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잔시에 대해 그닥 효용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신 몇몇분들의 글 잘 보았습니다. 일부 내용은 많이 공감가는 부분이고 개인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효율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존중하는 바입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군단오픈 후 만랩을 달성한지 몇일 되지 않아 첫 전설로 잔시를 획득하였습니다. 이후 다른 여러가지 전설을 획득하였고 여러가지 착용조합을 시도하였으나, 결국은 작년 9월부터 현재까지의 군단 컨텐츠를 즐기는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잔시를 고정적으로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대부분의 상황에서 잔시가 1순위 코어라는 관점에서 짧게 글을 써보겠습니다.

 

 

 저는 현재 착템 902 에 2티어셋, 유물력은 54를 찍은지 좀 된 신사유저입니다. 군단은 부캐나 부특없이 신사로만 플레이 중이며, 만랩 플레이시간은 70일이 조금 넘습니다.

 사제 게시판 눈팅만 하고 제대로 글을 올려본 적이 거의 없는 유저라, 신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뇌피셜로 글을 쓴다는 지적을 받을까 염려되어 현재 셋팅과 이번주 쐐기 진행상황을 첨부합니다. 레이드는 현재 밤요 신화 3넴 킬이고 이후 네임드들을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최상위권 유저는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고 신사로 군단 컨텐츠를 즐기고 있어요.

 

 

1. 잔시의 전설효과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사항

 

- 신사가 사망한 시점에서 구원의 영혼이 발동되고, 구원의 영혼의 지속시간이 종료되면 선택지 없이 자동으로 부활.

- 구원의 영혼 상태에서 치유활동에 따라 1부터 100까지의 스택이 쌓임. 구원의 영혼 만료시점에서 스택이 부활 생명력 퍼센테이지로 전환. (100스택 달성시 풀피로 부활)

- 사망으로 인해 잔시가 발동되면 10분간 잔시효과를 받을 수 없는 디버프가 발생.

- 디버프 지속시간 중 사망할 경우 구원의 영혼이 발동되지 않고 즉시 사망.

- 잔시의 디버프는 전투부활과 연관이 없음. 즉 잔시로 한번 부활한뒤 다시 죽을경우 전부를 받는것이 가능.

- 전투중 사망 후 잔시를 통해 부활할 경우 물약 쿨 카운트가 다시 활성화됨.

- 디버프는 레이드에서 보스리셋과 동시에 매번 리셋됨. (술사의 윤회와 다른점)

 

 

2. 잔시의 스탯

 

  

 현재 시점에서 신사는 특정 2차스탯의 몰빵이 아닌 치/가/특을 상황에 맞게 배분하는 것이 대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보통 빠르고 원활한 힐업을 위한 적정 가속 15%~20% 달성을 기준으로 치명타와 특화를 골고루 올려주는 셋팅이 선호되고 있는데, 신사의 주요 코어 직업전설들이 가/특 옵션을 가지고 있는것에 비해 잔시는 치/특의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정 가속을 기준으로 치/특의 다다익선을 노리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는 전제 하에, 잔시의 치/특 옵션은 스탯의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한 셋팅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공용전설인 프라다나 벨렌이 스탯 측면에서는 가장 큰 효율을 보입니다.

 

 

3. 잔시는 힐량과는 무관한 유틸성 전설이다?

 

 신사 45랩 특성 [내세] 를 찍을 경우, 사망시 발동되는 구원의 영혼은 22.5 초간 유지됩니다. 신사가 고단쐐기나 레이드에서 평균 40-50만 hps를 뽑아낸다고 가정할때, 22.5초간 지속되는 구원의 영혼을 통한 힐량은 약 1000만에 육박합니다. 무려 노코스트로 말이죠.

 잔시의 효용성을 낮게 보시는 분들의 의견 중 '구원의 영혼은 잔시가 없어도 발동된다, 그러므로 구원의 영혼 효과=잔시효과 로 볼 순 없다' 라는 뉘앙스의 대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구원의 영혼은 잔시와 무관한 신사의 기본 패시브며, 잔시가 터진뒤 발생하는 10분간의 디버프는 오히려 구원의 영혼을 사용할수 없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시의 메리트=구원의 영혼' 이 성립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잔시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플레이어의 필연적인 죽음을 앞둔 구원의 영혼은 '죽기전 마지막 발악(?)' 이 되지만, 잔시를 착용한 경우 부활이 보장된 상태에서 발동된 구원의 영혼은 '필살의 힐업기' 가 됩니다. 이 차이는 실제로 잔시를 착용하고 다양한 컨텐츠를 경험해보면 매우 큽니다. '선택적 죽음으로 인한 선택적 구원의 영혼' 은, 신사가 구원의 영혼을 발동시킬 타이밍을 사망부담없이 선택 가능하게 해줌으로서 필요한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강력한 힐업을 가능케 합니다.

 잔시가 없을 경우 '구원의 영혼 만료와 동시에 사망한 시점부터 전투참여 불가로 인한 힐로스'가 발생하지만, 잔시를 통해 즉시 부활해 전투에 합류하여 즉시 힐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잔시가 갖는 잠재적 힐량은 엄청나다고 생각됩니다.

 

 

4. 잔시는 레이드 트라이 단계 or 쐐기 고단에서나 유용. 확고 오버스펙 공대나 쐐기 저단에선 쓸모가 없다?

 

 이 역시 많은분들의 의견이었으며, '사망'을 전제로 하는 잔시의 특성상 아주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공대원이나 신사 본인의 사망위험이 거의 없는 확고 오버스펙 공대나, 파티의 전멸위험이 거의 없다시피 한 쐐기 저단의 경우 잔시의 착효는 쓸모가 없습니다.

 단, 잘 생각해보면 이 경우 잔시 뿐만 아니라 다른 코어전설들 역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최소한의 힐로도 충분히 공대나 파티가 생존하는 상황에서 다른 코어전설들 역시 유의미한 기여를 하지 않습니다. 오버스펙 확고 공대나 쐐기 저단을 기준으로 잡고, 전설간의 효율 우위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5. 잔시는 죽어야만 효과를 본다?

 

 다소 시니컬 하게 표현해서, 잔시를 '죽었을때만 효과를 보는 전설'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두 부류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로 잔시의 사용경험이 많지 않고 잔시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은 부족하신 분, 둘째는 잔시의 보험성 효과에 의존할 필요 없이 컨트롤과 생존이 매우 뛰어나신 분.

 아쉽게도 저는 후자의 부류가 아니다보니, 군단 초기부터 오랫동안 잔시를 사용해 왔습니다.

잔시를 사용해보며 지금껏 느낀 것을 딱 한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잔시는 사제가 죽어야만 이득을 보는 전설이 아니라, 사제가 살아있는 동안 (잔시를 믿고) 이득을 볼 수 있는 전설이다.'

 

 잔시는 사제가 죽고, 구원의 영혼이 터지고, 구원의 영혼 후 멀쩡히 일어나야만 이득을 보는 전설이 아닙니다.

잔시를 통해 한번의 부활이 보장된 상황에서, 살아있는 동안 사제의 플레이가 달라질 수 있는 전설입니다.

파티원과 사제가 동시에 딸피가 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망설임없이 파티원에게 먼저 평온을 꽂을수 있게 하는 전설입니다. 내 발밑의 화산을 피하려고 힐캐스팅을 끊어야 할 상황에서, 사제의 죽음을 담보로 화산을 맞으며 죽어가는 파티원을 살려 낼 수 있는 전설입니다. 잔시의 진정한 효과는 사제가 죽었을때 나오는게 아니라, 사제가 살아있을때 할수있는 플레이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것입니다. 힐러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단지 수치상의 높은 hps를 뽑아내는것이 아니라 공대원과 파티원을 얼마나 더 잘 살려내느냐 입니다. 이를 위해 힐러가 생존해 있는 동안 할수 있는 플레이의 선택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신다면 잔시를 좀 더 가치있게 사용하시는데 도움이 되실것 같습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관점에서 작성해 본 글입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