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 :
롤랜드..
저는 괜찮습니다, 소중한 것을 잃는 것은 이제 익숙하니까요. 고향도 전우도 새로 사귄 친구들도 그리고.. 믿음까지.
아니요. 구원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데아 :
당신!.. 이제야.. 이제야 알겠어요. 날개를 펼 수 없다는 건 변명에 불과했군요.
당신이 검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그건 당신이야말로 신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당신을 이해할 수 없어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신을 의심하고 있다면 어째서 그렇게 사명에 목을 매는 건가요? 
이제 그만둬요. 당신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잖아요.

세렌 :
그건.. 그럴 수는 없습니다.
고향이 불타버렸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전사한 제 전우들을 보십시오.
이들은 모두 성검을 지키기 위해 희생되었습니다.

이데아 :
세렌!.. 그들이 그랬다고 해서 당신까지 그래야 할 이유는..!

세렌 :
남은 것은 이제 저 하나뿐입니다.
그런 제가 이 사명을 저버린다면 이들의 죽음은,, 그 많은 희생은..
모두 헛된 것이 되고 맙니다.

이데아 :
세렌...

세렌 : 
돌아가십시오. 검은 빛을 되찾을 것입니다.
저는 미트라의 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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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모 :
여기가 세르니움의 왕궁인가.. 아쉽구나. 꽤나 아름다운 곳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나 천둥번개를 머금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사악한 레프군이 지상을 덮었으니..
검이 빛을 되찾기에는 더없이 적당한 때이기도 하군.

세렌 : 
당신이 검의 주인이 되면 그 후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르모 :
먼저 성지를 가리는 먹구름을 거둬 내야지.
레프군을.. 모조리 쓸어내겠다.
그 후엔 불신자와 이교도 패거리 차례지.

세렌 : 
교단 간의 오랜 전쟁이 끝나고 이제야 겨우 평화가 정착되었습니다.
그 들을 추방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겠습니까?

기르모 :
추방이라.. 내가 왜 그런 자비를 베풀거라 생각하지?
명심해라 세렌. 태양을 따르지 않는 자에게 돌아갈 것은 불꽃뿐이다.
아차, 순서가 조금 바뀌었군. 레프놈들을 처리하는 건 조금 미뤄야겠어.
그 전에 바다 너머에서온 불신자들을 처리해주지. 그 더러운 발로 성역을 헤집고 다녔으니..
단죄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렌.. 뭘 하려는 거지?

세렌 : 
롤랜드는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는 절망에 휩싸여 그른 신념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신과 같은 괴물은 아니었습니다.

기르모 :
감히..

세렌 : 
미천한 제게는 태양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제 뜻대로 싸우겠습니다.

기르모 :
진심으로 내게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한거냐?
잘가라 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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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 : 
제가 모든걸 망쳐버렸습니다.
이제 검이 빛을 되찾을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이데아 :
세렌, 그는 선택받은 자가 아니에요.

세렌 :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데아 :
하이레프는 그를 특수한 스펙터로 만들었죠.
아주 많은 영혼을.. 그의 몸에 담은거에요.
그걸로 고결한 자가 받아야 할 많은 이의 염원을 거짓으로 꾸며냈죠. 단지 그뿐이에요.

세렌 : !

이데아 :
하지만 당신은 달라요. 성지 내의 모두가 당신을 믿고 의지하죠.
많은 이들이 당신이 검의 주인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세렌 : 
하지만 역시 징표는 제게선 빛나지 않습니다.
저는 선택받은 자가 아닙니다.

이데아 :
대적자는 달랐을 것 같나요?
그도 검은 마법사와 최후의 결전을 벌이면서까지 자신의 힘을 끌어내지 못했어요.
그땐.. 그도 흔들렸던거에요. 마치 지금의 당신처럼요.
세렌, 다른 무언가를 믿기 이전에 먼저 당신 자신에게 믿음을 가져봐요.

세렌 : 
징표가..

이데아 :
애런이 알려주더군요. 쥐어라, 구원은 팔마에 있을지니.
팔마는 세르니움을 가르키는 말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당신의 손아귀를 뜻해요.

세렌 : 
쥐어라, 구원은 네 손아귀에 있을지니..

이데아 :
예언이 실현되길 기다리지 말아요.
당신의 손으로 직접 실현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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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아 :
결국.. 모두 타버렸군요.
미안해요 애런. 아끼던 책들이 다 저 때문에..

애런 :
고문헌들이 타버린 것은 아쉬워요. 하지만 아무리 귀중한 것이라 해도 책에는 생명이 없죠.

이데아 : !

애런 :
오늘은 기쁜 날이에요. 여기 일은 잊고 어서 가보세요.
저도 곧 따라가죠.

이데아 :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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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관 : 
그대를 검의 주인으로 임명하노라.

세렌 : 
미천한 제게 과분한 자리입니다.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특히 이데아님과 대적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데아 :
별 말씀을요.

칼라일 :
참 잘되었죠?

이데아 :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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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는 임의로 편집한 부분이라 본섭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