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합리적 의혹 제기는 언론 본연의 역할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는 가능한 최선의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추후에라도 실체적 진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면 바로잡을 책임이 언론에 있습니다. 설령 법적·관행적으로 용인되는 연출이라 해도, 그로 인해 보도 대상에 대한 부당한 악의적 인상이 장기간 지속됐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을수록 언론의 책임을 더욱 무겁게 느껴야 합니다. 언론노조는 헌법적 권리인 언론의 자유를 앞장서 수호하는 것과 동시에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강조해 왔습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언론의 ‘책임’을 다시 돌아봅니다.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 피해자는 정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권력자라고 해서 이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권력의 무게만큼 그 표현 방식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력자가 제작진 개인을 특정해 비판하고, 제작 의도 자체를 단정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또한 일부 정치인들도 가세해 문제의 제작물뿐 아니라 해당 언론사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며, 한 언론사를 표적 삼고 있습니다. 이는 불필요한 감정적 대립을 일으켜 논쟁을 소모적으로 만들 뿐입니다. 정치인들도 그렇듯, 언론 역시 공과 과가 있을 것입니다. 부족할 지라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언론인의 역할을 다하려 노력하는 내부의 구성원들이 있습니다. 공인으로서의 ‘책임’은 정치인과 언론인 모두에게 있습니다.

끝으로, 대법원 판결로 허위사실임이 확정된 주장을 공표한 이는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정작 자신들 내부의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오로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허위사실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던 이들이 이제 와서 ‘언론 자유’를 입에 담고 있습니다. 정권을 차지할 때마다 언론장악에 혈안이 됐던 과거를 국민들은 잊지 못합니다. 내란 정권이 온갖 권력 수단을 총동원해 언론 '입틀막'에 나섰던 게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부끄러운 줄 알고 자중할 것을 촉구합니다.

언론노조는 이번 사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과 우려를 귀담아 듣겠습니다. 또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두 가지 가치, 그 어디에도 소홀함 없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2026년 3월 2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둘다 자중해라 뒤지기 싫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