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 내가 있었던 건물은 무너졌다. 철근이 드러나고 콘크리트가 뜯겨나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건....

그러니까...

꿈.... 인가?

그러지 않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는다. 퇴근할 때 마신 편의점 맥주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콘크리트 더미를 헤치고 기어올랐다. 군데군데 사람 모양의 검은 자국들이 연기를 뿜고 있었다. 
고기를 굽는 것 같은 냄새도 나지만, 식욕을 자극하긴 커녕 욕지기만이 올라왔다.

간신히 뭔가가 보일 만한 위치까지 이동했다.

하늘은 여전히 붉었고, 전등이 모조리 깨져서 세상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갈라진 틈을 보지 못하고 앞으로 넘어졌지만, 아픔을 느낄 정신이 없었다. 콘크리트.
철근. 다시 철근. 구덩이. 검은 자국. 고기 타는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