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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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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로붕이의 이별 이야기 인것이야.. ㄷㄷㄷ;;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리가 처음 아크라시아에 발을 내디뎠던 그날을 기억해? 루테란 성 광장에서 모코코 씨앗을 줍던 꼬마 시절, 너랑 나는 같은 날 전학 온 ‘뉴비’였지.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그 낯선 대륙에서 우리는 서로의 유일한 파티원이었어. 네가 내어준 ‘설탕 뿌린 토마토’ 요리.처음 너의 영지에 놀러 갔던 날, 내 요리 레벨이 낮아 허겁지겁 먹어치우다 네가 자기 몫까지 뺏어 먹는다고 붓을 휘두르며 울먹이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중등부까지는 같은 학교에 다녔는데, 전문 전직때 나는 슈샤이어의 전사로, 너는 림레이크의 환술사로 갈라지게 됐지.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나고 내가 교문 앞에서 기다리면, 넌 가방 가득 ‘장인의 찹쌀떡’ 같은 먹을 걸 챙겨와서 "이거 먹고 스퀘어홀 타자"며 웃곤 했어. 길드원들이 "둘이 언제 영지 공유하냐", "약혼식은 언제 올리냐"며 놀릴 때, 내가 눈치 없이 "우리가 왜?"라고 대답했던 날. 너의 그 씁쓸했던 감정 표현 이모티콘... 이제야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 알 것 같아. 베른 남부에 가서 난 엉뚱한 레이드만 뛰며 첫 연애를 하고, 군대라는 긴 대규모 전쟁을 다녀온 뒤 두 번째 연애마저 실패했을 때... 주점에서 술이나 마시며 한탄하던 내 옆에서 네가 그랬지. "왜 나는 안 봐줘? 18년을 네 뒤에서 힐만 줬는데... 나도 너 좋아한다고!" 울먹이며 붓을 꽉 쥐던 너의 고백. 그날 우리는 비로소 '친구'라는 파티를 해체하고 '연인'이라는 길드를 창설했어. 함께 지내보니 알겠더라. 그냥 루테란 들판만 뛰어다녀도 즐겁고, 맛있는 요리 재료만 보면 네 생각이 먼저 나고. 너와 함께한 모든 스크린샷 한 장 한 장이 내겐 그 어떤 수집품보다 소중했어. 내가 사람에 치여 길드를 탈퇴하고, 3년 동안 아이템 레벨도 못 올린 채 영지에서 나무나 베고 낚시나 하던 ‘쌀먹’ 인생을 살 때도... 넌 단 한 번도 "왜 강화 안 하냐"고 다그치지 않았지. 오히려 "천천히 해도 돼, 내가 옆에 있잖아"라며 내 빈 마음을 채워줬어. 그때 난 내가 너무 보잘것없는 '빈껍데기' 같은 놈이라, 네 응원을 그냥 지나가는 시스템 메시지처럼 치부하며 자기혐오라는 디버프에 걸려 있었나 봐. 대가 없는 너의 '성스러운 보호'가 너무 과분해서 그랬나 봐. 정말 미안해. 아빠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덤덤히 전했을 때, 넌 말없이 다가와 ‘포옹’ 이모티콘 대신 너의 따뜻한 온기로 나를 안아주었지. 그날 난 처음으로 네 품에서 내면의 칸다리안 주점보다 더 크게 울었던 것 같아. 드디어 지난달, 나도 번듯한 직장에 취업해서 이제야 너와의 미래라는 ‘엔드 콘텐츠’를 꿈꿀 수 있게 됐다고, 혼자 바보처럼 영지에서 웃으며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오늘 너에게서 귓속말이 아닌 전화가 왔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이제는 나와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너의 ‘작별 고별사’. 머리를 둔기로 맞은 것보다 더 큰 기절 상태 이상에 걸린 기분이었어. 엊그제까지만 해도 같이 레이드 돌았잖아. 심지어 우리 어제도 만났었잖아 왜? 돌아온 대답은 나와의 미래가 이제 더 이상 그려지지 않다고 했었지 네가 없는 아크라시아를, 아니 이 세상을 내가 혼자서 버틸 수 있을까? 너무 무섭고 두려워.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외쳐봤지만, 너는 차단 목록에 나를 올린 듯 아무런 대답이 없네. 18년의 짝사랑과 6년의 연애. "24년 동안 너만 바라봤다"던 네 사랑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이제야 가늠이 돼서, 나는 차마 너를 추하게 붙잡지도 못하겠어. 그 위대한 사랑을 내가 또 의심하며 너를 힘들게 할까 봐 무섭거든.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이젠 수신인 불명 우편이 되어버렸네. 너는 좋은 사람이야 좋은 친구야 좋은 사랑이야 나 같은 모자란 로붕이 말고, 너의 선율을 진심으로 아껴줄 멋진 딜러 만나서 행복해야 해. 넌 그럴 자격이 충분하니까. . . . . 비가 많이 오네... 오늘 아크라시아의 날씨는 참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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