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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4:10
조회: 3,517
추천: 7
오크 무전은 내부 전쟁을 꿈꾸는가.![]() 나이를 먹어가는 건 뭐라고 해야할까. 아직 앞자리가 3이 안되었지만 곧 3이되어가는 오크 무전은 그 민둥머리를 긁고 있었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이요 저 마다의 개똥 철학을 늘여놓지만 오크 무전은 그런 철학을 이해할 만한 지능도, 시간도,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나 씩 포기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릴 적 그저 좋아했던 것은 뛰어노는 것이었다. 공사장 폐품들이 즐비한 장소는 친구들과의 비밀기지며, 보이지 않는 상상의 나래의 적을 무찌르기 위해 길다란 나무막대를 줏어 그것이 동화나 만화 속에서나 나오는 주인공들의 무기로 투영했다. 어릴 때는 세상 사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세상에 대한 얄팍한 담론과 더불어 바라보는 시각이 야물지 못해서 생긴 일이었다. 그렇기에 단편적으로만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만일 내가 왕이었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고 삶의 무게에 대해 무지했기에 힘을 더 원하고 젊음을 더 원하며 늙고싶지 않은 적들의 야망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이가 들 수록 모든 것을 가르쳐주던 초등학교. 그러나 사람은 언제나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배워야했고, 지루하기 짝이 없던 학원과 더불어 중학교와 고등학교 그리고 어릴 적 꿈꾸던 것은 태양이 정오에 서 있는 것 마냥 줄어든 그림자처럼 좁아져 현실 앞에 선택한 대학교의 수업까지. 어릴 적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는 희미해지고 사회에서 배운 얄팍한 숫자놀음과 인간군상이 제 안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순응하면서 나아가고 있었다. 땀 투성이가 되어 놀이터를 뛰어놀아도 그저 즐겁기만 한 대신에 지금은 신발에 흙먼지가 묻히는 것도 어색한 내가 있다. 내 미래는 이러지 않을 것이었다. 누구도 그럴거라 생각한 적 없지. 어릴 적 꿈꿨던 미래의 내 모습은 이미 그림자처럼 좁아진 한 점이 되어있어 내려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못하는 것이었다.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 살면서 굳은 살이 생기고 반복적인 일상과 일에 익숙해지듯이. 마법과 꿈 그리고 상상이라는 불확실보다도 숫자와 돈, 그리고 시간과 타인의 평가 등 단단한 여러가지들이 쌓이는 때 처럼 몸에 축적되어갔고 근처에 피는 잡초는 약초가 아니고 선생님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며 쓰레기통은 보물이 담겨진 상자같은 것도 아니다. 좋아했던 노는 것도 나이를 들 수록 포기해야 했고. 건강의 이유로 술도 멀리해야 했다. 담배도 그렇고, 친구와의 시간도 점점 멀어졌다. 좋아하는 것을 포기해야했다. 내가 변한 것인가? 그들이 변한 것인가? 아니, 내가 상상하는 힘을 포기한 것이다. 내가 현실에 순응하고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왜 이런 개똥 철학을 늘어놓는 것이냐면 이 글을 읽음으로서 어느 정도 공감을 하는 것을보며 오크 무전은 이 마법과 신비 그리고 여러 전설이 난무하는 이 아제로스에서 개발진들의 악의와 비웃음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깨우치게 하기 위해서이다. 완벽한 밸런스 따위는 없다. 사람 사는 것도 차이가 있듯이 이 캐릭터들도 완벽하게 차이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차별 속에서도 게임 개발자는 항상 시련을 부여하고 타인에게 여러 요소를 주어야 한다. 빌려온 힘이라는 둥. 아니면 새로운 티어라는 둥. 모두가 장애물 경주를 하는 와중 몇 명의 직업만이 그 경주할 때의 장애물이 높았다. 아니 다르다, 장애물이 높을지도 모른다. 어떤 직업은 점프할 때에 도움닫기를 할 수 있게 했고 어떤 직업은 아예 점프하여 넘어서는 것 조차 불가능하게 했다. 그럴 수 있다. 게임 개발에 대한 것을 오크 무전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형과 괴로움을 보기 전까지는. 인터넷이 발달됨에 따라 익명성이 보장됨에 따라 사람들은 폭언을 일삼는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속으로 바로 면전에 쌍욕을 박을 수 있고 그래도 하지 않음은 도덕성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은 언제나 컸고 어떤 방향에서도 욕은 날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불만을 가지지 않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불만은 언제나 존재한다 표출하지 않을 뿐이다. 내 최후의 날 신께서 ‘너는 이안의 부모를 부관참시하였고 그의 조상까지 능멸하였다.’ 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다. 아니 할 말은 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새낀 그래도 쌌어요." 그리고 오크 무전은 소식을 들었다. 무형과 괴로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편의성이라는 이름 하에 여러가지의 것들이 추가되고 여러가지의 것들이 사라진다. 사라졌던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녀석들만 생각해도 나열할 것이 많았다. 무리, 변덕, 괴저 등등. 같은 이름이지만 다르게 바뀐 녀석들도 있었다. 사람이란건 간사하기 때문에 당장의 위안을 얻노라면 안심하게 되었다. 이미 이 아제로스의 사람이란 것이 최적화가 되어버렸다는 듯이. 탐욕스럽게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인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오크 무전은 즐겁지만은 않았던 용군단을 회상했다. 그래 넌 좋은 확장팩이었다. 다가올 내부 전쟁은 오크 무전에게 더 좋은 확장팩이 기대하길 바라며. 애써 탐식이라는 두 글자에는 시선을 돌리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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