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구축전차입니다. 여전히 극단적인 저/고티어 간의 낙차를 보여주는데요... 일단 시작해 보지요.


4. 구축전차

2티어 RenaultFT AC -> 르노AC, 프랑스 2티어 구축전차
=경전차인 RenaultFT가 그냥 르노, 르노하는 애칭으로 불리지 못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름 뒤에 AC가 붙었다는 것만이 차이점이고, 심지어 차체도 동일하며 포탑 자리에 고정형 전투실을 부착했다는 게 차이점이죠. 기본적인 성능은 동일하면서 높이만 쑥 올라가는 바람에 벌써부터 지뢰로 간주하는 분도 많습니다. 특이하게도 타 국가의 구축전차들과는 달리, 1티어의 차체를 공유했기 때문에 스톡 무전기가 1티어급입니다. 무엇보다도 무전기를 우선해서 바꿔달지 않으면 눈뜬 장님이 되기 일쑤죠... 애칭은 별다른 인기도 없는데다가 요구 경험치가 작다는 점도 있어서, 그냥 ‘프랑스 2티어 구축전차’라고 불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티어 Renault UE 57 -> 르노UE, 유이
=월탱에서 가장 작은 전차입니다. 중량은 달랑 3톤이어서, 어지간한 가로수라도 들이받았다간 제자리에서 멈춰버리기도 하지요. 덕분에 위장력만큼은 매우 우수하며, 남들은 차체 반만 가리고 끝날 수풀에 ‘쑥’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대신 장갑도 극히 부실합니다만, 경전차 엘크와 공유하는 특징으로 하도 작다보니 잘 조준한 상대의 포탄이 그냥 옆으로 지나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그 작은 덩치에 비해볼 때 휴행탄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거죠. 스톡포 110발, 최종포 70발. 뭐 안 보이는 탄약 수레라도 끌고 다니나 봅니다. 애칭은 다른 르노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르노UE, 혹은 그 영문자를 따서 유이라고 불립니다.

3티어 FCM36 PaK40 -> 삼육, 황금 변기통
=프리미엄 구축전차입니다. 조준력 좋고, 명중률 좋고, 화력 적절하고. 거기에 더해서 시야까지 400m라서 구축전차가 갖출 미덕은 거의 다 있는 셈입니다. 대신 단점도 있어서, 시야는 400m인데 무전 거리가 310m라서 실질적으로 아군 정찰의 의미가 퇴색하고, 기가 막히게도 엔진이 91마력짜리 1티어 엔진이라 기동성이 끔찍하다는 거죠. 그리고 생긴 것이 특이해서 어째 독일의 엄마 2호 같기도 하고, 이후 5티어 구축전차인 변기통 같기도 하고... 그래서 붙은 애칭이 ‘황금 변기통’입니다. 변기통 같은데 프리미엄, 그러니까 골탱이니까요.

4티어 Somua SAu-40 -> 소뮤아, 빵리
=여기까지 그럭저럭 진행해온 전차장들의 멘탈을 저 멀리 날려버리는 빵국의 대전차 지뢰. 기동력이 처참하기 때문에 적절한 자리까지 찾아가는 것도 한세월인데다가, 스톡포는 75mm APX 1897, 그러니까 1897년에 개발된 골동품이다 보니 보노보노의 75mm보다도 관통력이 낮습니다. 꾹 참고 버티면서 105mm 단포신을 개발하면 그나마 좀 숨통이 트일까 싶은데, 안 그래도 큰 덩치에 일명 악마의 종양이라 불리는 관측탑까지 우뚝 솟아 있고, 주포 회전각이 아주 부실하기 때문에 위장하기가 곤욕입니다. 이를 못 버티고, 105mm의 화력을 살려 돌격포 교리를 취하는 전차장들은 다시 한 번 그 처참한 기동성 때문에 이를 갈지요. 여러모로 불편한 요소가 뭉쳐있어 혹평을 듣는데다가, 하필 생긴 것이 차체 우측의 고정 주포와 좌측 상단의 관측탑이기에 프랑스의 망리, ‘빵리’라는 애칭이 붙었습니다.

5티어 S-35 CA -> 변기통
=프랑스답게도, 그동안의 고난을 보상받는 시기가 왔습니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포각, 그리고 그 포각과 함께 어울려 상대의 공격을 도탄시키는 프랑스식 곡면장갑, 그리고 스톡포인데도 매우 우수한 관통력을 발휘하는 17파운더. 대신 데미지는 좀 부실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주포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니, 업그레이드를 반드시 해야 하는 이유도 있고요. 대신 전투실이 아주 넓은 오픈탑이기에, 저티어 자주포의 고폭탄이라도 날아들면 승무원들이 우르르 쓰러질 수 있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애칭 변기통은, 생긴 것이 꼭 유아용 실내 변기통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붙었습니다.

6티어 ARL V39 -> 아리랑39, 구축아리랑, 39볼트, 떡꼬치, 고구마
=스톡 상태가 너무나 끔찍하기에, 빵리에 이어 프랑스 구축전차 2대 지뢰로 불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스톡포가 그 빵리의 스톡포와 같은 주포니까요! 일단 현가장치만 올리게 되면 변기통의 후기포들을 옮겨 올 수 있기에 그나마 사정이 나아집니다만, 혹시라도 그걸 모조리 생략하고 여기까지 올라온 전차장들의 멘탈은... 음... 갑자기 커진 덩치와 둔해진 기동력이 발목을 잡습니다만, 최종포의 화끈한 위력이 이를 보충합니다. 빵리처럼 이 녀석에게도 관측탑이 달려있기에 위장에 불리하다는 점이 있습니다만, 슬슬 잘 발각되지 않는 적절한 자리를 찾아내는 경험을 쌓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애칭으로는 중전차와 구별하기 위한 아리랑 39나 구축아리랑, V39에 주목한 39볼트, 최종포의 길~쭉한 포신을 보면 꼭 꼬치에 꽂힌 떡같다고 해서 떡꼬치, 둥글고 길쭉한 차체 형상에 착안한 고구마가 있습니다. 꼬그모 긔여어!

7티어 AMX AC Mle. 1946 -> 밀46
=그동안의 전차들이 어딘가의 미술관 조각 전시실에서 뛰쳐나온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면, 이 녀석부터는 타국가의 그것들처럼 ‘진지한’ 형태를 갖췄습니다. 상당히 우수한 정면 경사장갑과 화력, 우수한 위장력 덕분에 적절한 구축전차라고 할 수 있지요. 측후면이 약하다는 점은... 원래 전차들이란 게 다 그렇잖아요. 애칭은 상위 전차와의 구별이라는 점도 있고, 이름을 읽기 까다로워하는 분들이 적당히 붙여 부른 밀46이 있습니다.

8티어 AMX AC Mle. 1948 -> 밀48
=하위 전차인 밀46의 전면적인 업그레이드판입니다. 별달리 변한 건 없고, 장점은 장점대로 단점은 단점대로 유지됐지요. 상위 전차들의 위엄 때문인지 별다른 애칭도 없이 하위 전차처럼 밀48로 불립니다.

9티어 AMX 50 Foch -> 포치, 포슈
=프랑스답게 높은 기동성, 낮은 차체로 인한 폭로면적 감소와 위장력 증가, 우수한 정면경사장갑, 만족스러운 화력까지. 이래저래 운용도 편리하거니와 가진 잠재력 또한 뛰어나다는 것이 중평입니다. 대신 관측탑과 기관총탑이 명백한 약점으로 드러나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만, 어디 월탱에 약점없는 전차가 있겠습니까? 애칭은 그대로 읽은 포치, 원 발음을 살린 포슈가 있습니다.

10티어 AMX-50 Foch (155) -> 포치155, 포슈155
=프랑스 구축 트리의 최종 전차입니다. 46, 48 형제들처럼 포치의 특징을 더욱 강화했지요. 3연발 155mm 주포가 뿜는 화력은 초중전차 마우스라도 빈사로 몰아가고, 적절한 장갑과 우수한 기동성은 그 화력을 보조하는 좋은 조합입니다. 대신 상부에 달린 거리측정기는 명백한 약점이기에, 근접전은 최대한 기피해야하지요. 측후면을 포착당하기도 쉬워지니까요. 애칭은 포치와 같지만, 구분하기 위해 포치155, 포슈155.


이상으로 프랑스 구축전차도 끝났습니다. 와 이제 프랑스 자주포만 하면 모두 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