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롤 관련 뉴스중에 가장 화제라고 한다면 나진 쉴드의 3-0 셧다웃과 더불어 한국 최고 정글러를 넘어서 세체정이라고 불리우는 카카오의 중국 이적 뉴스일 것이다(루키 선수도 같이 이적하지만 아무래도 카카오의 네임밸류에 조금 묻힌감이 있지만). 이에 많은 이들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충격을 받았고 이 상황에 대해 자게와 더불어 매칼게에도 글이 올라오는 상황. 글쓴이는 이 사태에 대해 평소부터 나름 생각한 바가 있기에 어쩌면 자게에 어울릴지도 모르는 글을 쓰고자 한다.

 

1. KT A는 어느정도 완성이 되어있는 팀인데 왜 떠나려는 것일까?

 

첫번째로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KT A는 전시즌 우승팀이다. 비록 이번 롤드컵 선발전에서는 안타깝게도 탈락했지만 우승을 함으로써 이제 탄력을 받았고 다음 시즌 롤챔스를 포함하여 상승세를 유지할 일만 남았다. 그런데 왜 지금 상황에서 카카오는 팀 탈퇴를 결정했을까? 롤은 상대적으로 기존 한국 이스포츠의 대들보였던 스타크래프트와 다르게 본인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다. 이 말인즉슨 혼자서 아무리 잘한다하여도 팀게임인 롤을 이기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유명했던 영고인섹부터 시작해서 엑스펜션, 페이커 최근에는 고릴라까지.

 

이렇듯 아무리 혼자가 잘한다하여도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팀원 모두의 단결력과 시너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자신에게 잘맞는 팀원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적어도 KT A는 이제 어느정도 손발이 맞아가는 팀이 완성되었는데 카카오는 이를 버리고 떠났다. 그렇다면 이런 메리트를 포기할만큼 얻는 것이 있을텐데 그것이 무엇일까?

 

2.  연봉, 그리고 그에 따르는 처우

 

카카오가 떠나는 이유는 필시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첫째는 연봉, 많은 이들이 짐작으로만 알고있고 루머로만 알고있는 현 롤판 프로선수들의 연봉. 선수본인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프론트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알수없다(프로게임단 뿐만 아니라 일반회사에서도 연봉계약서에는 비밀엄수 조항이 삽입되어있다). 그래도 해외로 진출한 인섹, 제로, 헬리오스, 러보의 트롤쇼나 기타 인터뷰를 통해서 적어도 한국보다는 많은 연봉을 받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글쓴이 본인은 연봉보다는 두번째 이유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데 그건 바로 선수 본인의 활약에 따른 계약서라고 할수 있다. 뭔가 말을 길게 늘여놓아서 어려보이지만 쉽게 말하면 간단하다. 최소한의 활동할수 있는 시즌 보장. 헬리오스의 트롤쇼를 기억하는가? 거기서 헬리오스는 해외게임단의 장점으로 계약서에 명시되어있는 점은 지킨다를 꼽았다. 즉, 자신이 아무리 부진해도 3시즌을 활동하기로 확정을 지었으면 적어도 그 시즌은 자신의 실력이 퇴물이 되어도 선수로써 그 게임단에서 활동할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적어도 한국게임단에서는 없는 부분이다.

 

3.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가?

 

일단 카카오는 KT A에 속한 선수이다. 그러한 선수가 자유롭게 중국 구단의 영입제의를 받고 이적를 결심했다. 이는 상식적으로 프로스포츠에는 이해가 할수없는 일이다. 스완지의 기성용이 맨유에서 영입제의를 받고 나 갈게요~ 바이바이~를 외치는 것이다. 그런데 롤판에서는 이 일이 가능하다고 판명이 났다. 그 이유는(어디까지나 글쓴이 개인적인 추측) 바로 계약서에 이러한 구절이 명시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 선수는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도 구단이 원할시 언제든지 팀 주전라인에서 제외될수가 있다 or 팀을 나가야 한다

- 이 계약은 한시즌 or 두시즌마다 선수와의 협의로 재갱신된다.

 

전 CJ 프로스트의 정글러 스위프트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헬리오스의 팀 탈퇴를 결정하고 당시 들어온 정글러는 리라 남태유였다. 그런데 남태유는 경기에 한두번 나오고 그 이후에 스위프트 출전해서 엄청난 경기력을 뽐내고는 바로 팀을 탈퇴했다. 일단 CJ의 유니폼도 입고 입단을 했다는 것은 계약을 했다는 의미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는 것이다. 최소한 1시즌은 프로스트의 정글러로 활동한다는 계약일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쉽게 스위프트에 자리를 내주고 팀을 나갔다. 이는 구단이 너보다 더 좋은 선수있으니 계약은 했지만 그냥 나가라고 했을 것이고 선수와 구단간의 갑을 관계에서 누구보다 구단이 갑이라는 것을 인식할수 있는 사례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선수들은 생각했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자신의 실력이 항상 탑급이 아닌 이상은 언제든지 퇴출될 수 있다는 사례를 선수들에게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 해외진출 선수로 인해 해외게임단의 처우가 어느정도 드러난 후로 더욱 더 이러한 사태는 가속화 될것이라 본다.

 

4.  무엇을 고쳐야 하나?

 

선수들의 해외진출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축구의 예로만 들어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가 과거 일본과 한국의 싸움이었다면 자본이 흐른후로 뛰어난 기량의 선수가 다양히 영입된 중국이 등장함으로써 재미있는 삼파전이 된것처럼 다음 시즌의 롤드컵은 올해보다 더욱더 피터지는 전쟁터가 될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롤팬인 내 입장에서는 그 뛰어난 기량의 선수들을 내가 원하는 평일 저녁 7시에 편안히 볼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뿐이다. 그리고 게임단의 입장에서도 팀의 선수를 뺏기기 싫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무엇을 고쳐야 할까?

 

<계약서부터 고쳐>

KT 롤스터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국내 우수선수를 상대로 직접 접촉하여 영입을 시도 하는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식의 선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선수 이탈을 막을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까놓고 말해보자. 계약기간을 2년, 아니 하다못해 1년으로만 잡고나서 적어도 반년전부터 재계약을 추친하면 될 문제다. 그 선수가 재계약할 생각이 없다고 미루고 안하려고 한다면 반년동안 차근차근 아마추어 선수들을 살펴보거나 다른 프로팀의 선수를 영입에 나서면 될 문제다. 지금처럼 롤챔스 1시즌 혹은 2시즌을 잡고 계약을 하고는 뒤늦게 뒤통수 맞은 척하는 보도자료를 보면서 코웃음이 나오고 적어도 한국 롤판에서 선수 처우에 심각한 문제가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하게 될뿐이다.

 

<개인 방송>

예전부터 많은 팬들이 성토했던 문제. 해외 게임단 선수들은 스트리밍이 자유롭고 또 이에 따르는 부가적인 수입이 어마어마하다. 한국 롤팬들은 어이가 없을뿐, 재네들보다 몇배는 잘하던 우리팀 선수들은 왜 롤을 잘하는데도 재네들보다 적게 받는 것을 떠나서 부가적인 수입을 얻을 기회 자체를 박탈당할까? 아주부와 재계약하지않고 CJ로 넘어올 당시에 강현종 감독은 아주부에서 선수 개인의 스트리밍 방송을 원했기에 계약하지 않았다고 하고, 그 이유로는 선수 개인의 방송을 통한 팀의 전략 노출이라고 인터뷰했다. 그럼 지금 아주부 TV를 통해 선수들 스트리밍을 보는 팬들에게 물어보겠다.

 

-여러분 지금 님들이 보고있는 선수방송으로 그 팀의 메타나 연구, 전략을 알수 있으세요?

 

그리고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냥 관전하기로도 그 선수의 솔랭 볼수있다. 이젠 선수의 개인방송, 팀 차원에서 막을 시대가 지났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5. 마치면서

 

솔직히 말하면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카카오 선수가 기량에 걸맞는 대우를 받으면서 게임을 한다는 점이 좋기는 하지만 내가 관심도 없고 또 리그 구성도 모르고 어느 사이트에 가서 보는지도 모르는 중국 LOL리그를 찾아봐야한다는게 귀찮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되는건 이 사태를 보면서 현재 많은 프로게임단들은 선수처우에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선수들과 팬을 위한 방법이 될지, 혹은 진정한 노예계약을 작성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래도 이번 일을 통해 한국 롤판이 한층 더 성숙하길 바라는게 팬의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