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소 란? - 인벤의 새로운 코너인 "스.친.소"는 "스타트업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줄인 말이며, 새로운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혹은 개발을 위해 모인 야심 찬 개발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꿈과 희망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게임 업계의 경쟁은 계속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매주 끊임없이 신작 게임들이 출시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소개되지만, 그나마 이름이나마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스타트업들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워낙 경쟁이 심하다 보니 힘들게 개발한 게임이 제대로 이름조차 알리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일도 많습니다.

다 만들지도 못한 게임을 홍보하자니 게이머들이 관심 있어 할만한 자료도 아직 없고, 그렇다고 대형 게임사들과 함께 경쟁하자니 자본과 인맥은 더욱 부족합니다. 차근차근 게임을 알릴만한 통로도 부족할뿐더러 우리가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랑스레 내보일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스친소는 이렇게 재야(?)에 묻혀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게이머 및 업계 관계자분들에게 소개해드리고자 준비한 새로운 코너입니다.

게이머들에게 내놓을만한 자료가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게임 개발을 위한 첫 번째 코딩만 되어 있어도 좋습니다.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열정과 각오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부담 없이 인벤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메일 - desk@inven.co.kr)

사람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유사한 부류에 속하면서 사회적 바람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상대에게 끌린다는 일치 가설에 기인한다. 솔로 남녀 100여 명을 한 장소에 몰아넣어 행태를 관찰했을 때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이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누군가가 나와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옳다는 증거를 제공하며 비슷한 태도나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서로의 행동을 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원숭이가 자신과 다른 개체가 나타나면 격렬하게 배척하듯이 인간도 그와 유사한 유전적 프로그램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서로 비슷한 점을 가진 사람끼리 호감을 느끼는 것을 유사성(類似性)의 원리라고 한다.

직접 만나기 전에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얼마전 자신의 게임을 홍보하고자 하는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열어본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해군이라는 한 단어. 그리고 전함이 등장하는 게임이었다. 그냥 만나보고 싶어 바로 연락을 했다. 서로 '사일런트헌터'와 '월드오브워쉽'에 열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직접 만나보니 매우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항해시대2' 때문에 해군에 지원했고, 타인이 선망하는 직업 활동을 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게임 업계에 투신했다. 남자한테 괜히 끌렸던 것이 아니었나 보다. 이색 경력을 자랑하는 Fired Fire Studio의 윤종찬 대표를 만났다.

▲ Fired Fire Studio 윤종찬 대표


반갑다. 병 538기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복무했다.

반갑다. OCS(해군 학사장교) 출신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복무했다.


피...필승?! 미안하다. 어쩌다 장교에서 개발자가 됐나. 내 주위에 OCS들은 전부 장기복무 신청하던데...

'드라이 네이비'라고 불리는 항공대라 그런지 분위기가 조금 다른가 보다. 제대하고 나서는 이름만 대면 아는 기업에서 2년 정도 패션 사업부문 관련 업무를 했었다. 그러다 뜻이 있어 회사를 그만두고 개발에 관련된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 개발 쪽 전공은 아니다.


어쩌다가 배운 적도 없는 게임 개발에 투신하게 된 건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회사에 다닐 때 동기부여를 하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가 있지 않으냐. 봉급 등 회사가 외적 동기는 충족시켜 주었지만, 내적 동기를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치기일지도 몰라 2년을 다닌 다음 판단을 내린 거다.

창조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 창조적인 일 중에서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 가장 창조적인 일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 그래서 모험을 하게 됐다.

▲ Fired Fire Studio 로고



회사를 그만두고 게임 개발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처음 8개월은 외국어에 집중했다. 개발자에게 영어는 매우 중요하다. 중요한 레퍼런스는 전부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을 배운 것은 9개월 정도 됐다. 처음에는 자바를 배우기 시작했다. 보통 게임은 C나 C++ 언어를 사용하기 마련인데 자바로 기초를 닦았다.

자바를 배우고 나니 스카우트를 제의하는 회사가 생겼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목표가 아니어서 거절했다. 소프트웨어에 입문하기 위해 자바를 배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 학원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게임에 관련된 강의를 수강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올린 '이지스 디펜스'가 세 번째 작품이다. 보통 학원생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또는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게임을 제작하는데 나는 그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서 시장 반응도 보고 유저 반응도 보고자 마켓에 출시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다고나 할까? (웃음)


출시한 '이지스 디펜스(Aegis Defence)'의 성과는 어떤가

출시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지금까지 마켓에 올렸던 게임 중에 제일 좋다. 외적인 모습은 조금 허름해 보이지만, 게임성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루 30명 정도씩은 새로운 유저들이 즐겨주고 있다.

포트리스와 유사한 형식의 게임인데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정밀 조준 기능을 더 했다. 보통의 모바일 게임들의 조작이 직관적이긴 하지만, 고민하게 하는 묘미는 없다. 정밀 조준을 했을 때의 쾌감을 좋아하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싶었다.



해군에서 3년간 장교로 복무한 경력을 살려 사실적인 밀리터리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레벨 시스템도 있어서 함포를 업그레이드 하는 등 다양한 무장이 등장한다. 그러므로 RPG에서 느꼈던 성장의 재미와 정밀 사격에 인한 조작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지스의 탈을 썼지만, 해군의 각종 함포가 등장한다. 항공병과이긴 하지만 해군으로서 함정이 등장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모군(母軍)을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웃음)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라면값이라도 나온다는 게 뿌듯하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창조적인 걸 만들고 싶다. 너무 포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없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아무래도 경영대 출신이고 해오던 일이 있었기 때문인지 유저의 관점에서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고객의 요구(Needs)'를 잘 파악하고자 한다.

멋있고 화려한 게임들이 많지만, 유저들은 이런 게임에 지겨워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새로움으로써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 새로운 요소로 유저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해 주는 게 중요하다.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다가 투신했다. 밖에서 본 시장과 안에 들어와서 보는 모바일이 어떻게 다른가

밖에서 보든 안에서 보든 포화시장이다. 그래서 해외시장을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 보면 알겠지만 내가 출시했던 '캡슐 브레이커', '드럼패스터', '이지스 디펜스'는 전부 영어로 되어있다.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기회는 아직 많다고 생각한다.

▲ 순위 연동 기능도 탑재하고 있는 캡슐 브레이커(Capsule Breaker)



전직을 결심했을 때 주위 반대가 만만찮았을 텐데

부모님께 좋은 소리는 못 들었다. 그래도 게임을 3개나 출시했고 많이 성장한 덕인지 지금은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평생 내가 할 일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도 천직을 찾았다. 열심히 해서 훌륭한 게임 개발자가 되는 일만 남았다.

지금은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개인 개발을 하고 있지만 정말 게임사에 한 획을 긋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가슴에 품고 있다. 송재경 대표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커다란 회사에서 거대한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 말이다. 모바일 게임도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가기 때문에 개인 개발로는 한계가 있다. 규모가 커져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개발자로서 인생을 산다는 것. 어떤 점이 힘든가

모아둔 자금이 말라간다는 것이 조금 걱정이기는 하다. 장교 3년, 직장 2년 동안 모아둔 돈들이 슬슬 바닥을 보여간다. (웃음) 개발 자체는 성격에 잘 맞다. 아직은 개발을 통해 얻는 만족이 더 크기 때문에 어렵거나 불편한 점은 없다.


어쩌면 당신처럼 개발의 풍운을 품고 있지만,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혹여라도 도전을 망설이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충분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분야다. 학창 시절에 국어, 영어, 수학을 잘했다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컴퓨터와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기 때문에 언어 능력이 많이 필요하다. 영어는 대부분의 레퍼런스가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며 수학은 그냥 엄청나게 많이 쓰인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Fired Fire Studio의 처녀작 Drum F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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