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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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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거신 이데온 감상![]() 2주에 걸친 감상을 끝냈습니다. 보는 순서는 어디선가 주워들은대로 38화(TV판 마지막 화 이전)+ 극장판 발동편 이었습니다. 꽤 오래된 애니메이션이고 그 사이에 여러 애니를 보다보니 진도가 느린 편이었네요. 이전에 카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기 불편해 보는게 힘들다는 별 쓸모없는 푸념글을 이전에 적은 적이 있었는데 그거보다 데크가 더 심각했습니다. 피시방에서 오버워치하는 변성기 막 온 중딩 목소리 그대로 소리를 지르는게 빠져들지만 않았으면 하차할 정도로 자극적이었습니다. 작화쪽은.. 몰아보다보니 배경만 다르지 터지는 방법이 똑같은 것도 있고.. 등장인물 얼굴이 자주 변하고 오래되어서 투박했지만 극장판에서 생각이 확 바뀌었어요. 부드럽고 간지났습니다. 극장판을 볼 때 즈음 멘탈이 조금 금이가고 피로에 눈이 무지개빛으로 돌아가서 그런지 몰라도요. 전체적인 감상은 멍하네요. 새하얘졌습니다. 멘탈이깨진거 비슷하네요. 약 30화 즈음부터 이걸 이렇게 진행해버리는 제작진들을 미쳤다고 생각하면서 보다가 극장판에서 파사삭 해버린 것 같습니다. 허무하고 충격적인 죽음이 너무 많아서요. 그중 최악은 꼬마아이가.. 하... 끝까지 이해를 하자는 말이 오고갔지만 오해로 뒤틀리고 연달아 뒤틀리면서 서로가 공멸로 향하는 과정은 인상적이면서, 숨을 참고 보게 만들었습니다. 이데온의 말도 안되는 힘도 있었지만 그만큼 오해들과 이해들이 그 힘을 무섭고도 아름답게 만들어줘서요. 다 보고나서 중요한 장면마다 나오던 엔딩곡을 들으니 충격이 가시질 않네요. 그런데 이 기분을 즐기고 있어요. 새하얗게, 3일정도 빠르게 정주행했던 작품의 장면들을 되돌아보고 결말을 곱씹으면서요. 이정도로 된 작품을 본게 퍼건이나 z건담이라서 그 작품과 겹쳐보이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전쟁에 휘말려 강력한 메카에 탑승한 아이, 무심하게 폭발과 총에 쓸려나가는 병사들, 탈출하고 방황하는 우주선 등등.. 퍼스트 건담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샤아같은 매력적인 악역이 이데온에선 없었다는게 단점이지만요.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의 작품을 보며 즐기는 것 중에 하나가 '한 캐릭터의 몰락'이에요. 평범한 캐릭터의 인생이 꼬이고 상황이 뒤틀리면서 한 발자국씩 강제로 아래로 떨어지고 떨어지는 그런 몰락이요. 결말부에는 꿈도 희망도 없이 그나마 화려했던 자신의 과거를 비교하고 손을 뻗어보다가 죽어버리는 그런 몰락. 비슷한 캐릭이 있어 좋았습니다. 중반부까지는 몰랐는데 후반부에 그런 캐릭터가 등장해서 좋았네요. 몰락해버렸습니다. 특히나 38화 정도의 인내심? 스토리를 끝내버리는 극장판은 엔드오브에바를 떠올렸습니다. 아직도 제 머리에 도는 충격적인 장면들 중 하나가 엔드오브에바인데 저걸 먼저봐서 그런지 이데온 극장판의 상황이 에바와 겹쳐보였습니다. 이데온 쪽이 저는 더 마음에 드네요. 오해의 끝이 파멸로 이르는 과정이 멘탈을 부숴버리는 쾌감을 줘서요. 막 끝을 보고 온 참이라 정신이 없는 글이에요. 본다면 반드시 추천하고 싶네요. 제 기준으로는 걸작, 명작이라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애니 보는 걸 조금 쉬고 싶네요. 미숙한 감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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