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란 재밌게 즐기고 있는 유저입니다. 그런데 최근 아쉬란에 대해 논란이 있어서 제 입장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논란이 될 때마다 항상 나오는 말은 '아쉬란의 주목적은 최고사령관을 잡는 것이고, 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는 지탄받아야 한다.'입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죠. 아쉬란의 주목적이 진짜로 최고사령관을 잡는 것이라면요. 물론 전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우선 아쉬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쉬란은 필드형 전장입니다. 모든 필드형 전장이 전부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쉬란이란 필드형 전장은, 전장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형식인 인스형 전장과 여러모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먼저 인스형 전장의 가장 중요한 점은, 보상이 '승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인스형 전장에서의 승리는 곧 승리에 대한 보상으로 돌아오고, 이 보상이 인스형 전장에 참여하여 승리를 위한 플레이를 하게하는 동기로 작용합니다.

반면 아쉬란은 전장에서의 '승리'라는 개념이 굉장히 약합니다. 계속 존재하는 필드형 전장이고, 쉬는 시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한번 이기는 경우는 존재하다 전장을 끝내는 승리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대신, 작은 승리들이 여러 형태로 존재합니다. 최고사령관 킬, 이벤트 승리, 오우거 킬 등의 여러가지 형태의 작은 승리가 있죠. 이런 여러 승리 중 가장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컨텐츠는 최고사령관 킬입니다. 가장 좋은 보상이 걸려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쉬란의 주목적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전장의 주목적은, 보상을 얻는 것입니다. 그게 랭킹이든, 정점이든, 명점이든, 목적은 어디까지나 보상을 얻기위함이죠. 인스형 전장에서는 이게 별 문제가 안됩니다. 전장을 끝내는 승리와 얻고자하는 보상이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아쉬란은 보상을 얻기 위한 방법이 여러 형태로 존재합니다. 크게 두가지로 나누면 최고사령관 킬과 이벤트라고 할 수 있죠. 문제는 최고사령관 킬은 그 보상이 하루에 한번이기 때문에, 최고사령관 보상을 받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보상을 얻기 위한 방법이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뿐으로 압축된다는 점이죠. 

이 지점에서 병력의 분산이 일어납니다. 최고사령관을 아직 못잡아서, 혹은 평판을 위해서, 혹은 검투사 성소의 업적을 위해서 등의 이유로 중앙 힘싸움에 집중하는 사람들과 중앙 힘싸움은 잠깐 참여했다가 이벤트가 시작하면 참가하는 사람들. 아쉬란은 기본적으로 가능한 각 진영의 참가인원이 동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에(물론 초기 아쉬란은 버그때문에 호드 진영에 불리했다고 하죠. 첨엔 핑계인지 알았는데 패치 이후 얼라의 일방적 학살이 어려워진 것을 감안할 때 분명한 버그였던거 같네요.) 이런 병력의 분산은  이벤트이든 중앙힘싸움이든 모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불리함이 중앙힘싸움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 이유는 바로, 상대진영에서 이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 상대진영에 최고사령관 킬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리진영은 그동안, 혹은 바로 직전에 최고사령관 킬에 실패했다는 것이죠. 정리하면 한 진영은 최고사령관 킬을 노리는 사람이 다수, 다른 진영은 병력이 분산된 상황이고, 자연히 병력이 분산된 진영의 중앙힘싸움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부담이 더 클 수 밖에 없죠.

그럼 이러한 분산이 문제가 되는 상황인가 생각해보면, 전 아니다에 한표입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죠. 

최사길-병력분산-보상풀인 사람들이 이탈- 최사킬이 목표인 사람들이 보충됨-다시 최사킬  

이런 식의 순환이 일어나는 게 아쉬란의 현재 모습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죠. 블리자드 또한 이런 병력 분산을 의도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란을 패치하면서 이벤트 발생 빈도를 늘린것도 이런 병력 분산을 통해 전략적 분기점들을 만들고 한 진영이 최고사령관 킬을 독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죠.

굳이 죽자사자 최고사령관만 잡아야한다고, 그게 주목적이리고 하면서 잡아봤자 이득도 없는 사람들을 왜 닥달하는지 모르겠네요. 놔두세요. 곧 그 사람들 빠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보충되면 최사잡습니다. 전 항상 그랬구요. 진짜로 아무 필요없이 최사만 잡는게 목적이신 분들은 그냥 인스전장을 가시는게 맘 편할겁니다. 왜냐면 블리자드에선 최사에만 집중 못하게 여러 장치를 이미 만들어뒀고, 병력들이 분산되는게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까요.

혹자는 중앙힘싸움이 밀리면 이벤트 또한 힘들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그런 적은 없었어요. 위에 말했듯 이벤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건 직전에 최사를 잡았단 얘기고, 그말은 상대진영은 지금 최사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단 얘기죠. 그리고 중앙힘싸움을 희생해서 이벤트를 한다구요? 그 직전에 중앙힘싸움을 하던 사람들이 이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입니다.

최사보상이 워낙 좋다보니, 그리고 아쉬란 참가가 워낙 힘들다보니 중앙힘싸움에 짜증나고 이벤트로 빠지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갖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사킬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죠. 계속 이야기했듯이 병력 분산은 블리자드가 의도한 부분이고, 지속적인 병력분산과 그로 인한 시소게임은 아쉬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까요.

p.s. 유물작하는 사람들은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만, 본인들이 하는데는 뭐 이유가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