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오픈 첫주부터 거의 반고정으로 길드원끼리 팀을 꾸려서 다녔습니다.
첫주 10단, 둘째주 10단, 셋째주 12단으로 마무리(할 예정)했습니다.
대부분 같이 가시는 분들은 길드레이드를 하는 분들이고 저는 레이드는 아예 안해서 장신구 파밍 등 스펙업을 못따라가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로지 쐐기만으로 스펙업에 큰 문제는 없는 듯 합니다. 현재 872네요.
사실상 고정된 조합으로 매주 1-2일 날 잡고 되는 데까지 해보았기 때문에 그동안 합을 맞춰놓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컨텐츠를 참 재밌게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악사탱을 하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글을 적습니다.

1. 악탱의 딜
 다른 탱커를 하거나 레이드 위주로 하신 분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탱커는 탱만 하면 된다'일겁니다. 비단 탱커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탱커가 유틸적인 부분이나 딜을 간과하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저는 대부분 파티를 탱으로 가기 때문에 다른 탱커분을 본 적이 많지는 않지만, 악탱의 딜링은 탱커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기가 꽁응방을 연속으로 터지게 하여 딜량을 폭발시킬 수 있지만, 메커니즘 상 복수가 딜을 하는 방식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건이 붙기 때문입니다.
 네임드만 연속적으로 잡는 게 아닌, 다수의 몹을 일정 마리수 이상 잡아야 하는 쐐기에선 광딜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절약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복수의 기본 스킬 사이클은 광딜을 세게 몰아줄 때 가장 평균적인 생존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악마 쐐기가 있을 때 악탱은 단단하지만, 악마 쐐기가 없을 때 그 시간을 어떻게 버틸지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만 합니다. 그 중 가장 기본은 화염피해를 지속적으로 넣어 생흡량을 확보하는 것이구요. 능동적인 방어기재인 낙인과 쐐기 등은 글쿨을 먹지 않으므로, 즉 가장 많은 딜을 지속적으로 우겨넣으려고 할 때 가장 안정적인 탱이 됩니다. 쐐기를 적절히 사용하는 건 당연하겠죠.


2. 특성
 몇몇 논란이 있는 특성 선택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버틸만 할 때 or 아파 죽겠을 때 입니다.

100티어 영혼의 향연 vs 화형
 딜적인 측면에서 화형이 압도적으로 좋고, 쫄구간이 아파 힘든 경우(가령 10단 강화가 경화가 걸렸다거나) 화형 말곤 선택지가 없습니다. 영혼의 향연을 선택하는 때에는 소진클리어를 목적으로 메즈를 다 하고 한 땀 한 땀 잡는 경우, 즉 시간을 단축할 의지가 없는 경우이거나 폭군이 걸렸는데 네임드 패턴이 답이 없어서 일단 살고봐야 할 때 입니다. 그 외 상황에서 향연이 좋다고 생각된다면 그건 화형을 잘못 사용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102티어 지옥칼 vs 불꽃 충돌
 100티어와 비슷합니다. 딜적인 측면, 쫄구간에서의 생존은 무조건 불꽃 충돌. 소진 클리어라도 해야되거나 폭군이라 네임드를 절대 못버티겠을 때 지옥칼. 물론 한 놈 한 놈이 너무 아프면 지옥칼이 나을 수도 있는 상황 역시 꽤 나올 것 같습니다. 그냥 큰 가닥에서 그렇다고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104티어 악마의 먹이 vs 영혼 분쇄
 역시 비슷합니다. 큰 데미지가 들어오는 메커니즘이 쐐기 2스택으로 아무리 잘 배분해도 못버티겠다 하면 악마의 먹이, 그 외엔 영혼 분쇄가 좋습니다. 11단 폭군 이하에선 꼭 악마의 먹이를 찍을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유틸적인 특성이라 적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대체로 폭군 11 12 13에선 일단 네임드부터 탱커가 버텨야 깰 수 있기 때문에 단일대상 생존을 노리고 특성을 바꾸는 편입니다. 급사가 나지만 않는다면 후자의 특성들을 찍어주시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음... 104티어의 경우 좀 개인 차이가 크게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악마의 먹이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충분히 좋은 것 같습니다.


3. 악마 쐐기
 저단에선 직관적으로 아플 때 쐐기를 키면 대개 괜찮은 뎀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수가 올라갈 수록 쐐기를 사용하는 타이밍에 대한 타임테이블이 나름 있다고 생각이 되더군요. 링크 중엔 전사형 몹들이 대부분 탱커에 대한 강력한 스킬을 씁니다. 아무런 뎀감이 없이 맞으면 하나 당 반피 가까이 빠지기 때문에 그 전에 아파서 너무 힘들더라도 쐐기를 빼면 정작 중요할 때 못쓰게 되는 상황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폭군 네임드 역시 쐐기 사용을 강요하는 패턴이 없는 네임드에도 수치가 높아짐에 따라 사실상 강요되는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쿨이 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끼게 되는 일이 많아짐을 느낍니다. 극단적인 예로는 감시관 1넴 티라손의 암흑 강습 때 10초 동안 쐐기를 유지시켜야 넴드에게 보호막이 생기지 않는데, 이 때마다 쐐기 2개를 모두 이어서 유지 시키려면 중간 중간에는 사실상 쐐기를 못쓰고 많이 써봐야 1개라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중간 중간에도 너무너무 아픕니다. 이렇게 대놓고 못쓰게 하는 네임드도 있고, 급사를 막기 위해 못쓰게 되는 네임드도 있습니다.


4. 딜딸
 딜욕심이 좀 있는 편이라 네임드 오프닝에 낙인 쓰고 모든 딜쿨기를 박곤 하던 안좋은 습관이 있었습니다. 뭐 오프닝 치명물약을 빨 여유가 있는 곳이면 지금도 그렇게 하는데, 정말 빡센 네임드에선 그것 역시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옵니다. 하지만 폭군이 아니라면 다소 딜딸에 쿨기를 털어주셔도 될 것 같네요. 나름 딜 차이도 좀 있는 편이라서요.


5. 탱커 밸런스
 요즘들어 현 스펙 상에선 수드 외엔 다 고만고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5단 클리어 북미 두 팀 모두 수드를 택했고, 방어기재를 분노만 있으면 원할 때 유지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이, 현재 스펙에서 방어적으로 가장 큰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양조의 맥주 스택, 악탱의 쐐기 스택, 보기의 정패 스택, 혈죽의 뼈보 스택, 전탱의 방막스택 등 탱마다 저마다의 메커니즘은 조금 다르지만, 자기 스펙보다 훨씬 높은 던전에서도 방어기재를 높은 업타임으로 유지할 수 있는 탱커는 없습니다. 야탱을 제외하면 말이죠. 동일한 단수, 가령 한 10단을 놓고 보면 각 탱커의 유틸적인 부분, 딜 기여도 등을 합산해서 밸런스가 나름 적절히 잡혀있다고 볼 수 있다면, 13단 14단 15단 올라갈수록 부족한 탱커 스펙으로는 야탱의 깡패같은 뎀감을 못따라가는거겠죠. 일단 탱커가 버틸 수 있고 그 다음 딜로 시간을 줄이는 모양새니 악탱유저로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클래스 설계상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결국 답은 스펙업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880 정도라면 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지만 막상 직접 해보기 전엔 모르겠네요.


6. 개인적인 얘기
 이번주는 감시관 12단, 비전로 11단 정도 클리어하고 용맹 13단에서 히리야에서 지지를 쳤습니다. 팁게에 올라온 중첩관리도 해보았지만 현재 1탱 3딜 1힐 조합으론 수치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가 제 생각입니다.(3도적이면 가능할지도) 좀 아쉽지만 2탱 2힐 1딜 을 한다거나 하는 건 좀 매력적이지 않아서 아마 용맹 13단 쐐기석은 더 트라이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비전로 11단은 생각보다 널널하더군요. 좀 잘하는 길드원분들하고 급조해서 원트에 1상자 몇분씩 남은 것 보면 택틱만 잘 짜면 2상자도 될 것 같습니다만 제가 곧 시험기간이라 아마 저는 못 갈 것 같네요. 여튼 악탱, 상당히 할만 합니다. 15단 한국 첫번째를 노리신다면...... 조금 회의적이지만 나중에 스펙업이 되고 얼마나 빨리 깨냐의 레이스에 생각이 있으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수드 짱짱맨, 수드 미만잡...) 여튼 충분히 좋은 클래스이니 12단 내외라면 악탱이라서 못깼다 하는 생각은 안하셔도 될 것 같네요. 저는 일단 만족하고 있습니다.

질문이 있으시면 시간이 되는대로 답변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