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에 대격변 클래식이 열리긴 하지만
사실상 클래식은 리분까지라고 생각하고있고, 예전 와클하면서 찍었던 스샷들 보니 
예전생각도 나서 한번 와우 클래식 전체 후기를 남겨봄.
(그냥 개인적인 후기이니 너무 진지하게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클래식 확장팩 재미 순위는
1. 오리지널 > 2. 불성 > 3. 리분 이었슴

1. 오리지널
인생 살면서 과거로 한번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하면 고를 선택지 중 하나가 바로 와클 첨했을 때일 정도로 엄청 재밌게 했음. 
라떼 와우 한번도 안해보고 와클로 첨해봤는데 진짜 겜하는 내내 와.. 이게 2004년 겜이라고? 하면서 감탄함.
특히 첨으로 그리핀 타고 스톰-이글-불평-아포 구간 지나갔을 때랑 40인 화심 첨가서 라그 팝업시켰을때, 첨으로 낙스 사피론 잡았을때가
약 4년~5년 되는 와생중 제일 기억에 남음.
첨 시작했을때가 대충 검둥때였던거 같은데 당시에는 저렙존 필드에도 사람들 바글바글했고 
유저들끼리 퀘하고 던전깨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상호작용하고 협력하게끔 만든 시스템이 너무 신선하고 좋았음.

굳이 아쉬운점을 꼽자면 40인 레이드에 꼴랑 템 두개 드랍되는거랑 외벞 질병이긴 한데.. 
버프받으러 몰리는 사람들 구경하는거랑 버프컷도 나름 컨텐츠였던거라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않았던거 같기도..

어느 길드나 공대를 가더라도 나이가 많이 어린 편이라 주변 형님, 누나들이 대체 이 게임 왜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셨었는데
사실 그래픽이 구려서 그렇지 게임 자체는 나이 어린 유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재밌었다고 생각함.


2. 불성
오리지널보다는 레이드가 확실히 더 재밌었음. 
특히 너프전 바쉬, 캘타스, 므우르는 트라이 하는거 자체도 재밌었을 정도로 역대급 레이드 보스 ㅇㅈ함
다만 이때부터 황금비율이던 진영비가 깨지기 시작했고 시너지가 공대가 아니라 파티 단위였기 때문에
공대 내 술사가 몇명이냐에 따라서 웅심을 받을 수 있는 횟수가 달라지는게 아쉬웠음.
어떻게보면 공대장들이 제일 불쌍했던 확장팩이기도 한데
하루종일 5술사 구인하느라 고생하는거 보면 공대원인 내가 안쓰러울 정도..


3. 리분
2021 블리즈컨에서 불성클래식 나온다고 했을때 속으로는 아 적어도 리분까지는 출시되겠구나 하면서 엄청 좋아했고 기대도 많이 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막상 해보고 나니 제일 실망이 큰 확장팩. 
일단 좋았던 점은 게임 편의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부캐 키우기가 많이 쉬워진 점 정도..?
다만 아래 서술할 단점들로 인해 게임의 진입장벽이 너무 부각되어서 이런 장점들로는 상쇄가 불가능

1) 일반/하드 난이도 분리와 로그
원래 취지는 '라이트 유저는 일반 모드에서, 하드 유저는 하드 모드에서 겜해라'인데
라떼에는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현실은 파티창에 일반팟은 사장되고 죄다 고하드 팟만 남게됨.
(물론 한와 인구풀이 적어서 그럴수도 있음)
그리고 고하드팟일수록 당연하게도 로그 점수를 봄. 물론 이거 자체가 전혀 문제는 아님. 오히려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한편으로는 페이즈 초창기때 로그 안찍어 놓으면 앞으로 내가 갈 수 있는 팟의 선택지가 점점 없어지니까
나도 모르게 점점 로그 찍기에 열중하게 된거같음.
불성까지는 내가 재미로 로그를 분석하면서 점수를 올렸던거 같은데
리분오면서 지금 로그 안올리면 나중에 레이드 못간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까
점점 의무화가 되고 점수찍는 겜이 되면서 오히려 점점 재미가 없어졌던거 같음.
물론 오리-불성에도 로그점수 봤는데 뭔소리냐 할수도 있지만 갠적으로 리분와서 더욱 심해졌다고 느껴지긴 했음.

2) 레이드 자체의 문제
리분 레이드의 특징중 하나가 바로 실수 한번으로 인한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는 거임.
십자군 50트, 리치왕 발키르/파멸 이거 두개로 대표되는 X맨 찾기가 이전 확장팩 레이드보다 심해진것도 사실임.
매 트라이마다 어떻게든 실수 안하기 게임으로 변하게 되니까 나름 여유로운 마인드로 겜한다 생각했던 나인데도
같은 공대원이 실수하면 일단 짜증부터 내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됨.

3) 사다리 문제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 인벤 게시판에서 항상 이거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싸웠던거 같음.
내가볼때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하위 레이드 사장이라 생각함.
당장 오리지널이랑 비교를 해보면 당시 기억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낙스 세기말때도 화심, 줄굽, 검둥 팟이 은근히 있었음.
물론 낙스에 비하면 비중은 당연히 낮았지만 리분처럼 주간퀘를 제외하고는 아예 낙스,울두,십자군 팟이 멸종인 수준까지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함.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단순히 화심, 검둥에서 떨구는 템이 낙스 세기말인데도 여전히 쓸만했기 때문임.
맹습, 단명, 아큐, 속속, 틀니부적, 회보는 당연히 낙스템보다는 아래이지만 그래도 나름 세기말에도 현역급으로 유저들이 많이들 차고 다녔음.
하지만 리분 1페 레이드에서 나오는 죽저, 오룡이를 현 얼왕다니는 시점에서 겜접었다 복귀한 사람 빼고는 입고다니는 사람이 없을듯.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하위 레이드를 다닐 필요가 없게 되는거고, 이제 갓 만렙 찍고 영던 졸업한 신규유저 입장에서는 
낙스-울두-십자군 구간이 통으로 날아가 버리니까 억지로 토큰사서 착귀템 줏어입고 감마뺑뺑이만 돌거나
일반팟 뜰때까지 달라란에서 죽치고 파티창이나 보게됨.

많은 사람들이 리분이 와우 최고의 확장팩이다 라고들 하길래
중간에 현타가 와도 아 그래도 십자군때는 뭔가 다르겠지.. 얼왕때는 뭔가 다르겠지.. 하면서 꾸역꾸역 버티면서 겜을 해왔었음
사실 얼왕-루비 하드까지 다 잡고 대격변 기다리는 세기말인 지금 시점에서도 
왜 리분이 가장 재밌는 확팩이라고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음
오죽하면 리치하드 첨으로 잡으면서 든 생각은 '드디어 잡았다!'가 아니라 '이제 드디어 좀 쉴 수 있겠구나!'였으니까

차라리 만약 와클을 리분부터 시작했다면 재밌게 즐겼을까? 
오리지널 때는 모든게 처음이라서 신기하고 재밌었던 거니까 이걸 지금까지 4년 해왔으니 지겨워서 그런 거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함.
뭐 반은 맞을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함이라는 패널티를 고려해봐도 딱히 리분만의 재미는 찾을 수가 없었음.


4. 격변
할까 말까 고민중.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10/25인 레이드 보상이 같으면 안하고
25인 레이드일 경우 뭔가 추가적인 보상이 있다면 해볼거 같음.


5. 맺음말
와클 오리지널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친구목록에 등록된 분이 수없이 많은데
얼왕 세기말인 지금에는 거의 두분만 접속해서 남아계시네요
예전 와클 스샷 보면서 그때 같이 겜했던 분들이 갑자기 그리워지는거 보니 역시 와우는 커뮤니티 겜인거 같습니다.
뉴비때는 암것도 모르고 골드도 없어서 주변 분들이 도움 많이 주셨는데
지금은 수중에 골드가 많아도 그때 받았던 도움을 돌려드릴 분들이 더는 남아계시지 않네요
같이 게임하면서 도움 주셨던 분들 혹시나 복귀하실까 와클 계속 붙잡고 있던거기도 한데
이제는 저도 성불할때가 온거같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재밌게 즐겼습니다. 다들 남은 와클 재밌게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