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드에게서 드러난 어둠만 주목할게 아니라 얼라이언스에도 어둠이 있다'라는 개발자의 인터뷰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얼라이언스의 어둠은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일보 직전까지 와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어둠들이 앞으로의 스토리에 큰 영향을 줄거라고 추측합니다. 반쯤 맛이 가있는 스토리의 반전 내지는 개연성으로 말이죠. 


 제 생각에 얼라이언스의 어둠을 담당할만한 인물은 크게 4명입니다. 


 제이나, 티란데, 마그니 , 안두인.


 순서대로 이 인물들의 어두운 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역게에 썼던 '앞으로의 키워드는 엘룬이다'라는 글들을 읽으신다면 제가 왜 이렇게 추측을 했는지 좀 더 쉽게 이해하실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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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이나는 타락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격아에 들어와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는 제이나. 그런 그녀가 만약에 얼라이언스의 어둠이라면 어떨까요. 저는 제이나가 타락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 근거는 크게 4개입니다.


1) 호드에 대한 그녀의 복수심과 악몽.


 저는 오그리마를 수장시킬만큼 커다란 해일을 불러일으키던 제이나를 기억합니다. 자신을 따르던 이와 아끼던 제자를 모두 잃고 백발로 변해버린 제이나. 그런 그녀의 복수심은 타락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테라모어 사건 이후에도 호드에게 뒤통수를 쎄게 맞습니다. '천상의 종' 사건 (키린토 내부 선리버 마법사들이 호드와 내통한 사건)이죠. 


 호드에 대한 복수심이라고 생각하니 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허나 그녀의 복수심은 더 강합니다. 이게 드러난 장면이 군단 초 트레일러에 나온 전투입니다. 이 전투에서 겐은 그래도 아제로스를 위해 호드와 같이 싸웁니다. 하지만 제이나는 초반에 달랑 순간이동 도와주고 사라집니다. 호드와 같이 싸운다는 이유 때문에 아제로스를 위한 전투고 뭐고 그냥 가버린 겁니다. 대의마저도 그녀의 복수심을 넘어설 수 없었던 거죠. 복수심으로 피폐해진 그녀의 정신에 복수를 약속하는 느조스의 속삭임이 달콤하게 들렸을꺼라고 생각하면 과한 추측일까요? 
 
 그리고 느조스가 자극한건 복수심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트라우마에는 죄책감도 있습니다. 이 죄책감은 격아 초반 얼라이언스 진형에서 볼 수 있는 인게임 영상에 드러납니다. 어린 제이나와 그녀를 품에 안고 노래를 불러주는 아버지 댈린 프라우드무어. 추억이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아버지는 돌변하여 그녀를 비난합니다. 숨막힐듯한 죄책감에 아무 말도 하지 못 한 그녀는 병사의 소리를 듣고 나서야 간신히 악몽에서 벗어나죠. 악몽은 느조스에게 굉장히 익숙한 힘입니다. 실제로 느조스는 자비우스를 악몽 군주로 변화시켰고 아즈샤라와 계약을 맺을 때도 아즈샤라에게 환영과 악몽을 보여줍니다. 느조스가 제이나의 복수심과 죄책감을 악몽과 달콤한 속삭임으로 꾀어냈다면 그녀가 타락했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을 것 같네요.




2) 키린토와 고대신의 연관성


 이 떡밥은 예전부터 굉장히 오래된 떡밥입니다. 키린토의 문양과 다크문 축제의 문양이 고대신을 의미하는 듯한 모습과 공허의 느낌을 주는 보라색 색채를 갖고 있다는 떡밥이죠.  제이나가 키린토의 수장이라는 점과 제이나가 혹시 느조스의 영향을 받아 타락했다면? 이라는 생각을 떠올려보니 갑자기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3) 쿨티라스와 느조스


 느조스가 스톰송 계곡의 폭풍의 사원 밑에 잠겨 있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습니다. 이 사실이 이슈가 되고 나서 폭폭의 사원 막넴 가는 길 밑에 있던 촉수의 형체가 사라지기도 했죠. 느조스가 월드맵 중앙에 있는 소용돌이 근처에 있을거라는 추측은 이미 예전부터 기정 사실이었습니다. 저 소용돌이 자체가 영원의 샘이 폭발한 흔적이고 저 아래로 아즈샤라를 비롯한 수많은 나이트엘프 귀족들이 수장되어 나가로 변했으니까요. 아즈샤라를 나가로 변화시킨게 느조스라는 걸 생각해보면 느조스가 근처에 있지 않을까 하는건 당연한 소리였죠. 그런데 막상 밝혀지고 나니 위치가 좀 거시기합니다. 스톰송 계곡도 엄밀히 말하면 쿨티라스의 영토거든요. 그리고 현재 쿨티라스의 수장은 제이나죠. 느조스가 제이나를 불러들인거라는 생각이 과한 추측일 수도 있습니다. 느조스는 원래부터 저기 있었고 제이나가 쿨티라스의 수장이 된 건 최근이니 말이죠. 하지만 제이나를 쿨티라스로 불러들인 것도 느조스의 계략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니, 어쩐지 제이나가 좀 더 수상해보이긴 합니다.




4) 전쟁인도자 '제이나' 
 
 이건 사실 제 뇌피셜입니다. 적당히 흥미로 봐주세요. 


 저는 예전 글에서 실바나스가 느조스에 의해 이미 좀 맛이 갔거나 타락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말했습니다. 그에 대한 근거로 실바나스의 공백기간과 실바나스의 과거 그리고 전쟁인도자 애니메이션에서 실바나스 편과 아즈샤라 편의 연관성을 언급했죠. 그런데 나중에 다시 보니까 제이나가 마음에 걸립니다. 정확히는 전쟁인도자 시리즈의 첫 시작을 끊었던 '전쟁인도자 제이나'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전쟁인도자 실바나스와 아즈샤라는 느조스와 연관이 있는데 제이나는?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 주인공 세 명중 두 명이 뭔가에 연관이 있다면 나머지 한 명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추측입니다. 전쟁인도자 세 명이 모두 느조스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보니, 혹시 같은 제목으로 엮어놓은 것이 밑밥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제이나 타락의 근거로 넣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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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엘룬의 밤전사가 된 티란데. 엘룬은 과연 정의인가?


 와우에는 절대선이 없습니다. 굳이 있다고 하면 티탄이 가깝긴 하지만 그들이 남겨놓은 알갈론을 떠올려봅시다. 이 미친 티탄관리인이 행성 리셋을 실행하려고 했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티탄들도 크게 맛이 가있는 건 아닐까요?

티탄뿐만이 아닙니다. 천상의 종 사건 이후 안두인은 자신이 믿는 빛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고 우리는 군단에서 일리단을 강제로 변화시키려던 제라를 보았습니다. 노랗게 빛나며 일리단을 물들이던 제라의 모습에서 저는 빛의 광기를 살짝 봤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를 위해 개인의 의지를 말살하려던 광신도의 광기를. 

 저는 엘룬에게서 제라의 모습이 떠오르고 티란데에게서 빛의 용사 일리단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군단 빛의 심장 연퀘에서 카드가의 말에 따르면 애초에 제라는 엘룬이 만들어낸 존재가 아닌가하는 떡밥이 돌던 나루입니다. 엘룬이 창조했다고 해서 제라가 무조건 엘룬의 성격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추측해 볼 수는 있겠죠. 개인의 의지를 없애고 강제로 빛의 용사 일리단을 만들어내려던 제라를 떠올려보면 티란데는 어딘가 불안합니다. 마치 '어둠의 용사 티란데'처럼 느껴지거든요. 

 간단한 결정조차 잘 내리지 못 하고 항상 여신이시여!를 외치던 티란데. 결정장애 환자가 결국에는 선택을 포기하고 신의 뜻이다!라는 말을 외치며 모든 선택을 신에게 넘기는 광신도가 된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이 듭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대상이 엘룬이라서 더 불안합니다. 

 엘룬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게 하나도 없습니다. 어떤 존재인지, 무엇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귀납적으로 하나 추론할 수 있는건 엘룬의 영향을 받은 생명체들은 불안정하다는 겁니다. 올빼미야수가 그랬고 늑대인간이 그랬고 아비아나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이런 불안감은 이번 어둠해안 시나리오에서 더욱 증폭됩니다. 어둠해안 시나리오에 나온 엘룬의 문양이 과거 드군에 나온 공허의 룬과 일치하기 때문이죠.


 앞으로 엘룬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엘룬의 정의가 얼라이언스와 호드에게 위협이 된다면, 엘룬을 떠받드는 사제 티란데도 어둠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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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져서  마그니와 안두인의 이야기는 2편으로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