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서커스'
기원전 2세기, 공화정때 시작하여 제정때 확립된,
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엔 20세기까지 등장않는
거의 모든 중세와 근대 기득권자들이 거품물고 비난한 '대중 매수정책'이자
현대사회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이라며 복지 제도 공격용으로 사용되는 단어.


'야 빵도 막 주고 서커스 입장료 안 받았으면 그거 사람들 환심사려는 포퓰리즘 맞잖아?'

맞음.

근데 비난하는 사람들은 누가 밀을 받았고, 어떻게 지급되었으며, 왜 줬는지는 전혀 언급안함.
그거까지 들어가면, 공격용 창은 자기 자신에게 다시 날아오니까.




내용이 길어지니 오늘은 빵과 서커스중 '빵'만 다뤄보겠습니다.



로마 소맥법.
a. 로마 시민권 소유자 가장은 한 달에 30kg의 빵이아닌 '탈곡안된 밀'을 배급받는다.
b. 배급받는 당사자 본인이 직접 배급소에 와야만 하며, 대리 수령은 불가하다
c. 기사계급, 원로원 의원중 소맥법 배급을 받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재산규모와 재정상태를 원로원 회의에서 발표해야 한다.



1. 일단, 대부분의 로마 가정은 최소 4인-5인, 그 이상의 구성원이니 30kg의 탈곡안된 밀을 받는다면
여기에 탈곡후 빻아 밀죽을 쑤던, 빵을 굽던 먹으려 가공하는 단계에는 무조건 노동력과 비용이 발생하며
그 비용을 벌 수입과 노동력을 확보해야 함. 즉 소맥법으로 준 밀 외에 근로와 직업이 없으면 먹을수조차 없음.
햇반 백여개를 준게 아니었고, 말 그대로 굶어 죽지않을 정도로만 보장해준거.

2. 시민들에게 배급해주는 밀은 황제령 이집트와 북아프리카의 황제 사유지 농장들에서 나온 밀로, 
전시에는 군단의 병량, 평시에는 황제의 개인 금고에 들어가 황제령 통치에 사용됨. 
지금은 안 믿겨지지만 그시절 이집트와 북아프리카는 로마제국 전체 식량의 1/3이상을 생산하는 빵바구니였음.

북아프리카는 그때당시도 사막기후였지만, 카르타고식 농법과 로마식 수도기술로 기후와 강수량을 극복함.
수원지인 산맥들에서 연결된 수도교들은 항구 인근에 거대한 밀밭들을 경작하게 해줬고, 수확된 밀들은 배에 실려 수출했다는게 20세기에 들어와 밝혀짐. 


3. 제정 시대 로마 귀족의 해외 대농장-라티푼디움-은 한두번 들어봤을 거임. 
대토지 소유자인 귀족들이 하던 담합.
자기 대농장들에서 나온 밀 유통을 장난질해 밀값을 몇배, 몇십배로 폭등시켜 서민에게 팔았음. 
??? : '몇십배 오른 밀을 못 사먹으면 굶어 죽던가'
밀이 없던게 아님. 
도둑놈들이 너무 많았던거.



4. 황제는 귀족 놈들이 로마 시민권자들에게 그런 장난질 치는거에 이를 갈았지만, 공정거래법 같은게 없는 시절에 자기가 거둔 밀을 비싸게 판다는 이유만으로 기득권 대토지 귀족들을 때려잡기에는 명분이 부족했음.
밀 폭리로 이득보는건 대귀족들인데, 물가 폭등으로 인한 비난은 황제가 먹어야 했고, 이는 황제 목이 날아가는 폭동으로 바뀔수도 있는게 당시 황제권이었음.


5. 황제는 가진 제국 전체 1/3밀 생산량중 시민들에게는 한달에 한번 필수 생존량을 주고,
   나머지 '황제밀'은 대귀족들이 장난질하면 정상소비가에 시장에 풀어버리며 '밀 가격 조정권'을 국가가 행사함.
  이후 제국 쇠망까지 밀값으로 장난치는 일 자체를 근절하지는 못했지만, 
  밀값으로 장난치는 일은 이전에 비해 매우 줄어들고, 이는 이후 황제들이 항상 해야하는 의무중 하나가 됨.
  빨갱이들이나 할 짓을 그때부터 한거냐고?
  배급되는 가구당 최소 소비량 외 밀값은 여전히 자유롭게 메길수 있었음.
  단지 과하게 욕심내 밀값을 올리면 황제의 밀이 시장에 풀려나 대적자 파산을 봐야 했을 뿐. 

6. '아니 돈많은 재벌놈들한테도 밀을 왜 공짜로 주는건데?'
당연히 줘야함. '로마 시민권자'면 누구라도 받을수 있는 권리를 준 제도니까.
그래서 위에 언급한 단서조항을 붙임.
b. 배급받는 당사자 본인이 직접 배급소에 와야만 하며, 대리 수령은 불가하다
c. 기사계급, 원로원 의원중 소맥법 배급을 받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재산규모와 재정상태를 원로원 회의에서 호소해야 한다.
즉 현대로 비교하면 현대차 회장님도, 삼성의 드래곤 회장도 이 밀을 신청할 자격은 있음.
단지 배급소 앞에 본인이 직접 출두해 받아가고, 국회에 나가 
'제가 재벌인데 요즘 가난한데다 사업도 개판이라.. 한달에 햇반 100개만 좀 나라에서 주십쇼'
하고 연설을 하는동안 조롱당하는걸 견딜수 있다면 받아가도 됨.


'부자고 귀족이어도 정말 형편이 어려우면 불명예와 조롱을 댓가로 도움을 요청할수 있으며, 
그걸 감수한 사람은 지원받아야 한다.'
물론 지극히 당대 로마인의 사고방식임.


1990년대까지도 
'에이 설마 1900년전 원시인놈들이 케인즈 이론을 시장에 적용시켰을리가 없잖아'라는 반론이 있었지만, 
2000년대 로마의 외항 오스티아 발굴작업중 대규모의 '황제 밀 저장고'들이 발굴되며 
문헌으로만 나오던 '로마의 곡물가 통제와 시민물가 지원정책'이 정설로 입증됨.








'정권은 시장 독점과 물가 폭등이 시민 생계에 위험을 준다면 
기득권의 피해와 통치자의 금전적 손해를 당연히 감수하며
규제와 견제를 통해 개입한다.'


저게 로마의 '빵과 서커스' 중 '빵'이 가진 본질이고, 
로마 멸망 이후 20세기 전까지 기득권 상류층에서 로마의 '빵'을 곡해하고 비난한 속내 이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