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는 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작은 책 한 권

그녀는 조용히 시를 읊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그 순간

뒤에서 두 손이 눈을 가렸다.

"누구게~?"

선화가 한숨을 쉬었다.

"하하하하 누굴까~ 도련님?"

"짠!"

선화가 눈을 떴다.

잠깐 침묵.

"...도련?"

앞에 서 있는 건

복면을 쓴 산적 둘이었다.

선화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런 도란"

산적 하나가 헛기침을 했다.

"너 납치된 거야"

선화가 잠깐 생각했다.

"영변에 약산이 아니라…"

"...염병이네"

산적 둘은 선화를 들쳐 업고 산을 넘기 시작했다.

하나 넘고 또 하나 넘고 강까지 건넜다.

그러다 갑자기 멈췄다.

선화의 눈은 안대로 가려져 있었다.

(뭐지… 갑자기 왜 멈춘 거지…)

(지금이 기회다!)

선화가 도망치려는 순간

또다시 두 손이 눈을 가렸다.

"누구게~?"

선화는 생각할 것도 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퍽!!

"윽!"

남자의 목소리가 터졌다.

"서… 선화야… 나야…"

선화가 멈췄다.

"…뭐라?"

"백산이다…내가 널 구하러왔다…"

잠깐 침묵

선화가 콧방귀를 뀌었다.

"아따 매 어이가 없어부러"

"어디서 내 이름 듣고 왔나본디!"

"내가 이리 봬도 조선에서 놀던 여자였지라!!"

"...선화야"

"...왜"

"나 진짜 백산인데.."

그날 이후

선화는 이번 사건으로 백산 도련님에게 평생 놀림거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