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수탈 시기에 친일세력의 악행이 악명높았듯이,

농경사회에서 지주보다 중간의 마름들의 악행이 더하였듯이,

 

천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공범의 강요 혹은 유혹에 빠져, 물질적 이익과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현실이라는 방패를 핑계삼아 상대적 수직권력의 고착화에 오히려 찬성하는 무리들이 있고,

 

흔히 그들을 노예라고 부르지.

 

현실주의라는 이름하에 수직적 권력구조의 완화 혹은 타파는 꺼리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수직적 우위의 관계에 있던 상황만 유지하고 싶은 심리.

 

내가 권력구조의 최하층만 되지 않으면 된다는 심리.

정작 공범이 되는 순간 그냥 겉보기에 조금 덜 부패한 노예가 될 뿐인데.

오히려 그 악취는 약자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풍길 뿐인데.

 

 

덧.

내가 잠시 자원재활용 업체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른바 '고물상'이지.

수거용 크레인을 모는 기사들의 임금이 보통 200~250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그 이유가 아주 가관.

수거하는 자원 중에서 몰래 빼돌려 이익을 얻는 것을 예상하고 제한 것이 그들의 평균 임금이 된다는 말이었는데.

그것이 바로 공범을 강요하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지.

 

김영란법의 본래 취지 자체는 '공범을 강요하는' 사회적 인식의 방향 자체를 돌리려는 것이었는데

어떻게 유통업체를 비롯한 이른바 '지주'들의 이익, 각종 제도를 공정한 경쟁이 아닌 인맥,혈연,학연,금권에 휘둘려

결정하는 비정상적인 구조 자체를 단지 공범이 됨으로서, 그들의 마름이 됨으로서 얻는 일부의 이익에 눈이멀어

오히려 공범이 되기를 갈망하는 사회가 되어가는지.

 

기본적으로 법적 제약이 아닌 문화의 방향성을 공정한 방향으로 돌리려는 상징적인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법적으로 문제없는' 최대한의 '불공정한' 영역을 가지고 싸우는 도구로,

그 불공정을 '법적'으로만 인정받으면 문제가 없다는 식의 천민적인 의식을 가지고

자칭 민족 정론지라고 떠들어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