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에 할 것도 없고 얼음 화살이 진눈깨비 몇 번째 투사체에 박히는지 궁금해서 분석하게 됐습니다.
하는 김에 마법사의 다른 주요 투사체에 대해서도 분석해 보았습니다.
블리자드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자료가 없어서 직접 실험하여 그래프와 등식을 계산하였으므로 정확한 자료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일반적으로 투사체는 사거리가 멀어질수록 투사체가 타겟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인 도달 시간이 (Travel Time) 증가하게 됩니다.
속도가 같을 때 가까이에서 던지면 금방 도달하고 멀리서 던지면 조금 늦게 도달하는 아주 당연한 사실이지요.
멀리서 던진다고 하여 가속도가 붙어 곡선형 그래프가 나오는 경우는 보통 없습니다.

우선은 얼음 화살이 진눈깨비 몇 번째 투사체에 박히는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냉기 법사

위 그래프는 얼음 화살의 그래프입니다.
추세선을 그려보면 0.0309라는 기울기가 나오는데 이 숫자가 낮을수록 투사체의 속도가 빠른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거리의 단위가 yard지만 한와에서는 meter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로축의 단위는 meter이고 세로축의 단위는 초가 되겠습니다.
기울기 * 거리 = 도달 시간이 됩니다.
얼음 화살의 경우 40m 거리에서 타겟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0.0309 * 40 = 1.236초가 되겠네요.

위 그래프는 진눈깨비와 얼음 화살 그래프를 겹친 그래프입니다.
파란 선이 진눈깨비 첫 투사체, 빨간 선이 진눈깨비 두 번째 투사체이며 초록 선이 얼음 화살입니다.
얼음 화살 시전 직후 진눈깨비를 시전 했을 때 얼음 화살이 몇 번째 진눈깨비 투사체 이후에 박히는지의 기준은 30m가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30m보다 가깝다고 하더라도 키보드가 부서져라 진눈깨비를 누르고 있지 않으면 진눈깨비가 조금 늦게 시전 되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30m보다 멀다고 하더라도 그래프 상의 수치는 평균값이라서 단일 결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40m에서 얼음 화살의 도달 시간이 최대 0.4초까지 차이가 나기도 하더라구요.
따라서 얼음 화살은 두 번째 진눈깨비 이전에 타겟에 도달할 수도, 이후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얼음창과 혹한의 쐐기 그리고 칠흑화살의 그래프입니다.
얼음창은 다른 투사체들에 비해 비교적 빠른 편에 속합니다.
얼음창의 빠른 도달 시간에 일정 가속을 가미하여 군단 확장팩 시절에는 전진 2얼창이라는 딜사이클이 만들어지기도 했었죠.
당시 혹한의 추위 디버프는 지금과 달랐기 때문에 전진 2얼창을 사용하여 딜을 극대화했었지만 지금은 진눈깨비 투사체가 도달할 때마다 혹한의 추위 2중이 쌓이므로 딜사이클이 훨씬 편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의외였던 것은 칠흑화살입니다.
칠흑화살은 최대 사거리에서 시전 시 처음엔 느리게 가다가 갑자기 빠르게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모양의 그래프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특이사항 없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냉법의 주요한 투사체의 속도를 순서 매겨보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진눈깨비(0.0196) > 얼음창(0.023) > 혹한의 쐐기(0.0279) > 얼음 화살(0.0309) > 칠흑화살(0.054)


비전 법사

다음은 비법의 투사체인 신비한 화살과 비전 탄막의 그래프입니다.

신비한 화살은 첫 번째 투사체의 도달 시간만 그려보았습니다.
채널링 기술이기 때문에 첫 번째 이후 투사체들의 도달 시간은 유저의 가속 스탯에 따라 달라집니다.

비법의 특이사항은 비전 탄막의 속도가 유난히 느리다는 것입니다.
즉시 시전 투사체의 데미지는 버프의 영향을 받는지를 시전 시가 아닌 도달 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비전 탄막 투사체의 도달 시간을 고려하여 딜사이클을 돌려야 합니다.
어둠땅 비법이 특히 그랬던 것 같습니다.


화염 법사

문제의 화법입니다.
화염 법사의 투사체 그래프는 모두 직선이 아닐 뿐만 아니라 특이하기까지 합니다.

먼저 불덩이 작렬입니다.
20m까지는 직선에 가까운 선을 그리다가 20m를 넘어가며 곡선을 그리게 됩니다.
이는 20m 이상에서 불덩이 작렬 투사체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직선 그래프였다면 20m에서 약 0.6초의 도달 시간이 필요하니 40m에서는 1.2초가 걸려야 하는데 어찌된 이유에선지 0.8초가 채 걸리지 않는 것이죠.

화염구와 불덩이 작렬은 최대 사거리에서 시전 되어도 도달 시간이 0.75초를 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덩치가 큰 보스를 상대로 화염구나 불덩이 작렬을 시전하면 날아가는 투사체가 넴드에 닿지 않고 아직 날아가고 있어도 시전 완료 후 0.75초가 지나면 도달 판정이 됩니다.

냉법의 경우 얼음 화살 시전 완료 시에 두뇌 빙결과 서리의 손가락이 일정 확률로 발동되어 이를 딜사이클에 즉시 반영할 수 있지만 화법은 화염구와 불덩이 작렬이 타겟에 도달하여야 소몰열이라고 부르는 열기 버프와 대몰열이라고 부르는 몰아치는 열기가 발동되는 특징이 있는데 원활한 딜사이클을 돌릴 수 있도록 도달 시간이 보정된 것이죠.

기준이 0.75초인 이유는 다음 기술을 사용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인 전역 대사용 대기시간이 (GCD, Global Cool Down) 가속을 높여서 0.75초까지 줄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화법이 타전문화, 타직업과는 다른 매력있는 전문화가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화염구는 불덩이 작렬과 다른 S자형 그래프를 그립니다.
뜬금 없이 불사조의 불길과 유사한 그래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화법을 하다 보면 화염구 또는 특히 불사조의 불길이 때때로 타겟에 살짝 늦게 박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문제의 현상은 타겟과의 거리가 약 17~18m일 때 발생합니다.
도달 시간이 갑자기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죠.



위 표는 사거리에 따른 불사조의 불길 투사체의 평균 도달 시간입니다.
15m에서 17m가 되면서 도달 시간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불사조의 불길은 발화 버프의 영향을 받는지 여부가 도달 시에 결정됩니다.
남은 발화의 시간이 0.7초일 때 타겟과의 거리가 15m라면 불사조의 불길이 발화 버프를 받을 수 있지만 거기서 두 발자국 뒤로 간 17m 이상이라면 투사체의 도달 시간이 급격하게 증가해 발화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소몰열 상태에서 발화가 없어지기 직전에 불사조의 불길을 시전했다면 소몰열이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죠.

발드라켄 허수아비 치는 곳 바닥에 있는 원이 거의 정확하게 20m 입니다.
문제의 현상을 직접 경험해보시려면 허수아비 5마리 모여있는 곳 반대편에서 원 안으로 살짝 들어온 후에 화염구 또는 불사조의 불길을 시전해보시면 됩니다.

화염구와 불사조의 불길이 왜 이렇게 설계되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로 적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기말에 재미 삼아 혼자 로그 보면서 분석한 거라 정확한 데이터가 아니라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틀린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