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금) 24시간 동안 PTR에서 '마법사의 탑' 테스트가 진행됐다. 9.1.5 패치가 11월 4일에 출시되는 반면 군단 시간여행 콘텐츠는 비교적 늦은 12월 9일 라이브 서버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마법사의 탑은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군단 당시에는 파밍이 어느 정도 진행된 캐릭터라면 장비의 스펙으로 비교적 쉽게 클리어가 가능했지만 캐릭터와 장비의 스펙이 고정되는 현재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어둠땅의 핵심이었던 성약의 단 관련 스킬과 전설 능력이 봉인되어 스킬 운용에 대한 난이도가 높아졌고 이는 성약 및 전설 의존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심화된다. 그 외에도 지배의 홈 세트, 아제라이트 장비 등 사용이 불가능한 아이템이 많다.

각종 효과 아이템 제한 및 최대 레벨 스케일링은 곧 장비의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가 비슷한 스펙에서 도전 과제를 즐기길 바랐을 목적으로 여러 제한을 적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게임을 오래 하며 흔히 '냉장고'라고 불리는 창고에 쓸만한 아이템을 챙겨 놓았는지 여부가 꽤 중요해졌다. 결국 신규 유저들은 소외감을 토로했고 기존 유저들 또한 이러한 부분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캐릭터의 레벨은 45로 고정되며 장비 레벨은 최대 50으로 변경된다

▲ 마법사의 탑 앞에는 무수한 실패의 흔적이 남아있다


복술, 신기, 부죽으로 테스트 참여 - 이거 왜이렇게 어렵나요?

복술, 신기, 부죽 이렇게 3가지 캐릭터를 사용하여 테스트에 참여했다. 복술은 이번 시즌2 메인 캐릭터로 활용 중이며 신기는 지금 막 부정 세트를 모은 보조 캐릭터다. 또한 스펙에 대한 영향을 명확히 알아보기 위해 한창 레벨링 중인 58레벨 부죽을 이용했다.

난이도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느꼈던 것은 역시 전설 및 성약 스킬 제한이다. 복술로 체험을 시작했을 당시, 본섭에선 느끼지 못했던 원시해일 전설의 공짜 성난해일에 대한 간절한 기분을 느꼈다. 또한 폭우의 토템 힐량에 많은 영향을 주는 강령군주 성약 스킬인 태고의 파도가 없으니 정말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신기로 도전할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잿빛 신성화 하나면 무난하게 넘길 구간인데..." 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현재 착용 중인 장비의 밸런스가 망가진 것도 주요했다. 시즌2 핵심인 지배홈 세트를 착용 중이지만 마법사의 탑에서는 그저 쓸모없는 스탯이 붙은 장비가 될 뿐이었다. 또한 택틱에 도움이 될만한 착용 효과를 가진 장신구의 부재 또한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벌써 많은 유저들이 연구 중이지만 공략 최적화를 위해선 이전 확장팩들의 장비가 꽤 필요해 보였다.

게다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스케일링이 조정된 건지 몰라도 몇몇 데미지와 몬스터의 체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이는 포럼을 통해 제보가 되고 있는 만큼 수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테스트 당시 공략의 난이도를 높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 전설과 성약 스킬이 모두 막히자 성난 해일이 몹시 부족하게 느껴졌다

▲ 잿빛 신성화가 매우 그리웠던 신기...

최대 레벨이 스케일링 되는 만큼 보조 캐릭터들의 진입장벽은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창 운명의 실타래로 레벨링 중인 58레벨 부죽으로도 마법사의 탑을 체험했고, 당시 느낀 바로는 만랩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 체감 난이도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단 것이다. 보조 캐릭터 진입장벽 중 하나인 어둠땅 전설 및 도관 등이 마법사의 탑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생각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적 달성을 노리는 유저들에겐 희소식일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전 확장팩 장비에 대한 중요도가 얼마나 클지 당장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업적 달성에 많은 전문화가 필요한 만큼 많은 보조 캐릭터 육성이 불가피했는데 전설 제작, 도관 파밍 등의 수많은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 60레벨을 달성하지 못한 캐릭터였지만 난이도는 별반 차이 없었다

▲ 물론 캐릭터의 숙련도는 별개의 문제이다...


마법사의 탑 체험 총평 - 재밌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아

한줄평을 하자면 "매우 어렵지만 재밌다!" 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런 재밌는 콘텐츠를 군단 현역 당시엔 왜 해볼 생각을 안 했을까란 후회도 들었다.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을 반복하며 택틱을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정말 재밌게 느껴졌다. 다만 밸런스적인 측면에서는 수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테스트에 참여했던 많은 유저들은 이구동성으로 난이도 하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공정성과 더불어 복각 콘텐츠의 새로운 경험을 느끼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한 사항을 추가한 것이 오히려 발목을 붙잡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특히 전설, 성약의 단 효과를 중심으로 한 캐릭터의 운용법이 대세인 현재 마법사의 탑에 입장하게 되면 완전히 다른 느낌의 캐릭터가 되버린다. 매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 버리고 그 괴리는 전설과 성약의 단 의존도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군단 당시보다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의 가짓수도 적어졌고 포텐도 낮아져 공략 도중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이 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시간여행 스케일링에 맞춘 이전 확장팩 장비와 장신구로 커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경우엔 신규 유저들의 소외감이 심화될 것이며 마법사의 탑 하나만을 위해 현 스펙과는 무관한 옛 장비를 파밍을 하는 것을 반가워할 유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24시간이라는 짧은 1차 테스트를 거쳤을 뿐이며 향후 어떤 식으로 조정될진 모르는 일이다. 마법사의 탑은 군단 쐐기돌과 더불어 9.1.5 패치의 유이한 콘텐츠인 만큼 유저들이 즐겁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모두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마법사의 탑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