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람별이
2024-11-2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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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얼간이 유라시아 육로 여행(세계에서 가장 긴 기차 여행길) #4이전 여행기에서 이어집니다. 쉽지 않은 유럽 입국, 그래도 어찌저찌 도착한 에스토니아, 탈린. 한국인들은 잘 모르는 유럽국가 에스토니아. 발트 해를 끼고 있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리우는 국가죠. 서로가 다른 문화와 민족성을 가졌음에도, 여러 이민족과 강대국에게 지배받는 신세였죠. 18세기 부터는 러시아 제국, 독일군, 소련에 의해 점령되었다고 합니다. (1989년 8월 23일에 있었던 평화로운 집단시위 출처 : Imants Predelis) 1989년, 3국의 국민들은 약 200만 명이 3국을 잇는 인간띠를 만들어 평화 시위를 벌였고, '노래 혁명(singing revolution)'으로 불리우는 여러 저항운동을 전개함으로써 결국 독립을 이뤄내게 되었습니다. 세 국가의 인구를 합치면 700만 명 정도이며, 세 국가는 국토 면적의 합이 한반도의 4/5 수준인 유럽의 작은 나라들 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자긍심만큼은 대단합니다. 그래서 비록 3국 연합체가 탄탄함에도 발트 3국 등으로 묶여서 부르는 것을 싫어하며, (대한민국을 동북아3국으로 부르는 듯 한 느낌?) 특히 러시아(구소련)에 대한 반감이 높은 편이죠. 여행할 때엔 이런 점은 참고 하세요. 칭호 받고자 대충 한편 올리고 끝내려 했던 이 긴 여정이 응원에 힘입어 계속 이어지게 되었네요. 그럼 오늘도 새로운 여행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로 떠나보려고 합니다. (성 올라프 교회 회랑 풍경) 탈린은 핀란드만을 끼고 핀란드 헬싱키와 마주보고 있습니다. 탈린의 항구에서 여객선을 타면 2시간 남짓으로 헬싱키에 갈 수 있죠. 그렇기에 보통 발트 3국을 묶어서 여행하고, 또 그 여정에 핀란드의 헬싱키를 포함하곤 합니다. 물론 우리도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사고 여파로 인해 몸이 좋지 않아서 그냥 탈린 시내만 둘러보기로 했죠. 탈린은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라서 숙소만 잘 잡으면 대부분의 명소가 걸어서 구경이 가능합니다. 빠듯하게 돌아본다고 하면 하루에도 돌아볼 수 있을 정도죠. (비루 게이트) (파트쿨리 전망대 풍경) 탈린의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우선 구도심의 입구, 비루 게이트. 탈린의 가장 높은 전망대, 성 올라프 교회. 그리고 유럽의 중세같은 도심을 한 눈에 내려다보기 좋은 코투오차 전망대와 파트쿨리 전망대가 있습니다. 중세 유럽의 마을같은 구 도심의 골목골목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탈린의 여행은 무척 만족 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탈린은 물론이고 발트해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성 올라프 교회는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다만, 이 교회의 전망대는 오직 계단으로만 올라갈 수 있으며, 무척 좁은 원형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만 합니다. 발트 3국은 북유럽이나 서유럽에 비해 물가는 싼편이지만, 그럼에도 유럽은 유럽입니다. 외식 물가는 무척 비싸요. 그래서 우리는 주로 리미(Rimi)라는 마켓/마트를 이용해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리미는 한국의 이마트 같은 마트 체인으로 각종 식료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숙소는 이비스로 낙점. 무척 친절한 직원들과 깔끔한 조식이 좋은 곳이네요. 탈린의 원데이 투어를 끝내고 다음은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로 넘어가려 합니다. 이제 유럽이니까 비장의 무기, 유레일 패스를 꺼내야 할 때. 헌데, 여기서 잠깐. 유레일 패스는 일정 기간이나 지정 기간동안 유럽 내 기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럽 기차 통합 이용 시스템을 말합니다. 물론 가격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습니다.. 만 그럼에도 워낙~ 비싼 유럽의 기차 티켓이기에 이동이 잦거나 장거리, 장기간 여행자들에겐 이만큼 유용한 것이 또 없죠. 하지만, 유레일 패스라고 무조건 다 되는건 아닙니다. 사용 방법이 생각외로 까다롭거든요. 우선 티켓 앱과 플래너 앱 등을 잘 연동, 사용해야 합니다. 아니면 실물 티켓을 항시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실물 티켓은 신청 후 유럽에서 직접 우편으로 받아야 하죠. 그래서 요즘은 대부분 온라인 어플을 사용하는데, 이게 데이터가 터지지 않는 지역에선 또 안되요. 참 기가 막힙니다. (실제로 국가간 이동마다 검표를 하는데 데이터가 안터져서 티켓 확인이 안되는 경우엔 벌금을 물거나, 기차에서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유럽의 기차는 연착, 취소가 매우 잦아서 일정이 틀어지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철로 유실, 파업, 기상이변 등등 수많은 변수가 있기에 어느정도 감안하고 이용해야 하죠. 일일이 다 이야기 하자면 끝도 없으니, 이쯤하고, 저 역시도 이 모든 상황을 조만간 전부 겪게 됩니다. 그 때 다시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그럼 다시 여행으로 돌아갑니다. 탈린에서 기차로 리가를 갈 수는 있지만(이론상) 알아보니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며칠을 나눠서 가야 하더군요. 버스는 직행이 있는데, 기차는 수많은 지역을 거쳐서, 국경 도시에서 내리고 다시 버스타고 국경 넘어서 다시 기차로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레일 패스는 잠시 넣어 두기로 합니다. (원래는 직행 기차가 있었으나 이 때엔 운행 안함) (탈린 버스 터미널) 대신에 우리의 유럽 이동 메이트 럭스 익스프레스(버스)를 이용합니다. (리가 중앙 시장) 리가는 탈린과 그리 멀지 않음에도 또 다른 분위기와 매력이 있는 도시 입니다. 탈린보단 조금더 신식의 건물이 많이 보입니다. 역시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시티 투어를 나섭니다. (블랙헤드의 집/시청 앞 광장) (삼형제 건물) 리가에는 리가 성, 삼형제 건물, 리가 성당, 블랙헤드의 집 등 유명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대부분이 건축물로, 리가는 오래전부터 건축으로 유명한 도시임을 보여줍니다. 곳곳에 보이는 라트비아의 국기들, 아마도 국경일 같네요. 무슨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립니다. 음악소리를 찾아오니 멋진 광장이 나오네요. 이 곳이 리가의 중심지, 리가 시청 앞 광장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릅니다. 알고보니 오늘이 독립기념일이라고 하네요. 우리도 함께 즐기며 잠시 독립에 대한 기쁨을 나눠봅니다. 다시 한번 라트비아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합니다~ 배도 고프고 신기해서 사용해본 피자 자판기.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지금 무언가 먹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분만 드세요. 이번엔 정말 유레일 패스를 꺼내보나 싶었는데, 리가에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까지는 더더욱 많은 난관이 있습니다. 하필 도중에 철로 공사중이라 몇번을 더 갈아타고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번에도 우리의 친구 럭스를 탑니다. 러시아에서 틀어진 계획이 이렇게 여행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네요. (빌뉴스 버스 터미널)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는 탈린이나 리가와 달리 내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또 다릅니다. (빌뉴스 시청 앞) 빌뉴스에서 처음으로 숙박 이슈가 생겼습니다. 예약을 한 방이 없다고 하네요. 작은 방을 소개하더니 세명은 잠을 못 잔답니다. 이는 분명 호텔 측 과실이고 그렇다면 우리에게 방 하나를 더 추가로 줘야 함에도 그들은 무작정 우리에게 방하나를 추가로 결제하라고 합니다. 당장 다른 곳으로 옮기기엔 시간도 아깝고, 결국 2인짜리 방을 하나 더 결제 합니다. 해외 여행 중에 종종 겪는 일인데, 오히려 이번 여행에선 문제가 적었던 편이죠. 이런 작은 점들이 그 여행지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를 좋지 않게 만들곤 하죠. (빌뉴스 대학교) (빌뉴스 성당/성당 광장) (게디미나스 언덕에서 본 빌뉴스 전경) (게디미나스 언덕에서 본 풍경) 빌뉴스에는 빌뉴스 성당, 빌뉴스 대학교, 게디미나스 언덕, 그리고 빌뉴스 시청 광장 등의 볼거리가 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게디미나스 언덕은 빌뉴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이니 꼭 들려보세요. (올라갈때엔 푸니쿨라를 이용하고 내려올땐 계단을 이용 추천) (게디미나스 대로에 많은 먹거리와 좋은 카페가 있음) (빌뉴스 기차역) 이젠 진짜 유레일 패스를 사용해야 할 시간! 빌뉴스 기차역에서 유레일 패스를 개시!! 하려고 하는데 기차역 티켓 부스 직원이 안된다고 합니다. 말이 안통하고 무조건 노티켓 이랍니다. 대충 매진이라는 것 같은데 설명도 없네요. 내일은 있냐고 물으니 내일도 없답니다. 유레일 패스라는게 대충 입석 자유이용권 같은 겁니다. 빈 좌석이 있으면 앉아서 가고 아니면 서서 가는거죠. 지역 열차(우리로 치면 ITX, 무궁화호, 새마을호 같은)는 그냥 탑승 가능한거죠. 대신 고속철(우리의 KTX급)은 추가금을 지불하고 좌석을 지정 받아야 탑승 가능합니다. 복잡하죠? 네, 저도 이런줄 몰랐습니다... ㅠ 아무 설명도 없고 노 티켓만 남발하는 직원에 믿음이 가지 않았죠. 눈 앞에 기차가 있는데 빈 좌석이 보입니다. 네, 이거 놓치면 오늘 또 공치는거죠. 우선 올라 탑니다. 중간에 벌금 먹고 내리는 한이 있더라도 올라탑니다. 목적지는 폴란드 바르샤바 이지만, 거리가 꽤 먼데다 원래 몇번을 갈아타야 하기에 우선은 가보는데 까진 가보려는 거였죠. 리투아니아의 유명 도시이자 교통 중심지 카우나스로 향합니다. 중간에 검표원이 왔지만 내쫓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목적지를 묻고 중간에 갈아타라며 환승편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옳았던거죠, 타도 되는거였습니다. (나쁜 매표소 직원!!- 유럽 기차가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이용할수 있다고해도 승무원들의 유레일 패스에 대한 대응은 나라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카우나스. 이 곳에서 기차를 보니 바르샤바 행이 없네요? 시간도 맞지 않고, 기차도 없고, 갈아타고 가려니 며칠은 걸릴 듯 싶습니다. 유럽의 기차 노선은 이렇게 수시로 달라집니다. 국경을 넘다보니 나라별로도 노선이 수시로 열리고 닫히고를 반복하죠. 그렇다고 그 정보를 바로 알수 있는 방법도 없죠. 그저 어플의 공지를 통해 수시로 확인 하는 것 뿐. (카우나스 버스 터미널 매표소) 그렇게 또 다시 다른 우회로를 찾아 봅니다. 다음 이야기는 다시 국경을 넘어 폴란드로 이어집니다.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고 건강 관리 잘 하시길! * 이 여행 이야기는 유튜브 '신피디럽트립 ShinPD Luvtirp' (https://www.youtube.com/@shinpd042) 에서 영상으로 감상 가능합니다. 구독, 좋아요는 신경쓰지 않구요, 혹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해당 영상에 질문 남겨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추가로 영상도 글도 싫으신 분들은 본 여행기를 웹툰으로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제가 그린건 아니지만 심심하시면 보세요 ㅎㅎ 네이버 웹툰에서 '세 얼간이의 유라시아 육로 횡단 트립'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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