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 128랭크가 된 이시스 유저입니다.
처음 퍼드를 접했을 땐 아무것도 모르고 기간테스 하나로 거인의 탑까지 무난히 갔었고 이후 마왕성까지 올라가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다 커뮤니티를 검색하고 정보를 모은뒤 2일간의 리세마라를 거쳐 이시스를 구했죠.

이 글은 가이드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가이드라기 보다는 어떻게 즐기는 것인가? 에 대한 짧은 보고서 정도가 되겠군요.

다른 이들의 잘 짜여진 공략과 보기만해도 탐나는 파티를 보며 나는 언제 저렇게 될까 고민하는 분들.
그리고 그러한 조급함에 조금이라도 빨리 올라가기 위한 가이드를 탐독하고 게임 아닌 작업을 하는 분들에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시작에 앞서 퀴즈!
다음 몬스터로 앙케이트 5 던전 파티를 구성해보세요.
정답은 맨 아래 있습니다.

폭염용 티라노스볼케이노 드래곤불사조 기사이프리트붉은 여제 에키드나ECO 샐러맨더 알마
얼음용 플레시오오로라 드래곤아이스 가디언ECO 페펜 알마성스런 바다신 이시스신탁의 대천사 가브리엘
꽃나무용 브라키오스어스 드래곤ECO 선인당 알마마리 & 에바 8호기자유와 바람의 정령 실프수렵신 아르테미스
아마테라스 오오카미라이트닝 홀리 드래곤하늘의 기사 바체머신 골렘 Mk-III섬광검의 마신장 바알전쟁의 장미공주 그레이스 발키리
월광용 드스피너스어둠의 마법검사뱀파이어로드츠쿠요미무지개 파수꾼종언의 교활신 로키



1. 리세마라.

가이드를 검색하면 80%는 4가지 단어로 압축됩니다.
리세마라, 에키드나, 강림, 주말거탑.
그리고 그 중 초보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것은 바로 리세마라일 것입니다.

리세마라에 대한 가이드는 많으며 그 중 틀렸다고 평가할 만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워낙 대세화 된 리더가 확연히 드러나니 전혀 엉뚱한 것을 추천하는 가이드를 보기가 더 힘들죠.
하지만 그로 인하여 시작부터 정보를 구하러 온 뉴비들은 고통당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리세마라를 통해 굴리는 레어에그의 드랍테이블은 무지막지합니다.
갓페가 아닐땐 신의 ㅅ 도 구경하기 힘들 지경이죠.
금알은 커녕 도금알이라도 다행이라 여겨야할 지경이니까요.
그런 무지막지한 확률을 뚫고 그 중에서 남들이 권하는 놈이 나올때까지 반복해야합니다.
시작부터 암울하지 않나요?


2. 주말거탑.

초보자들의 상담 게시물이 올라오면 달리는 답변의 70%가량이 이 단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랭크 업을 하라는 거죠.
맞는 말입니다.
랭크업은 많은 것을 제공합니다.
스테미너, 코스트, 친구 목록을 증가시켜주죠.
던전에 들어가는데 스테미너는 필수고, 높은 코스트는 더 강력한 파티를 구성하게 해줍니다.
강력한 친구는 던전 공략을 쉽게 만들어 줍니다.

네, 효율성을 위해서 랭크 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막상 거탑 노가다를 시작해보면 몇 가지 문제점을 느끼게 됩니다.
처음 몇 바퀴만 돌아도 랭업이 될때는 재밌습니다.
약 70랭크 정도까진 경험치가 팍팍 오르는 맛에 시간을 잊고 돌게 되죠.
그러다 80랭이 되면 안오르기 시작합니다.
커뮤니티에선 이번 앙케에 뭐가 나오더라, 놓치면 다음번엔 언제올지 모른다더라 말이 많은데 스테가 있어도 질 못합니다.


3. 강림과 스페셜

초보자들과는 관계 없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가이드에서도 강림 갈 바엔 랭크업에 힘쓰거나 필수몬인 에키몬이나 나가몬등을 파밍하라고 권유하죠.
시도 해보지도, 할 생각도 없이 넘겨버립니다.
사실, 안하는게 옳습니다.
어차피 안 될꺼야 아마....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자기가 원하는 파티를 구성하고 싶다면 스페셜을 돌아야 합니다.
진퇴양난이죠.


4. 결론

여기까지 읽으면 도대체 네 놈은 얼마나 잘났길래 해답없는 문제만 던져놓느냐 라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제가 읽어도 정말 재수 없네요.
그에 대한 해답을 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니까요.

결론은, 즐겨라 입니다.

맨 위에 나열한, 속성별로 6개씩 놔둔 유닛들로 앙케 5를 공략하라고하고 그 정답은 맨 아래 적었다고 했을때 아무 생각 없이 내린사람도 있을 것이고 한참 고민하며 자기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생각 없이 쭉 내려서 정답을 찾은 사람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정답은 없습니다.
퍼즐앤 드래곤에서 퍼즐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과정"입니다.

드래곤은 이젠 드래곤에서 갓이 되야 할 판이지만, 게임 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를 차지하는 드래곤은 그 방법을 실행할 자신의 자원이죠.

때론 해결할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잘못되어 실패할 수 있습니다.
때론 실행할 자원이 빈약해서 실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건 그러한 실패 경험은 자신의 지식이 되고 다음번 도전에 사용될 새로운 경험이 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던전에 도전하고, 
도전하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파티를 재정비하며,
실패한 원인을 찾고 그걸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것.
그것이 퍼즐앤 드래곤이 재밌는 이유니까요.

제가 이시스를 얻기 위해 2일동안 지겨운 노가다를 한 것은, 마왕성까지 가면서 얻은 경험과 커뮤니티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제 나름대로 주력이 될 파티를 고민하고 필요한 리더라 생각되어서이지 남들이 이시스 짱짱걸이라고 강조해서 얻은게 아닙니다.
이시스를 얻은지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아 호루스가 가장 핫한 리더로 떴고,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어 루시퍼가 리세마라 정점에 섰으니까요.
여전히 구하고자 하는 아르라우네가 안나와 고통받고 있지만, 이시스를 얻기위해 했던 노력이 헛되었다고 느끼진 않습니다.


어느 가이드인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우팟은 모든 던전을 씹어먹을 유일한 팟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파티를 완성하는 순간 퍼드에서 즐길거리는 끝날 것이다."
요약하자면 이런 의미였죠.

맨 처음에 낸 퀴즈는 결국 이 말을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p.s. 파티 구성에서 고민을 하고 확인하러 내려오신 분들에게.
어떤 구성을 하던 그건 정답입니다.
각자가 자신에게 정한 컨셉으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가진, 가장 자신있는 조합을 골랐을 테니까요.
한 순간이라도 고민을 하신 여러분들은 모두 정답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