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해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자극을 받거나 전투 시간이 짧아진다면 나중에 비법이 크게 빛을 볼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저는 이 부분에 좀 회의적입니다. 물론 제 말이 무조건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검사 시절부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 왔었습니다.

엊그제 태샘을 갔는데, 쌍둥이를 잡는데 로그 기록상으로는 180초가 걸렸습니다. 힐리 빡센 네임드 특성상 암사를 힐러팟에 넣었고, 법사팟에는 복술이 있었습니다. 같이 가신 다른 법사 두 분의 가속은 50과 80 정도. 제 가속은 175 정도에 굴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암사 없이 다른 법사 두 분은 100% 비작이 가능했습니다. 두 분의 비작 횟수는 각각 90, 100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전투 시간이 줄어든다면 비작 횟수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마나가 남게되겠죠. 물론 복술의 마나해일 토템 (마나 3500)를 1회 받은 상황이지만, 암사에 전혀 비할바가 못되죠. 앞으로 전투 시간이 더 짧아지고 암사의 딜도 올라가면 자극 없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봅니다. 게다가 초반 영웅심 타이밍이 암사의 딜이 높은 구간이니까, 전투 시간이 짧아질 수록 마나 여유가 더 많아지겠죠. 자극은 단순히 환기 시간을 벌어주느냐 아니나의 차이이고요.

"그럼 너는 비작 100% 가능했냐?" 물어보실 것 같아서 말씀드리면, 저는 억울하게도 환기 돌리자마자 환영이 쓰는 어격 기절에 걸려서 환기를 1틱 (마나 2200) 밖에 못 받았고, 비작을 80회, 얼화를 20회 정도 날렸습니다. (근데 더 억울하게 크리도 평소보다 엄청 안터짐 ㅜㅜ) 

사실 이런 상황은 검사 시절에도 똑같았습니다. 저는 검사 시절 내내 노자극 노마주로 다녔기에 체감하고 있었지만, 짧은 전투에서는 사실 마나가 별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환기 쓰면 자극이나 마주 없이도 100% 비작이 가능한 경우가 비일비재한 건 다들 체감하시고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검사 극초반부터 가속 100~150 정도에 굴단까지 가지고 있었던 저 조차, 마나가 부족해 얼음 화살을 써야만 하는 경우라도 일리다리 의회를 제외하면 실제 얼화 시전 횟수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굴단과 높은 가속 덕분에 짧은 전투에서는 노마주 노자극으로 환기를 쓰면서도 자극 받는 환기 안쓰는 스피드런 상위 공대 법사들(서버 최상위 법사들 포함)을 종종 압도하고는 했습니다. 제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요점은 자극을 받나 안받나 그다지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실제로 그러했다고 보며, 항상 노마주 노자극으로도 자극 받는 가속 낮은 법사들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투 시간이 짧아졌을 때 비법이 빛을 발하는 것은 처음부터 얼음 화살의 비율이 높을 때의 이야기이지, 이미 100% 비작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영웅심이나 얼핏 같은 가속이나 순간 증뎀이 없다면) 전투 시간이 길거나 짧거나 DPS에는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이건 100% 어활을 쓰는 흑마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고요.) 오히려 실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전투 시간이 짧아질수록 영웅심의 효과가 다른 클래스보다 낮기 때문에 DPS면에서 비법에게 더 불리해집니다. (비법은 영웅심 때 1초 가속캡에 걸리기 시작하고 북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더욱 불리. 게다가 후반에는 오버 가속으로 비법이 영웅심을 다른 파티에 넘기는 것이 일반화될지도 모릅니다.)

다만, 브루탈은 전투 시간이 길고 얼음 화살의 비율이 높아 자극이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화법하고 상황을 비교해 본다면, 브루탈에서는 태샘 첫주차부터 일반적인 공대에서 화법과 비법의 딜 격차는 없다시피했고 (지난 제 글 찾아보시면 정보 나옵니다), 이번 2주차는 50분위 이하로는 이미 화법이 높은 상황입니다. (앞선다지만 역시 별 격차가 없다고 하는 게 더 맞을 듯.)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저번 글에서 여러 구조적인 한계로 5페이즈에 비법의 딜 상승 여력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는데요. 자극을 받거나 전투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자극이나 점점 짧아지는 전투 시간 역시 생각처럼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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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는 가속이 이제 231이 되어버렸는데요. 그간 가속이 150~180인 구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괜찮았었습니다.

1. 영웅심 때 가속북을 치면 비작이 1초 근처 (구간에 따라 살짝 1초가 위거나 아래)
2. 평상시에 3비작 3얼화로 빠른 노중첩 비작이 쉽게 가능
3. 얼핏 때 3비작 4얼화 쉽게 가능
4. 영움심 때 3비작 4얼화 쉽게 가능
5. (가속 150일 경우 한정) 얼핏+굴단일 때 3비작 4얼화 어렵지 않게 가능

즉, 아무 생각없이 해도 아무 때나 3/4 얼화로 빠른 노중첩 비작이 가능했었습니다.

가속이 231인 경우 다음과 같은 단점들이 보이더군요.

1. 영웅심 때 이미 비작이 1.006초로 가속북을 치면 가속이 버려짐
2. 얼핏+굴단 때 비작이 0.994초로 캡에 걸리기 시작하고 북을 치거나 마주를 받으면 가속이 버려짐
3. 얼핏을 썼을 때 마주를 받으면 가속이 일정 부분 버려짐
4. 평상시 / 영웅심 / 얼핏+굴단 일때 3 혹은 4얼화로 빠른 노중첩 비작이 아예 불가능
   - 평상시: 3얼화가 6.54초, 4얼화가 8.72초. 비작은 1.31초.
   - 영웅심: 4얼화가 6.71초, 5얼화가 8.39초. 비작은 1.006초.
   - 얼핏+굴단: 4얼화가 6.63초, 5얼화가 8.28초. 비작은 1초.
   - 유일하게 얼핏만 있을 때 4얼화가 7.27초이므로 빠른 노중첩 비작 가능

현재 브루탈전에서는 얼음 화살을 많이 쓸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생각한게 브루탈 같이 전투 시간이 긴 경우에는 바지를 T6 티어로 바꿔 입으면 가속이 199가 되면서 다음과 같은 장점이 생기더군요.

1. T6 4셋 효과로 얼음 화살 5% 강화 (T5 4셋 + T6 4셋)
2. 평상시에 아주아주 미세하게 렉이 있는 것만으로 3비작 3얼화가 가능. (3얼화가 6.66초, 비작이 1.33초. 더하면 미세하게 8초가 안됨.)
3. 얼핏+굴단시 비작이 1.01초로 낭비되는 가속 전혀 없음

그래서 당분간 저는 브루탈전에서는 T6 4셋 효과를 보면서 3비작 3얼화가 가능한 199의 가속을 맞추고, 다른 네임드에서는 231을 유지하려 합니다.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앞으로 더 가속이 올라갈 것 같은데, 243이 넘어가면 영웅심 때 그 이상의 가속이 버려지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템이 나오면 먹어두고, 그때가서 매번 어떤 세팅이 좋을지 고민해 보려 합니다. 비법하시는 여러분도 딜에 진심이라면 가속이 올라감에 따라 이런 저런 파급 효과를 생각해 보시면서 세팅을 고민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