러한 한땀한땀 신경쓴 장인의 플레이에서 나온다는 걸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 심리전이 극에 달하는 것은 '정글러'가 연관되었을 경우이다.
흔히 정글러에 갱 호응력이 좋은 챔프로 확정 CC가 있는 챔프를 주로 언급하지만,
실제로 갱 호응력이 좋은 것은 챔프 보다는, 파일럿의 연기력이 수준급인 것이 더 도움이 될때가 많다.

근처에 아군 정글러가 갱킹 대기 상태일때, 미세한 움직임 속에 아군 정글러 위치를 노출 시키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감이 좋은 고랭크 유저라면 이것만 보고 아군 정글러를 데꿀멍 시킬수 있으므로, 오스카상을 받을 각오로 연기하는 것이 좋다.

결정적인 스킬 하나가 빠져서 빈틈을 보인다거나, 
적에게 밀려 도망가는 척 하면서 땅굴을 판 정글러가 바로 들어가기 좋은 위치로 유도하는 것등
막상 의식하고 도전해보면, 자신에게 잠재된 연기의 재능을 발견하며 상대를 완벽히 속였다는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갱킹 뿐만 아니라, 상대 정글러의 루트를 파악하는 일은 심리전의 영역에 들어서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 체력과 라인 상황은 어떠한가, 상대 정글러가 이 시점에서 어떤 버프몹을 먹을 것인가 등등
예를 들어 적 미드가 2번째 블루를 먹으러 가게 되는 7분 10초경에는 상대 미드가 블루를 먹으러 가는 움직임이 있다면 
블루에서 먼 라인은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 (이 시간이 오기 직전에 와딩을 하나 해둔다면 적 정글러 파악이 더 용이하다.)
또, 블레이즈의 경우 MLG Summer Arena의 보이스 방송에서 미드 카시오페아가 레이스를 먹는 모습을 포착한 것 만으로 
상대 정글러가 탑으로 이동중일테니 조심하라는 정보를 주고받고, 실제로도 관전자 모드인 화면상에선 상대팀의 정글러가
탑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절대 초능력의 영역이 아니다. 합리적인 추리의 결과이다.

안타깝게도, 정글러의 루트 정보는 정글을 직접 돌아보지 않은 이에게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적 정글 입구나 교통의 요지에 와드가 없는 경우라면 더더욱 예측 정확도는 떨어지게 된다.

내 라인에서는 정말 잘 하는데 상대 정글러 때문에 게임을 말리는 일이 잦은 소환사라면,
게임을 하면서 적 정글러가 어디쯤 있을지 '예측'해 보는 연습을 해보자.
과거에는 서포터 자리에서 천리안 스펠을 이용하여 쿨마다 적 정글러를 스토킹하는 미니게임(?)도 가능했지만,
요즘은 천리안이 사장되어 아쉽게도 이런 식의 연습은 쉽지 않다 ㅠㅠ 연습만 목적으로하는 5인큐라면 한번 도전해보자.


> 로밍과 갱킹


1:1 혹은 2:2로 같은 숫자의 챔프가 배치되는 현재 상황에서 비슷한 실력의 선수끼리라면, 
오랜시간 킬이 나지 않고 서로서로 파밍만 하는 흐름이 만들어 지는 것이 당연하다.
(사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라인 스왑을 통해 게임의 흐름을 더 빨리 흔들어 놓는 전략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숫적 우위를 만들어주는 미드의 로밍과 정글러의 갱킹 (혹은 이 둘이 모두 오는 3~4인 갱킹)은
게임 초반 라인전 페이즈에서 킬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라인전 페이즈에서 강력한 로밍이 가능한 미드인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생각해보자,
와드의 시야범위 바깥에서 급작스럽게 궁을 써서 나타나고, 거기에 골드카드로 스턴까지 넣는 트페의 존재는
각각 자신의 라인을 지켜야 하기에 빠르게 합류할 수 없는 라인전 페이즈에서는 굉장히 치명적이다.

여기에 녹턴같이 와드 바깥에서 튀어나오는 정글러나, 오라클로 상대 와드를 지우고 다니는 정글러의 갱킹까지 더해진다면,
분명 같은 1:1 라인 2:2 라인임에도, 언제 1:2, 1:3, 2:3, 2:4 까지 괴롭힘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와드를 박아두고도 적 정글러가 옆에 나타날때까지 꿈쩍않는 저랭크와 달리,
와드를 통해 정글러를 꾸준히 체크하는 고랭크에서는 빠르게 오라클을 먹을 수 있는 정글러들이 선호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추가로, 최근에는 좀 더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탑솔러가 텔레포트를 드는 일도 많아졌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라인전 페이즈에서 가장 타 라인과 상호 작용이 어려운 것이 탑솔러인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려있는 봇라인과 물리적으로 멀리 있는 위치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는 드래곤 한타를 위해서 합류하는게 고작이었다면, 최근의 탑솔러는 봇 라인에 텔레포트로 순간적으로 합류하여
상대 정글러의 갱킹을 무산시키고 오히려 킬을 따내는 카운터 갱킹을 하거나, 
혹은 그 자체로 소규모 교전을 벌여 승리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초반 숫적 우위와 빠른 합류에 특화된 챔프는 쉔으로써, 텔레포트와 달리 와드도 필요 없는 궁극기를 통해 
실드까지 만들어주며 나타나고 나타난 즉시 쉐도우 대쉬로 강력한 CC까지 걸수 있는 만큼 필밴 챔프가 되었다.
(심지어 텔레포트 쿨 300초에 비해 쉔의 궁극기는 180초의 짧은 쿨타임을 가져 더더욱 전략적 활용의 폭이 넓다. 
 여러분 쉔하세요 2번하세요.)

 사실 갱킹에 관하여 정글러의 플레이는 대게 이 라인전 페이즈에서 가장 중요하나, 이를 다루는 것은 뒤로 미루도록 하겠다.
 정글러는 다른 라인 모두와의 상호작용. 상대 정글러와의 심리전이 수반되는 자리로써, 길고 긴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로밍과 갱킹은 댓가 없는 전략이 아니다.


하지만, 그 강력한 쉔이나 트페라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적을 유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노말 게임과 저랭크에서는 로밍과 갱킹에 탈탈 털리고, 그 어떠한 이득도 못가져 가는 경우가 많겠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로밍과 갱킹은 필연적으로 어떠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자신의 라인 혹은 정글을 비워야 한다는 점과, 자신의 위치가 한쪽 라인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점이다.

앞서 15cs 차이는 대략 1킬에 상응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적이 있는 라인에서는 cs차이를 벌리기 어렵지만, 적이 없는 라인이라면?
게다가 라인을 비워두면 타워는 누가 지켜야하는가-

아무 생각없이 궁을 남발하는 쉔을 상대로 손쉽게 탑 타워를 가져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쉔이 다른 라인으로 날아간 사이 CS를 챙기고 탑에 손상을 입히기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탑솔러는 프리파밍하면 괴물이 되어 돌아오는 챔프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미드 라이너가 CS를 포기하고 로밍을 갔다면, 최소 상대가 프리 파밍하는 것 이상의 이득을 만들어내야한다.

정글러 역시 마찬가지다. 자칫 갱킹을 통해 위치가 노출되면, 그 반대편에 있는 정글로 카운터 정글을 들어가는 것이 용이하다.
초보일수록 카운터 정글을 어려워하지만, 지원이 이미 늦었다면 이런 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혹은, 같이 로밍간 상대의 타워를 해당 라이너와 함께 부수는 것도 좋은 판단이다.

이런 식으로 프리파밍과 함께 타워 1개가 부숴지게 되면, 시야와 안정적인 파밍공간을 잃게되고 
또 150골드 x 5 = 750골드 약 2.5킬에 해당하는 골드가 상대방에게 주어진다. 
어시를 감안하더라도 1킬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가지는 금액이다.

상대방도 타워를 부수면 언젠가는 돌려받을(?) 돈일수도 있겠지만,
로밍의 이득이 크지 않다면 오히려 순간적인 골드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부분이다.

비슷한 이유로 최근 탑 3인 갱이 성공할 때, 상대방의 남은 4명이 드래곤을 가져가서 이득을 취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상대방이 당한 만큼 혹은 그 이상 가져갈 수 있다면, 로밍과 갱킹으로 필킬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게임은 점점 말려갈수도 있다.


- 라인전 페이즈의 종말 : 1차 타워 파괴


라인전 페이즈의 종말은 1차 타워 파괴와 함께 찾아온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이 순간 상대방은 1차 타워의 비호를 더이상 받을 수 없게되고, 결국 파밍하는 위치는 2차 타워와 기존 1차타워 사이로 좀 안쪽으로 당겨진다.

이는 필연적으로 아군 정글 입구에 대한 시야가 크게 줄어듦을 의미하고 이 순간부터 해당 라인이 자유롭게 타 라인을 지원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한가지 있다.
상황이 유리하다고 늘 상대 타워를 부숴야하는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적인것이 위에 언급한 트페의 경우로, 라인전 페이즈가 길어질수록 상대 역시 해당 라인에 묶여있기 쉬우며,
타워를 부수지 않고, 기회마다 찔러줌으로써 이득을 얻을 시간을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다.

또한 봇 듀오의 경우도 타워를 부수지 않음으로써, 아군 미니언이 상대 2차 타워앞까지 몰려가는 현상을 방지하고-
적 1차 타워에 자주 미니언을 리셋 시킴으로써 CS 우위를 더욱 늘려갈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디나이에 있어서 1차 타워의 건재가 1차타워 파괴보다 더욱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1차 타워를 언제든 부술수 있는 정도로 낮은 체력만을 남겨놓고, 
파괴하는 시점에는 상대를 그곳으로 유인하여 킬과 함께 타워도 가져가는 것이다. 
물론 팀의 특색과 전략에 따라서 이러한 타워 파괴 시점은 서로 다를 수 있겠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타워를 부술때는 내가 원하는 코어템은 다 뽑은 상태로
이제부터 타 라인으로 지원을 가도 아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적 타워를 부수고도 미니언이 상대 진형 깊숙히 들어가서 
막상 cs 이득은 별로 취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도 있다.

1차 타워를 부순다는 것은, 결국 이런 의미다.

'자! 이제 파밍은 끝났다! 싸우자!'


- 미드 게임의 서막 : 드래곤 한타


라인전 페이즈의 종말이 1차 타워 파괴와 함께 찾아온다면,
미드 게임의 서막은 드래곤 한타로 부터 이루어 진다고 생각한다.

사실 1차 타워 파괴 후에 드래곤 한타가 이루어질수도 있고, 
반대로 드래곤 한타 이후에 생존자들이 몰려가서 1차 타워를 부술수도 있다.
이 시점의 선후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 바로 이 반강제적인 한타의 승패 정도가 중요할 뿐이다.

미드 게임은 개개인의 기량을 뽐내고 한타 싸움을 위해 코어템을 맞추는 라인전 페이즈와 달리, 
이제 준비한 템으로 얼마나 한타를 잘 하느냐가 중요해 지기 때문이다.
라인전 페이즈에 팽팽하게 운영을 했다면, 처음으로 승패의 저울이 기우는 것은 드래곤 한타가 될 개연성이 높다.

맵 상에 드래곤은 단 1마리 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드래곤을 내주고라도 상대 타워를 줄여 운신의 폭을 줄이는 전략도 종종 보이는 데,
사실 드래곤이 주는 각각 5명의 190골드와 타워가 주는 150골드의 차이는 크지 않으며, 
적이 드래곤에 모두 몰려있는 상황에서 타워를 부수는 것은 상대방에 비해 cs를 조금 더 챙길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골드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고 반면에 드래곤에 비해 타워의 존재 여부가 맵 컨트롤에 있어서는 
굉장한 차이를 주기 때문에 이 또한 합리적인 선택일수 있다는 걸 기억해두자.

하지만 아무래도, 드래곤은 그냥 내어주기엔 아까운 존재이며,
5명 모두가 모이게 되면 필연적으로 드래곤을 먹기 위해서는 한타를 벌이게 된다.

지난 CLG.EU와 나진 소드의 아주부 섬머 리그 4강전을 보면 팀으로써 플레이 하는 경우 글로벌 골드와 킬 상황이 열세인
경우에도 한타에서의 호흡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을 알수 있는 만큼, 
팀플레이에 자신이 있다면 한타는 그동안의 열세를 뒤집을 찬스이다.

(물론 질 생각으로 싸우는 사람은 없겠지만.) 한타 이후 최악의 사태를 면하려면, 가능한 한 비슷한 킬뎃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드래곤을 먹었다면 여기서 발생하는 골드의 차이가 있으므로 상대가 1킬 정도 더 가져가더라도 이득일수도 있다.
이러한 손익 분기의 판단도 중요하다. 정글러라면 드래곤을 누가먹던 다음 리젠 시간을 기억하는 것도 필수이다.

하지만, 만약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가 벌어진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적의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봇이나 미드 타워중 하나를 밀어버려 미드 게임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타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질것 같다면, 차라리 드래곤을 내어주고 cs나 타워에서 이득을 챙기는 편이 좋다.

이후에도 드래곤 한타는 바론 한타를 유도하기 전까지는 가장 강력한 한타 유도 장치이며,
1차 타워가 사라진 이후에는 비슷한 형태로 상대방 혹은 아군의 버프몹 컨트롤을 위한 한타가 존재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미드 게임의 운용의 핵심인, 한타와 한타 이후의 이득 취하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