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을 둘러보면서 두번째로 많이 보았던 내용 중 하나가 이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문제로 인해 전탱에 대한 한탄을 하는 사람도 있었으며, 힐러를 욕하는 사람도 있었고, 고감이나 방올의 업타임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방올과 고감의 업타임에 집착하지 마라'라는 말을 했었는데, 이는 여전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높을수록 좋은것은 사실이지만 낮다고해서 '저 사람은 못하는 탱이다'라고 판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가뜩이나 잘잘못을 따지기 힘든 이 와우라는 게임에서 단순한 한두개의 요소가 모든것을 결정짓기보단 전체적인 무언가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플레이 영상을 하나하나 다 뜯어보기 전까진 그 복합적인 문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엔 탱커의 입장에서 가능한 해결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힐러 이해하기 전탱은 기본적으로 자기 생존 결정권이 낮은편에 속하는 탱커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보기같이 자가 힐이 가능한 탱커가 있는 반면 전탱의 경우는 스스로 하는 힐이래봐야 성약스킬을 모두 빼고 순수하게 전사의 스킬만을 놓고 보았을때 기껏해봐야 특성인
백절 불굴이나
연전연승(예견된 승리) 밖에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탱을 함에 있어 자신의 힐러에 대해 많은 것을 알수록 도움이 됩니다.
1-1) 힐러의 심리 이해하기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쐐기 공팟을 아무데나 찾아서 들어갔고, 저를 전혀 모르는 힐러와 함께 쐐기를 돌고 있습니다. 힐러와 함께 해본 경험은 물론 힐러의 플레이 방식이나 힐러의 숙련도 등 그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일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힐러도 난데없이 피가 가득차있는 탱커에게 힐을 우겨넣진 않을 것입니다. 바보같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힐러는 '이 탱커가 언제 피가 줄어들지 모르니 끝없이 힐을 넣어줘야지'라는 마인드로 게임을 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탱커가 피가 줄어들었을때 '아. 힐을 넣어줘야겠다'라고 생각하는게 보통 힐러죠. 그렇기 때문에 탱커는 힐러의 심리를 이해함에 있어 '그는 내 피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나서야 나에게 힐을 넣어줄 것이다'라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힐러가 내 피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반응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만큼은 스스로 버텨줘야한다는 것이죠. 난대없이 시작하자마자 1~2초만에 바로 죽어버린다면 그것은 힐러가 인간의 신체능력으로 반응할만한 수준이 못됩니다. 결국 탱커가 힐러와 함께 버티는 이상적인 구도는 '자신의 체력이 최대치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더 이상 줄어들지 못하게 버텨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어기재를 두름에 있어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방어기재를 두르는 것도, 전투를 시작하기도 전에 방어기재를 있는대로 전부 두르는 것도 아닌 힐러가 도와줄 수 있을 정도의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에 집중하면 이전보다 좀 더 버티기가 수월해질 것입니다.
1-2) 힐러의 버릇 이해하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고 하니, 이것은 제가 모르는 사람과 쐐기를 돌때 써먹는 방법입니다. 힐러마다 같은 직업 특성이라 하더라도 플레이하는 그 스타일이나 버릇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힐러 중 수사나 운무, 회드 등 우수한 외생기를 가진 힐러들은 크게 '쫄을 치기 시작할때 미리 외생기를 넣는 타입'과 '탱커가 체력이 크게 줄었을때 외생기를 넣는 타입'으로 나뉩니다. 어느쪽이 더 좋은가에 대해선 넘어가고, 탱커를 하는 입장에서 이 부분을 인지하고 힐러의 버릇에 맞춰 본인이 변화를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EXRT등을 이용한 애드온으로 힐러의 외생기 쿨타임을 인지하고 있다면 '그는 미리 외생기를 감아주니까 내가 방어기재를 나중에 올려야겠다'같은 방식으로 말이죠. 파티원과의 소통을 통해 이 부분을 조율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1-3) 힐러의 부담 줄여주기
딜러와 탱커가 모두 동시에 죽어가고 있다면, 힐러의 입장에서 누굴 살려야할지 고민이 많아지게 됩니다. 물론 탱커가 가장 중요하지만, 딜러가 죽는 것 역시 큰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힐러가 딜러에게 힐을 집중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탱커에게 들어가는 힐이 취약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유가 생긴다면 파티원의 체력바를 보고 힐러가 탱커에게 관심을 주지 못하는 타이밍을 캐치해서 그때 더더욱 방어기재를 올리는데 집중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2) 스킬 적시 적소에 사용하기
본인들은 아니라고 주장해도 꽤 많은 탱커들이 쐐기에서 급사한다면 그 이유는 스킬을 적시 적소에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 제가 보았던 내용 중 '전사는 마뎀 대응이 없어서 고감 대충 두르면 한방에 녹아요'부터 '마뎀 대응이 안되니까 유연 낮으면 시작하자마자 죽습니다'같은 내용들이었는데, 그 어떤 마뎀 몹도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이유도 없이 갑작스럽게 탱커를 죽여버리는 패턴을 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 정도로 강력한 몹이었다면 굳이 전탱이 아니어도 금방 죽었을 것이며, 애초에 유연 조금 오른다고 그 데미지가 상쇄될 수준도 아닐것입니다.
결국 이런 '강력한 마뎀 스킬'은 대부분 차단이 가능한 스킬계열이거나 안맞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물론 아군들의 피지컬로 커버가 가능한 영역이지만, 차단의 순서를 정한다던가 본인이 가진
충격파나
날카로운 고함 등 지원할 수 있는 메즈로 스킬을 끊어주거나 시전 자체를 할 수 없도록 지형의 사각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도 있습니다.
엄연히 말하면
고감은 전사의 스킬 중 효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스킬입니다. 분노 40이면
마무리 일격의 최대 데미지를 줄 수 있는데
백절불굴 특성을 찍었다면 4%의 체력회복도 겸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이 고통 감내급 방어기재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작정 모든 구간에서 고통감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아닌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해두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2-1) 손이 잘가는 곳에 스킬 두기 얘기가 조금 밖으로 새버렸는데, 본론으로 돌아와 스킬을 적시 적소에 쓰기 위해선, 일단 먼저 자신이 손이 잘가는 곳에 방어기재 스킬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디에 뭘 두어라'같은 말은 의미가 없지만 적어도 자주 올릴 필요성이 있는
방패 올리기나
고통 감내부터
주문반사까지 쿨타임도 그렇게 길지 않으면서 쓰는 타이밍이 중요한 스킬들을 손가락이 닿기 힘든 곳에 두지 않는것도 명확한 차이가 있습니다.
2-2) 어떤 스킬이 아픈지 이해하기 모든 몹의 스킬을 있는대로 차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파티원이 순서를 맞추어 차단을 하는 것도 어느정도 부담이 있는데 이를 다양한 몹들이 쓰는 스킬마다 몽땅 끊을 생각으로 차단을 넣을 경우 차단 스킬이 모두 쿨이라 중요한 스킬을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단을 하지 못했을때 리스크가 큰 스킬들을 이해하고, 탱커 본인이든 딜러든 1순위 차단 스킬을 집중 마킹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예시 : 어둠핵 등)
2-3) 드리블 타이밍 이해하기 사실 드리블을 언제 해야하는가? 에 대해선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충 이때 해라 라는 말로 설명할 문제가 아니며 경우에 따라서 정답도 오답도 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드리블 타이밍은 자신의 방어기재가 없을 타이밍에 빠지는 것이 좋다 로 결론이 납니다.
모든 몹이 근거리 공격만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기본적으로 방패올리기-끝나면 살짝 도망가기-다시 방패올리기-끝나면 다시 도망가기 같은 개념을 시작으로 본인이 어느 타이밍에 움직이는 것이 가장 탱킹하기 좋은 타이밍인지 이해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3) 딜러 이해하기 '안아프게 맞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맞기전에 상대를 죽이면 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딜러가 애초부터 탱커가 고생할 필요 없이 몹을 빠르게 잡아주면 되는 일입니다. 이는 말장난을 하자는 뜻이 아닌 딜러가 몹을 빠르게 녹여줄 수 있는 스킬들이 있는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흔히들 인던에서 [발화 O초 남았습니다!!] 같은 방식의 화법 매크로를 보셨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화법이 자신이 폭딜을 낼 수 있는 타이밍을 탱커에게 알려주는 좋은 매크로입니다. 굳이 화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딜러가 광딜을 뿜어낼 수 있는 스킬은 쿨타임이 길며 딜러 역시 이 쿨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 안정적인 탱킹이 가능한 선에서 몹을 많이 몰아 딜러들의 광딜 욕구를 자극시켜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두마리의 몹만 몰고 딜러가 쿨기를 써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니까요.
역으로 딜러의 쿨기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풀링을 하는 것 역시 조심해야합니다. 전자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탱커가 아무리 방어기재를 잘 챙겼다고 한들 딜러가 딜을 넣어주지 못한다면 전부 무용지물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 최대한 딜러의 쿨기도 확인하면서 진행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