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군대 전역일이 5월 7일이었거든

군대가면 철든다고 어버이날 전날이 전역일이라 그때 맞춰서 처음으로 선물다운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음

그때 병장 월급이 10만원 언저리였는데 몇달동안 아끼고, 말출나갔을때 자취방에서 잔다고 거짓말치면서 단기알바도 뛰면서 100만원 살짝 더 모아서 그걸로 부모님 두분 선물 각각 하나씩 사드렸음

엄마 선물은 지갑이었는데, 몇주 후에 본가 가보니까 엄마가 예전에 쓰시던 낡은 지갑을 그대로 쓰고 계시는거
여자한테 지갑이 어울리는 선물은 아닐 수 있어도 오래되어보여서 나름 생각해서 고른거였는데...

그래서 물어보니까 약간 당황해하시면서 그거 환불했다고 하시데
얼마전에 나한테 갖다줬던 홍삼 그 돈으로 산거라고 하시면서....

뭐 선물이 맘에 안들어서 환불하는거야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건데, 그때는 너무 속상했음

난 뭣도 모르는 대학생이었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선물 드리는거였고, 그럴려고 당시기준 매우매우 소중했었던 내 말년휴가까지 알바뛰어가면서 번 돈이었으니까 솔직히 무시당했다는 느낌이었던듯

그때 엄마한테 진짜 엄청 화냈었음. 태어나서 그렇게 화낸게 처음이었던거같음. 10년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도 그때 뭐라고 화냈는지 그 멘트 하나하나 기억날 정도니까....

가족들 다같이 밥먹는 중이었는데 그렇게 화내고 혼자 자취방으로 들어와서 핸드폰도 꺼놓고 주말 내내 잠수탔음

그랬더니 다다음날인가 엄마가 내 자취방까지 찾아오셔서 사과하시더라고. 

그러면서 그때 했던 말 진심 아니지? 하시는데 그제서야 그날 화나서 막 뱉었던 말들에 엄마도 상처받으셨다는걸 알아버렸음

엄마도 그냥 그냥 군대에서 월급 많이 줬나보다 하셨던거지 내가 휴가나와서 알바까지 뛰면서 모은 돈이었다는걸 아시고 엄청 놀라셨다 함

그렇게 헤프닝으로 끝나긴 했는데 아직도 내가 부모님한테 뭐 사다드리면 엄마는 가끔 "이거는 환불해도 되나요~" 하면서 나 놀리심

말씀은 장난스럽게 하시는데 아마 엄마도 그때 내가 했던 말때문에 좀 상처받으셨던거겠지

어버이날 될때마다 생각나는 후회되는 에피소드임

부모님한테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