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런 얘기는 한번씩 해봤거나, 아무리 못해도 몇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솔직히, (골드/플레/다4)는 생각하면서 겜하고 노력하면 갈수 있지." (향후 노오력설로 표기)

위 주제가 꺼내져 나올 때마다, 뭐 누구는 골드, 누구는 다4, 누구는 뭐 다2 사람마다 커트라인은 다양하지만, 노력해서 특정 티어까지 갈 수 있다는 말 자체에 대해선 딱히 반론이 없다.
나 또한 오랜 기간 동안 (넉넉하고 후하게 쳐서) 골드까지는 노력해서 갈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던 사람 중 하나였다.
참고로 나는 시즌 2부터 시작했고, 시즌3부터 만년 플다 유저이다.

어느날, 난 만년 실버인 친구랑 노말을 돌리면서 놀게 됐다. 
그리고 어쩌다 좀 쉬면서 그 친구가 직접 겜하는 모습을 의자 뒤에서 직접 관전을 하면서 보게 됐다.
당연히 겜하는데 오지랖 부리는 건 싫어할테니, 처음에는 진짜 간간히 맵만 봐주면서 
"정글 오겠네", "거기 와드야" 정도만 불러주면서 신경 건드리지 않을 정도로 훈수 둬주면서 두세판 지켜봤다.
그리고 이 실버가 겜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야, 
난 저 노오력설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개소린지 알게 돼었다.
실버 친구는 진짜 매판 열심히 겜하고 있었다. 근데 매 판단마다 뭔가 아쉽고, 뭔가 자꾸 놓치고 그런다.
막판 가서는 보는 나도 깝깝해서 쫌더 간섭하고 더 열심히 훈수질을 했다. 
근데 만년 실버는 그냥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거였다. 
그냥 그게 그 인간 타고난 뇌를 포함한 피지컬의 한계였던 것이다.

그래서 난 그 이후로 그냥 팀원, 아니면 브실골 부캐로 가서 팀원이던 적이던 아쉬운 플레이나 판단을 내렸으면,
그냥 굳이 거기다 말쌈으로 설명을 해주거나 아니면 열내는 걸 포기했다. 
그냥 "저 사람도 한계치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거겠지. 그래도 지한테도 랭큰데" 하고 그냥 맘을 놔버렸다.

사실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저 노오력설이 얼마나 가당찮은 개소린지 알수 있다.
사람마다 할 수 있는 노력의 최대치가 천차만별인데, 누가 무슨 잣대로 그 노력의 양을 판별하고 평가할수 있겠는가?
맨날 따라오는, "유튜브 강의 영상이나 해설 같은 거 보고, 진 겜 복기하고 하다보면 보는 눈이 넓어져서 티어 올라요."
이런 허울 좋은 말들도 진짜 허울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말하는 사람은 상대방 잘되라고 위해서 말한 거겠지만, 
저 말을 듣고 실천하려고 해도 만년 그 티어에 갇힌 사람은 그냥 본인의 힘만으로는 탈출 하기 힘든게 사실이라는 거다.
그냥 타고나길 그 실천을 하기 힘든 뇌구조로 태어난 것이다.

여기서 잠깐, 말꼬투리 잡힐만한 껀덕지 몇가지 해설을 하고 가겠다.

1. 그럼 모든 사람들의 롤티어가 태어난대로 성선설/성악설/운명처럼 그냥 결정지어진 것이라는 거냐?

그 사람이 태어났을 때, 현재의 티어가 결정난건 아니지만, 그 사람이 갈수있는 최고티어의 한계치는 정해져있다고 보는 거고, 그 사람의 현재 위치가 그 티어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사람이 골플다를 못뚫는다고 노력을 안 한게 아니다. 일부 트롤 빼곤 랭에서 다들 열심히 하려고 한다. 단지, 특정 티어까지 못 간게 그사람이 노력안하고 머리 비우면서 겜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라는 거다.

2. 누구는 30/40대인데 다이아 갔고, 누구는 신체적 장애가 있어도 골드 간다. 저거보다 못하면 노력 안하는 거지 뭐냐.

이거야 말로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 안하는 쓰레기 같은 말이라고 생각 한다.
나이가 많아서 피지컬적인 핸디캡이 있을순 있다. 나이 들면서 반응속도나 반사신경속도 감퇴는 자연스러운 거니까.
하지만, 30~40대 롤 하는 중년 인구가 전세계 몇십몇백만명은 될텐데, 그 중에서 티어 높은 사람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거다. 
당연히 10~20대 인구에 비해서 고티어 인구가 비율적으로 낮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젋은 저티어 유저들이 노력을 안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틈틈히 말하지만, 여기서 트롤들은 논외다.
물론 중년인데 다이아 이상 찍은 사람? 열심히 했겠지. 
자기는 중년이라 피지컬 안좋지만 맵리와 운영으로 뇌지컬과 노력으로 올라갔단다.
하지만 나이 든 본인이 할수 있다고 해서, 그보다 (피지컬 좋을) 젊은애들이 못찍는걸 노력부족탓으로 돌리는건 잘못된 것이다.
게다가, 보통 저런 중년다이아들이 말할 땐, 조곤조곤 말하는 듯 하면서 한국 특유의 나이로 자신의 말의 권위를 세우려는 뉘앙스가 적지않게 뿜어나온 다는 것도, 참 재수없게 보인다는 거다. 
비슷한 예로, 니들이 돈이 없고, 성적이 낮고, 스펙 안쌓고, 그렇게 생겨 먹은건 니들이 노오력을 안해서 그런거다라고,
요즘 젊은이들은 저렇게 사람마다 여건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열악한 상황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저런 소리 하는 꼰대들을 극혐하지 않는가? 


제목에서처럼 내가 노오력설을 어이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저 노오력설을 말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셋이 솔직히 제일 어이없고, 조금 더 나아가서는 역겹다고 생각한다.
특히, 보통 노오력설을 말하는 사람 특징이, 보통 그 노력의 영역으로 갈수 있는 티어를 자신의 현재 티어보다 밑으로 설정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단언컨데, 단 한번도 나는 자신의 현재 티어보다 위 티어를 노력해서 갈 수 있다고 말 한 사람을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이게 무슨 말인가. 
자신이 그어놓은 노력의 마지노선을 넘어선 본인은 '노력하면서 겜하는 사람'이고,
그 선까지 달성 못한 사람은, 어지간히 던지는 트롤 아닌 이상 '노력을 안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게 무의식적 전제로 깔고서 말을 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아닌가? 
"나는 라인전 다 이겼는데, 개못하는 니들같은 놈들 계속 팀으로 만나서 못이기겠네."
맨날 솔랭에서 보는 팀운타령하면서 아군욕하는 역겨운 놈들 마인드랑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본인이 하는 노력은 노력이고, 상대방이 못하는건 노력을 안해서 그런거라고 지들 스스로 재단해버리는 더러운 언동 말이다.

슬슬 결론 지으면서 요약으로 끝을 맺어야겠는데,
내가 저렇게 길게 풀이해서 노오력설을 외치는 인간들의 양아치같은 무의식을 해석한 걸 보고,
불편러/쿨찐/방구석철학자 등등 하고 시답잖게 생각할 수 있다는 점도 나름 인지하고 있다.
근데, 다시 말하지만, 나 또한 저 노오력설을 믿고 있었다, 만년실버친구의 플레이를 직.접. 보기전까지는...
첨 볼 땐 뭔가 측은하다가도, 그냥 나중 갈수록 걔들이 어려워하는 이유가 있었구나하고 그러려니 하게 됐다.

그냥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인간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고, 니가 한 노력만 노력이 아니다."는 말이다.
흔히들 마챌은 재능의 영역이다 뭐다 하는데, 만년브실골도 똑같다. 그 사람들 나름의 노력을 한거다.
아무리 노력해도, 유튜브를 보고 명심하고 몸에 버릇새기게 하려해도 그냥 뇌 용적이 그걸 못따라가게 태어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거다.
본인보다 저티어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면서 자기가 깨달은 롤이론의 정수를 전수해주거나 격려해 주는 것도 좋다.
다만, 상대의 노력여부를 그 사람의 몸과 입장으로 경험해보지도 않은 주제에, 함부로 재단하는건 지양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추가+) 

그냥 방구석 개똥철학자가 롤단톡방에서 나왔던 얘기갖고 좀 생각해보고 정리해서 싼 글인데,
생각보다 글이 화제가 많이 됐네.

나와 반대되는 애들 의견도 얼추 알겠어. 
결국의 노력의 퀄리티가 다르단거 아니야? 근데 이건 내가 했던말이야.
그 노력의 퀄리티가 높은지 낮은지 니들이 진짜 만년 브실골들의 몸에 들어가서 직접 체험하고 느낀게 아닌데,
무슨 잣대로 판단하니? 노력의 방향이 다르다, 틀리다도 같은 말이야. 
잡기술이나 꿀팁 이런거 찾아볼줄 모르거나 환경여건이 안되서 신경을 그쪽으로 못쏟는 애들은 어떡하고?

그리고 내가 지켜봤던 내 친구의 뒷모습과, 그에 대해 내가 훈수둔 거에 대해서도 뭐 방향이 틀렸을거다.
그게 그 친구 최선인지 어케 아냐. 라는 뇌피셜을 쏟아내는 애들이 좀 있더라고?
근데 중요한 건 내가 말하고자 한건, 그 친구가 최선인지 아닌지가 아니야.
그냥 티어가 내 기준으론, "당연한 플레이" 인데도 그 친구는 내가 하나씩 찝어줘도 못했거나 신경을 못썼단 거고,
결국엔 그냥 사람마다 롤 이해도의 스펙트럼이 천차만별일 수 밖에 없었단 걸 내가 느꼈단게 포인트야.
이걸 이해 못하고 그 친구의 노력을 운운하는 건 참 할말이 없더라.

근데 얘들아, 존나 가불기라고 할수 있겠지만 말야.
니들이 어떤 노력을 상상하건, 그 노력 자체가 그냥 체질적으로 불가능한 인간이 무조건 존재할수 밖에 없어.
욱하는 성격땜에 급발진 플레이 하는 애가 있을수 있고, 정신산만해서 지나가다 적핑와 발견해도 안지우는 애가 있을수도 있고, 세상엔 진짜 다양한 사람이 참 많아. 뭘 열심히 꾸준히 붙잡고 집중할수 없는 류의 플레이어가 있을수도 있는거고.

내가 진짜 이런 말 안하려고 했는데, 니들 기준으로 사람이면 누구나 할수 있을거 같은 수준의 노력도 하기 힘든 사람이 분명히 어딘가는 존재하고 있고, 그걸 모르는 애들은 진짜 인생경험이 일천하다고 밖에 말 못하겠다.
겜 못한다고 이런 표현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냥 지능이 딸려서 못하는 불쌍한 사람일 수도 있고.
니들이 겜에서 늘상 쓰는 표현인 "이게 사람이냐?" 싶은 사람들도 세상엔 널려있어.
걔들이 노력을 "할줄 몰라서, 이상한 방향으로 해대서," 이런 말 하는 애들은, 
본인의 노력은 올바르고 자신은 노력 노하우가 있다고 자부하는 오만으로 밖에 안보여.
원글에서도 말했지만 자신들의 기준으로 그 상대방이 하는 노력을 판단하는 것은 그만두는게 맞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