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판의 지각변동으로 '힘들다'라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오던 한 해였다. 2013년 엔씨소프트는 신작을 통한 매출 확보 보다는 기존 라인업들을 강화하는 형태의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쏟았다. 온라인판에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지만 모바일 전쟁은 익숙하지 않았다. 낯선 폭풍은 일단 피하고 보자는 전략이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 15주년'과 '판교 신사옥 이전' 이라는 굵직한 내부 이슈를 무사히 치뤘다. 야구단인 NC다이노스도 첫 리그에서 주목할만한 성적을 거뒀으며 학수고대했던 블소 중국 서비스도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찬 바람의 연속이었던 2013년 게임시장에 적어내려간 엔씨소프트의 이야깃거리, 그리고 다가올 2014년에 주목할만한 포커스들을 모아봤다.



2013년, '올해만의 것'으로 남을 의미있는 기록들


[엔씨소프트 2013년 살펴보기]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PC방 점유율을 기준으로 한 순위표에는 엔씨소프트의 MMORPG 3종이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한 해 동안 꿋꿋이 버텨주고 있는 이들을 더욱 보강해주는 전략을 택했다.

아이유 콜라보레이션이 끝나자마자 '카탈람 침공', '주신의 열쇠'를 연이어 선보인 아이온. 이후 '블레이드 앤 소울'(이하 블소)의 서비스 1주년과 함께 상당기간 미뤄져왔던 '백청산맥' 업데이트 진행. 여기에 보너스로 씨스타가 초청됐던 대규모 소울파티까지. 꽤 알찬 버프의 연속이었다.

그 중에서도 정말 빅 이슈들은 하반기에 집중됐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판교신사옥 이전. 많은 스토리를 간직한 강남 사옥을 떠난다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의미있는 일일 수밖에 없다. 7월 31일 준공식을 마친 엔씨소프트의 판교R&D 센터는 지난 9월 업계 최고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시설들을 공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카페나 휴게공간 등은 기본, 피트니스 센터와 의료시설, 어린이집과 컨벤션 홀까지, 이만하면 주상복합 완전체가 따로 없다. 사실 신사옥 이전은 3분기 이익을 상당폭 감소시킨 주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비용(소비)이 아니라 앞으로를 위한 대대적 투자로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더욱 개선된 환경에서 어떤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시간이 말해주리라.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나갈 터전


또 하나 주목할 화제는 리니지의 15주년이다. 지난 11월 엔씨소프트의 주력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가 15주년을 맞아 '더 헤이스트'라는 이름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아직까지도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엔씨소프트의 탄탄한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랫폼과 장르를 불문하고 수많은 게임들이 수명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시점에 리니지 15주년은 매우 의미있는 이슈라 할 만하다.

겨울이 찾아드는 시기, 중국에 진출한 '블소'의 대기열 폭주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텐센트를 통해 11월 28일부터 시작된 블소 중국 오픈베타는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120대의 서버를 동원했음에도 전 서버가 혼잡 상태를 이뤘으며, 예상 대기시간이 6개월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을 정도.

여기에 마지막 주자는 '리니지2'가 나서 엔씨소프트의 올해 마지막 뉴스를 전했다. 리니지에 비하면 상당히 뒤처지는 기록이라지만, 리니지2 역시 순위권에서는 중상위에 거론되는 타이틀이다. 올해는 매출에서의 비중이 다소 적게 나타난 경향이 있지만, 지난 11일(수)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종족 '아르테이아'를 공개하면서 다시 숨을 고르는 중이다.

[모바일은 잠시 연기?] 올해 초, 201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엔씨소프트는 2013년 안에 10종 가량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올 한 해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타이틀은 다섯 손가락에도 꼽지 못했다. 이에 엔씨소프트 측은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모바일 분야의 출시가 당초 계획했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해 모바일 분야에서 엔씨소프트가 남긴 기록이라면, '리니지 The Second Moon'의 서비스 시작과 기능성 게임 '프리라이스'의 모바일 버전 소개를 꼽을 수 있다. 특히 '프리라이스'는 엔씨소프트 문화재단과 WFP(World Food Programme, 세계식량계획)의 협약으로 진행되는 기능성 프로젝트로, 전세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엔씨소프트의 나성찬 경영지원본부장은 모바일 타이틀의 개발상황에 대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다 높은 완성도의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본사에서는 대작을 지향하는 타이틀을, 자회사 및 스튜디오에서는 캐주얼 타이틀을 개발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엔씨소프트가 2014년 모바일 시장에 어떠한 게임으로 어떤 파급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야구단 NC다이노스의 선전] 올해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한 NC 다이노스가 거둔 성적에도 박수를 보낼 만하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진입 시즌에 이렇게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사례가 없었음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는 이쪽에서도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을 남긴 셈. 2014년 돌아올 시즌에는 NC 다이노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듯하다.

내년에도 건투를 빕니다





국내에서는 탑 클래스! 2014년, 세 가지 키워드를 준비하라


[엔씨소프트,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대한민국 대표 개발사가 된 NC소프트의 2014년 행보는 어떨까? 손짓 한번 발걸음 하나에도 눈과 귀가 집중된다. 그만큼 성장했고, 성과를 거둬왔다는 의미다.

다가올 새해, 엔씨소프트에서 바라볼 신성장 키워드는 대략 세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하나는 앞서 언급했던 모바일 시장 공략, 다른 하나는 그간 '떡밥'만으로 거론되던 신작들에 관한 정보, 마지막은 연초 사용계약을 체결했던 언리얼 엔진4 기반의 대작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다.

2012년과 2013년 동안 모바일은 게임시장에서 뜨거운 화두였고 높은 성장세가 점쳐졌다. 실제 모바일 장르는 여전히 우후죽순과도 같이 새로운 타이틀을 쏟아내며 게임 시장에서 큼직한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분야에서 보였던 행보는 미미한 편이다.

그렇지만 최근 모바일 게임의 흐름을 볼 때, 다작 보다는 얼마나 독창적이며 얼마나 완성도를 갖춘 신작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시되는 분위기다. 출발 시점이 좀 늦었다고 해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 엔씨소프트가 준비하고 있는 라인업이 어느 정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만한 부분이다.

2011년 11월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 스크린샷



나머지 두 개의 키워드는 함께 묶어서 거론할 수 있겠다. 지난 2월 언리얼 엔진4 사용계약을 체결할 당시 엔씨소프트 측은 이를 신규 대작 2종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사용계약이고, 이후로도 언리얼 엔진4를 사용한 프로젝트는 극소수만 알려진 상태. 즉, 2014년 안에 새로운 엔진으로 개발한 공식적인 국내 첫 타이틀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을 신작에 주목해야할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차기작으로 알려져있는 타이틀이 언리얼 엔진4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리니지 이터널'의 경우, 마지막으로 공개된 시점이 꽤 오래된 만큼 아예 새로운 엔진을 적용해 빌드를 다시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실상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엔 이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보인다.

해외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 중인 '와일드스타' 역시 관심있게 지켜볼 만하다. 최근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내년 봄 중에 북미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서비스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즐기고자 한다면 과거 '길드워2'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공개된 '와일드스타'의 스토커 클래스 스크린샷



사실, 엔씨소프트가 기존까지 작품을 내놓았던 주기들을 고려하면 2014년에 신작을 선보일 거라고 확신하기는 힘들다. 신작과 신작 사이에 대략 4~5년 가량의 간격을 보여왔기 때문. 하지만 적어도 신작과 관련된 이슈나 소스를 풀어놓아야 할 시기로는 적절해보인다.

2014년 서막부터 게임업계는 해결해야할 큼직한 과제들을 떠안고 있다. 그 중에서 내부적인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작과 언리얼 엔진4, 이 두 가지는 온라인 게임 시장의 향후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2014년 엔씨소프트의 향방을 결정짓는데도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신형 엔진으로 빚어낸 엔씨소프트 스타일
기존에 알려진 신작이든, 전혀 새로운 신작이든,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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