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람들이 군단보고 일리단이라는 치트키 써먹으려고
예토전생시켰다 말 많았는 데, 제 생각은 반대였음.

완전한 악당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웅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채
허무하게 중간보스로 소모된 일리단의 이야기를 군단 내내
'일리단이 일리단했다'라는 말이 나올만큼 파격적이면서
일리단이라는 캐릭터성에 걸맞는 전개를 보여주고,

마무리조차 일리단은 자신이 살게라스의 간수를 자처하고,
이는 결국 관점에 따라 일리단을 악당으로 보는 이들에겐
일리단이 희생시킨 모든 이들에 대한 속죄이자, 반대로
일리단을 영웅으로 보는 이들에겐 군단을 파멸시키기위해
평생을 희생한 일리단 자신에 대한 보상이라고 볼 수 있음.

심지어 군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퀘스트 지문조차도
'일리단이 영웅이었든 배신자였든... 둘 다였든, 둘 다 아니었든..
그에게도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는 것입니다. 당신처럼 말입니다.'
라고 표현해 일리단을 무턱대고 미화하지않고, 보는 사람에 따라
일리단이라는 캐릭터가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를 남김.

개인적으로 워크래프트 시리즈 뿐 아니라 다른 게임들이랑
비교해서 살펴봐도 이렇게 일리단만큼이나 깔끔해서 팬들도
만족할만한 결말을 맞은 입체적인 착쁜놈 캐릭터는 없었음.

낫띵이랑 아제빔으로 쉽창난 격1아 따위랑 비교하기엔
군단이 스토리며 흥행이며 모든 면에서 압살임..

흑흑.. 일리단님 언젠가 다시 길을 알려주실 수 있길 바라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