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너희들이 잘 때는 그냥 잠만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걸 교육시켜주고 싶었는데, 그게 이런 방향으로 저를 위험하게 만들 줄 몰랐다면서 방에서 자책하고 눈물흘리십니다.
어머니도 너는 왜이리 무모한 짓을 하냐면서 저를 혼내고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따졌습니다.
1. 왜 전기 차단됐다면서 내가 만지니까 전기가 통하냐? 아빠가 날 죽일 뻔 했다.
2. 엄마는 모르면서 나한테 왜 화내냐?
3. 목장갑에 고무있는 빨간장갑을 썼고, 고무라서 안 통하는 거 아니냐? 아빠도 저걸로 작업했었다.
아버지는 1을 듣고 방에 들어가셨습니다.
2도 엄마가 속상해 하셨습니다.
3은 당췌 이해가 안 갔습니다.
아빠가 작업할 땐 분명 저 장갑을 썼는데, 저만 이렇게 감전된 게 이해가 정말 안 갔거든요.
그런데 어느정도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각해 보니 제가 부모님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뻔했고, 어쩌면 벌써 박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하셨던 '너희가 잠 잘 땐 잠만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라는 게 다시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저와 동생을 위해서 그러셨던 거였고, 어머니도 제가 다쳐서 속상한 마음에 그런 말씀 하신 거란 걸 지금은 압니다.
그렇기에 정말 죄송하다고 다음부터 위험한 건 먼저 물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사실상 평일에 공부만 하다가 주말에 그것도 오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냥 게임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냥 무언가에 간섭받고싶지 않고, 제 자유시간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재획을 했었고, 저게 빠지든 말든 어차피 지금 하든 나중에 하든 어차피 뽑을 건데, 재획 끝나고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방의 모든 전기가 꺼졌다고 생각해서 한 쪽으로 잡아서 뽑을라 했는데, 쇠가 휘기만 하고 안 빠졌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전기가 안 통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냥 두 쪽 잡고 뽑아버리자' 라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 순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고, 다 저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불찰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사과드려야 할 분들은 인벤 분들이 아니고, 부모님이라고 생각하여 먼저 사과를 드리고 글을 쓰게 돼서 이 글을 쓰게 된 시점이 늦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걱정해 주셨던 인벤 분들의 말씀 귀담아 듣지 않고 그냥 실행에 옮길려고 했던 점 정말로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다시 한 번 안전이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으며, 로켓단이 피카츄 백만볼트를 맞으면 왜 하늘로 날라가는지도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또한 죄송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