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래도 출근시간을 굉장히 넉넉하게 가져가는 편인데
늘 타던 시간대의 지하철, 그 다음 시간대의 지하철을 놓쳐도 안정권일 정도로 여유있게 나감
근데 오늘은 악재에 악재가 겹쳐서 다다음 지하철까지 놓치고 타게 됨

사실 늘 타던 시간대, 늘 타던 칸에는 어느정도 고정멤버들이 있어서 거기서 오는 익숙함도 있었음
오늘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을 마주해서 그런가
그런 새로움에서 비롯된건지 의자 옆칸에 서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신선해서 자꾸 눈이 가는거임

지하철 역 보는 척 하면서 계속 힐끗힐끗 쳐다봤음
사실 책이고 뭐고 상관 없이 걍 예뻐서 봤음

근데 내가 이동거리가 그리 길지 않아서
곧 내려야했음
안내리면 당연히 지각이기도 했고

근데 너무 예쁜거임 책을 읽는 그 모습이
그래서 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빠르게 결단 내려서
팀장님한테 긴급 콜 때려서 오늘 오전 반차 써도 되는지 여쭤봄
팀장님이 어디 아픈지 물어봤는데 차마 거짓말은 못했고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고만 함

그렇게 오케이 받고 내일 역 지나쳐서 계속 갔음

지하철에서 내리고 말을 걸어야하나? 지금 말을 걸어야하나? 고민하다가
내리고 말 거는건 모양새가 너무 이상해보여서 말을 걸려고 다가감
대화 주제는 어느정도 구상해뒀는데, 대화의 포문을 어떻게 열어야할지 당최 모르겠는거임
지하철에서 낯선 사람이 어떻게 말을 걸어야 자연스러운걸까 생각하다가

도저히 답이 안떠올라서 그냥 출근함
근데 너무 예쁜거임 책을 읽는 그 모습이 << 까지가 있었던 일이고

그 이후가 내 망상인데 망상을 전개하다보니 말을 걸 방법을 못떠올려서 일단 출근하고 로벤에 물어보러 옴 ㅇㅇ...
일단 내일도 굉장히 촉박하긴 하지만 그 시간대의 지하철을 탑승할 예정임
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