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좋아



1. 첫판

대충 다들 골랐는데 미드질리언 뙇 나옴. 조합이 탑워윅 정볼베 바텀 사미라무무에 나온 거. 든든허긴 한데, 저거 라인전 할 줄 아니까 고른 거겠지...? 싶었다ㅋㅋㅋ

결과는 질리언 캐리. 질리언만 특출하게 잘한 건 아니긴 한데, 암튼 최후한타 때 궁긁으며 도망하는 사미라 vs 그거 따라잡겠다고 부우욱 긁으며 오는 적정 람머스 추격전이 액션영화 한편이었다.

질리언 버프로 된 거ㅇㅇㅋㅋㅋㅋ 내가 회색너머에서 이거보고 빵터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치고 "와 방금 개웃겼다 람머스가 닿지를 않네ㅋㅋ 사미라랑 질리언도 꽤 잘맞는구나."함.

이랬더니 탑이랑 정글이 한명씩 "나두나두... 나두 사미라랑 잘맞아..." 이럼ㅋㅋㅋ

이 판 되게 놀랐던 게 그거임. 물론 사미라 잘했고, 나랑 미라가 성과를 많이 내보이긴 했었어. 근데 그렇다고 해서 애들이 모여주진 않거든. 자기도 자기 상대 한 번쯤 이겨먹고 싶고 그런 욕심 있잖아ㅇ 이기적이라기보다는... 그런 마음 있자나ㅇ

근데 이 판은 애들이 선선히 "바텀최고!"하거나 "공주님 지켜!"하면서 막 이쪽 편의 되게봐줬어.

끝나고서 사미라도 "다들 정말 잘하시네요. 캐리 감사."하고 나감. 그러길래 나도 "ㄹㅇㄹㅇ 상체가 너무 편의를 봐줘서."하고 나갔다. 바텀 원래 그렇지. 성과는 먼저 내고, 그걸 보고서 상체가 우리한테 한마음으로 배팅해주면ㅇ 정말 너무 편해지는 라인이라...




2. 다섯째 판

적 사미라렐 나오고 아군원딜 루샨나옴. 소나박음. 아니 뭐ㅇㅇ 사미렐 상대로 무무 박을꺼야? 루샨인데? 이니시도 불확실하고(적 상대로) 캐미도 장담못하는(파트너) 그런 픽할 바에야 수호소나로 덮어보는 게 낫지.

근데 적 사미라 탈진들고왔더라. 내 생각엔 이건 렐이 요청한 거 아닐까 싶음. 소나 따위 우습겠지ㅇ 그리고 렐이 확실히 그런 기량 있는 유저였음. 빠른갱 쳐맞고 뒤진거긴 한데ㅋ 암튼 렐 기본기가 있었어. 이런 상대를 만난 것부터도 꽤 재밌는 게임인데, 여기 더해서 루샨이 겜 시작부터 라인중반까지 나한테 오더를 꾸준히 주더라.

"이거 소나니까 일단 천천히 가죠. 급한 건 쟤내지 우리가 아님."

아마 사미라가 탈진이라 글케 말했겠지 싶은데. 사미라 한타력 알긴 하는거지? 싶어서 걍 무시했다.

내가 대답안하고 알아서 하다가 갱맞는 등등으로 손해좀 쌓이고나니 또 뭐라고 '좋은 말'로 오더였나 격려였나 함. 내용은 기억 안나는데 나도 그거 듣곤 '아, 그렇겠구나...'하는 생각을 좀 했다.

그 뒤에 우리가 다시 좀 주춤했던가? 일케말하니까 라인전 하루종일 줫발렸던거 같네; 그렇진 않은데 암튼 이 때쯤에 또 "지금 상황 괜찮아요. 후반 제가 이김." 같은 완전 자신감넘치는 말을ㅋㅋ 이번엔 팀에 던지더라.

'가락새끼 안믿음. 나혼자할거임. 알아서 펼치고 뻗어가고 물러서고 할께.'하는 마음이었던 나도, 내 개인성과랑 루샨 성과도 그렇고/ 일단 우리가 cs 30가량 이기고 있었어. 그래서 "씨에스 보니까 그건 맞는말같다." 함.

그냥 루샨이 그러자고 하니까 그렇게 했음. 그래도 아첼레란도 스택은 쌓아둬야 하니까 깔짝도 하고 그럼. 난 이거 좀 의외였던 게, 이 정도 렐이라면 "응 소나야 니가 그 정도겠지. 그것도 목숨내놓고 하고있지? 원딜은 너한테 정나미가 많이 떨어졌을껄? 그딴 딜 아프지도 않아."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얘 갑자기 급격하게 멘탈 나갔음.

그걸 확인한 게 다음 22한타였다. 갑자기 개 좇도 아닌 철마술을 박고 들어와. 왜? 뭐가 기분나쁜거야? 사미라랑 싸웠나? 아닌데? 저 사미라가 그럴만한 애는 아닌 것 같은데? 이런 병신같은 이니시까지 내가 맞아줄 거라 기대한 건가? 화나는데? 하며 어케저케 다시 잡아냄.

소나랑 이렇게 후반가는 건 좀 문제있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고 쳐도, 그런 것치곤 또 갑자기 너무 과격했음.

덕분에 이김. 어쩜 얜 울 루샨 기량에 겁먹었던 건지도 몰겠다. 루샨 잘했거든. 사미라도 잘하긴 했는데, 씨에스 30밀린 건 지도 봤겠지. 만약 정말로 탈진을 지가 요청해서 한 거라면 라인전 이렇게 끝낸다는 거에 책임감을 느꼈던 건지도 모르고.





3. 여섯째 판

적 블크나와서 걍 또 소나올림. 동시픽 원딜 기다렸더니 얜 이즈 고르더라. 락인함.

이 때 갑자기 '심술두꺼비'께서 "너 전판 소나지.

아닌가?

predy#kr1 이거 너 맞잖아." 이런말함ㅋㅋㅋㅋ

아 설마 전판 원딜 또만났나? 든든한걸?싶었는데, 근데 말이 왜케 그렇지? 그, 조금 공격적인데? 나별로 맘에 안들었나? 그런거면 왜 물어보지? 저런성격은 아니었는데. 싶기도 했어서ㅋㅋ "맞음ㅋㅋ" 한마디 침ㅋㅋㅋㅋㅋ

들어가서 보니까 전판사미라야ㅋㅋㅋㅋㅋㅋㅋ

다시말하지만 사미라 못했던 건 아냐. 까놓고 다른 의미로 상대가 나빴던 것도 감안해야 대. 루샨소나 상대로 사미라 튕기기를ㅇ 대체 언제 쓸 거임ㅋㅋㅋ 딜 한 번 막아내는 정도로는 의미가 있겠다만, 루샨 광역기는 그걸로 못 막기도 하고. 크레센도 막는다는 것도 당연히 내가 그걸 차라리 궁받는중에 쓰려고 하지, 쌩으로 쓰겠냐고.

난 모른척 "어라 근데 우리 전판 안만났는데? 했더니, 적이었구나." 하고

첫교전 1렙부터 2킬1뎃 해보림. 이즈2킬 나 1뎃.

이때 이즈가 "전판도 잘하시더니 확실히 잘하시네."라고 '개~~~소리'를 하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비꼰 게 아니라 확실히 "같이 맞춰볼만한 서폿이겠다. 뭔가 오더를 주면 그걸 또 따라봐야겠다."하는 기류가 픽창~시작 직후에 있었어. 근데

그치만ㅋㅋㅋ

1. 전판 내가 뭘 잘했다는거지?

2. 방금 1렙교전 내가 뭘 잘했다는거지? 나그낭 시작부터 그랩맞고 ㅌㅌ하는거 니가 주워담은건데?

싶지만 이런 챗 암튼좋지. 팀은 어떤 식으로든 사기가 오를만한 챗이야. "소나라 좀 걱정했는데(나도 미드아리 탑요릭 이런 거 늘 걱정함. 믿기는 하는데 플랜이 터져버리면 좃대는 챔들이라 걱정이지) 전판 적으로 만난 원딜조차 기량을 ㅇㅈ하는 유저구나. 믿어볼만 하겠지?" 하는 그런 심경이 일어날 거 아냐.

암튼

챗을 내가 늦게 봤어서 일단 닥친 라인전 다시하고, 이번엔 어케저케 이득 비비고 죽은 뒤에야 내가 챗침. 쓰다보니 기억났는데 이 때 이즈가 ㅈㅅ쳤나 그럼. 근데 딱히 지 실수도 아님. 이런 챗이 제일 위험한 게, 얘는 내가 원딜에 기대하는 "아 원딜이 이런저런 각을 봤는데 내가 못해줬나바!" 같은 걸 지금 얘가 나한테 느낀다는 거야.

아니야 씨발 나 소나야! 니가 쭈그러들면 나도같이망해! 질러! 죽여버려! 그래야 해! 그런 상남자같은 교전 속에 응뎀감~응슬로우!하며 존나게 졸렬하게 싸우는 게 소나야! 니가 머뭇대면 안대! 날미더! 나도 널 믿으니까!

소나한텐 이런 챗이 제일 위기구간임.

그래서 바로 "ㄴㄴ"치고

이 정도로 끝내면 얘가 내 눈치만 보느라 라인전 제대로 못하겠다 싶어서, 늦챗확인 때 하려던 말 함.

"ㄱㅊ 아니그리고 아까 1렙전은 이즈님이 잘하신거지 제가잘한거 아니잖아욬ㅋㅋㅋㅋ 난 그냥 ㅌㅌ하다 점화박고 다시ㅌㅌ한거고, 그러다 죽은 거 거기서 1대2 2킬낸 님이 잘한거지."

뭐 글케절케 울 라인전은 "소나가 뭘 많이 잘하던데 많이 알겠지?" "ㄴㄴ 나도잘모름ㅎ; 전판은 원딜이 침착했어서 나도 멘탈잡은거야ㅎ; 나도잘모름..." 하는 식으로 메차쿠차 호흡이 맞아갔음.

물론 울 리씬이가 갱을 자주, 계속 찔러준 것도 있지만.

그러다가 우린 우리대로 "정글이 이렇게나 해줬는데 우리도 슬슬 솔킬도 내고 해야!"하는 맘으로 제대로 각잡고 싸움. 이기긴 이겼는데 정글 후속타 맞고 뒤지고, 두번째 용 털림. 뭐, 첫용은 우리가 가져갔었어. 그치만 이거 굳이 안 줘도 될 손해였던 것도 맞아.

나는 마냥 '얘는 나를 꽤 의지하는 것 같은데, 성과가 그렇네...' 하는 생각에 멍때렸는데

이 때 리씬이랑 이즈가 좀 논박을 했었나바. 리신은 리신대로 "라인주도권 없는데 싸우지좀 마요. 곧 용인데 턴 맞춰주셔야지." 같은말 했나 보고, 이즈는 이즈대로 "주도권이 없진 않아요. 우리 개패고있고 포골도 3칸이나 털었는데 무슨말임." 했나 봄.

난 늦게서야 "용 턴에 맞춰달라."는 챗보고

"그건 맞는 말씀인데.. 제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다면 지금쯤 다2정도 있었쥬. 리신님 말 맞아요. ㅈㅅㅈㅅㅋㅋ 우리도 받은만큼 기여해보려던 거지."함.

챗을 다 확인한 게 아니었어서ㅋㅋㅋㅋ 나도모르게 이즈 구?박한 꼴이 댐. 이즈도 다시 "그치만 우리가 지고있었던 건 아니에요."같은 말로 본인 힘 어필함ㅋㅋㅋ 기여어... 내가 포골 혼자뜯게 후방대기할 때마다 무슨콘 날리던 것부터가 넘 기엽더라고.

근데 진짜 정글러 속터지는 흐름이 이런 거야. 지가 턴 다 설계해놓고 "ㅇㅋ 지금 바텀가야지!"했는데, 바텀이 지혼자 싸워보고 거기서 이득비비고, 그래서 후속이득 털리는 그거. 그거 정말 멘탈나감. 씨발아니 내가 간다고 했자나? 왜 못기다려? 물린거면 몰라. 니들 선니시네? 왜그래? 하는 식으로 멘탈존나나감. 진짜 그 순간은 "내갸 걍 그브나 비에고 리신 이딴걸 할 줄 알아야하는데 조가튼 무무 볼베 머스 이딴거나 하는 업보지 씨발... 다 죽이고 나도 죽고싶다."하는 생각만 듦. 정신나감. 아니근데 리신이가 선핑찍은건 아님ㅎ; 걍 아무신호없어서 나도 막 싸운거임... ㅈㅅㅋㅋ

암튼 그걸 알다보니 나도 저렇게 말한 거임. 울 리신 그전까지 정말 잘해줬어서 더더욱 그래. 이건 내 문제지. 팀합을 안 본 거야. 내가 이겨야만 이긴다는 그거 하나에 잡혀있거든. 근데, 탑도 아니고 서폿이면, 정글 저렇게나 잘해주는 동시에 바텀도 계속 봐주는데, 나 정글러였는데, 이거 무슨짓이야.

이즈문제는 아니지. 이니시 누가했어? 내가 했어. 시야 누가 잡았어? 내가 와드개수 더 많아. 교전핑 누가찍었어? 내가찍었어. 바텀라인전 누구꺼? 내 거야. 이즈가 "어라, 지금은 좀 쉬죠!"하는 식으로 백핑 한 번 찍었다면 나도 안했겠지만, 그런 핑 없었으니까 니문제야!!하는 건 완전 미친지랄이고.

내탓임ㅇㅇ

어쨌든

"방금은 제 탓이 맞아요. 그치만 이즈님 말대로, 우리 잘 컸기도 해요. 이즈님 잘 해요. 다시 추스려봅시다. 2유충 1/1용인데 뭐."

하고 이겼다.

그 친구한테 "사미라로 탈진든건 좀 그렇다/ 그 판 루샨이 나한테 오더를 잘 해줬다."같은 말하는 건, 자존심에 기스낼까바 안했어. 근데 원딜은 확실히 그런 걸 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해.




4. 막판

시비르가 시발 라인을 주구장창 밀어.

좀 씨발 땡겨주면 적절히 궁플박고 털어먹을 각인데, 그냥 존나밀어. 밀면서 또 나보고 디이브하라고(6렙전임) 핑은 존나찍더라. 아니 너 시비르인데? 되냐? 된다고? 싶었는데

이 즈음에 시비르가 또 "이거 차라리 무무님 로밍가는 게 나을듯." 하더라.

거기서 완전히 이해함. 적 아펠이야. 씨에스 어떻게든 우위잡는 게 그나마 얘 후반 억제하는 거고(아니 그냥 지금 당겨서 무무 궁플박고 하는 게 더 이득이지만) 그거 하나에 생각이 전도된 이 친구는 다른 걸 못해. 내가 어이없어서 겜 중도에 검색해보니까 얘 정글유저더라. 거기서 로밍요청한 건 차라리 정말 지극히 '정글러'다운 요청이야.

근데 만약 내가 그 때

"시비르님 라인 빡푸시하지말고; 당거주세요. 지금 쟤내 나 중단부쉬에 있는 거 모를거임." 할 수 있었다면, 이 게임도 우리가 이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거, 방금 루시안한테 배웠잖아.

오더해야 했어.

접때 적 아펠룰루가 중단부쉬 체크한답시고 스킬날렸는데, 그거 내가 부쉬 내에서 다 피하고서(무무는 기동신 가라) "이거 라인 살짝 당겨보실래요? 스킬 둘다 헛쳤다보니 얘내 지금 1대2중인 줄 알듯. 궁플준비댐." 했던 것처럼.

시비르... 솔찌 기대이하긴 했어. 하지만 좋은 각을 받고도 "시비르가 그딴 거 하겠어? 했다가 안대면 내 탓이나 하겠지." 하는 피해의식에 잡혀서 아무 말도 없었던 내가 제일 나빠.

내가 겜 터뜨린거임.









그런 식으로,

오늘은 정말 팀운이 좋았다.

오늘 정말 많은 걸 배웠어



그치, 용 턴엔 우리가 쏟아붘고 이겨놓는(딸피들임)게 아니라,

그냥 정글을 좀더 기다려봐야지.

뭐 그런 이런저런 것들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