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본 건 도서관이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너.
햇빛이 네 머리카락에 내려앉아, 마치 장면 전체에 필터라도 씌운 듯했지.
그 순간 나는, 책이 아니라 널 읽고 있었어.

너는 항상 정해진 시간에 오고, 정해진 자리에 앉았지.
난 네 반대편에 앉는 게 일상이 됐고,
너 몰래, 하루에 몇 번씩 눈길을 훔쳤어.
우리 사이의 거리는 한 팔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웠는데,
말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줄, 그때 처음 알았어.

그러다 어느 날, 네가 먼저 내게 말을 걸었어.
“저기요, 혹시 이 책… 추천해주실 수 있어요?”
심장이 너무 커져서, 대답이 목에 걸릴 뻔했어.
그냥 책 제목 말하면 될 걸, 나는 바보처럼 줄거리부터 설명했지.
넌 웃었고, 그 웃음에 내 하루가 물들었어.

그날 이후, 우리는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마주쳤고, 책을 나눠 읽었어.
커피 취향도, 좋아하는 계절도, 웃음소리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지.
그리고 어느 날, 너에게 작은 쪽지를 건넸어.

"나 요즘, 책보다 너한테 더 집중돼."
너는 쪽지를 읽고 웃었고,
내 심장이 또 한 번, 책상 위에서 넘어질 뻔했지.

그게 우리의 첫 고백이었어.
말은 짧았지만, 마음은 길었지.
지금 생각해도 그때의 떨림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내 기억 속에서 책갈피처럼 꽂혀 있어.


요약:

화자는 도서관에서 창가에 앉은 한 사람에게 첫눈에 반한다. 매일 마주치지만 말을 걸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어느 날 상대가 먼저 말을 건다. 그 계기를 시작으로 함께 책을 읽으며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간다.

결국 화자는 쪽지로 작은 고백을 전한다:
"나 요즘, 책보다 너한테 더 집중돼."

상대는 그 고백에 웃음으로 화답하고, 두 사람의 마음은 조용히 이어진다.
짧은 말이었지만, 그 순간의 설렘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첫사랑의 기억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