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클래식을 추억하며... 행복편

2편 클래식을 추억하며... Interlude

3편 클래식을 추억하며... 타락편




마지막 편이 되어부렀어. 지금까지 읽어준 클게이들 고맙고 같이 겜 해준 길드원들 고마워~

즐거운 클래식 되길..

 

 

< 탈 출 >

 

검둥 초중반에 3배럭 분배금 셔틀과 미친 혈장동 앵벌, 동부염병지대의 염병할 짓거리들에 신물이 나서 본섭에 캐릭을 키우기 시작했어원래는 하이잘 얼라에서 그훈까지 잡아 놓은 캐릭이 있었는데 걍 아즈호드로 옮겨서 새로 캐릭을 키우기 시작했지. 격아에 대한 감상은 최대한 안 적을게. 원하면 후속편으로 적던가 말던가 하지 뭐..

 

이 때는 그다지 본섭을 꾸준히 할 생각은 없었는데.. 본섭에 캐릭은 만렙이 되어가고, 클래식은 미쳐 돌아가고, 안퀴는 나올 기미가 없고.. 그래서 배럭 2개 다 뿌셔버리고 그냥 힐사제 한 개만 남겨서 길드 레이드 참여하고 있다. 왜 힐사제를 남겼냐고? 외부버프 때문이지.. 힐러는 잔달라 버프 하나만 받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고 외부버프 받느냐고 1~2시간 아제로스 여행하고 캐릭 봉인하느니 격아 일퀘하고 쐐기 한 바퀴 더 도는게 훨씬 재밌었기 때문에 힐러만 남겨서 지금까지 길드 레이드만 참여하고 있다.

 

클래식에 남은 목표는 쑨 킬 밖에 없어. 이전에는 낙스까지 가즈아! 였는데.. 이미 클래식 유저들 생태계가 비정상이 되었고 그 속에서 내가 즐길거리는 없는 것 같더라. 남은 골드는 얼마 안되기 때문에 그냥 물자반납에 올인할 생각이고 안퀴열리면 쑨 한번 잡고 마무리 지을 것 같다.




 

< 나는 왜 가는가.. >

 

얼마 전에 어떤 아저씨가 와우의 흥망성쇠를 말하면서 4가지 팩터를 얘기 하더라.

/시간//피지컬

와우 만이 아니라 모든 게임의 재미를 결정 짓는 설계 요소라고 생각해. 물론 그 외에 세세한 팩터들도 있고 예외들도 있겠지만 어떤 현상을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팩터로 근사화하는 건 굉장히 탁월한 방법 중 하나야.

 

 

< 현 거 래 >



와우는 애초에 15년 전에 설계되기론 시간 팩터가 가장 크도록 설계된 게임이었어. 시간을 들인 만큼 성취를 하고 그를 통해 그 세계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갈 수 밖에 없도록 설계했지. 그 세계에서 그 캐릭터로 살아간 시간만큼 성장하는게 MMORPG의 근본이자 한계야.

 

15년 전 우리는 시간을 많이 갈아 넣을 수 있었다. 적당히 건, 미친듯이 건 시간을 갈아 넣을 자유가 있던 세대였지.. 근데 지금은 아니야. 대부분이 가정이 있고 직장이 있고 책임져야 할 것이 아제로스만 있는건 아니게 되었지. 그런데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제로스에 퍼부을 시간이 공평하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그러다보니 시간의 중요도를 떨어뜨릴 자원이 필요했는데 그게 돈이 되었지.

 

사실 돈으로 캐릭터의 성장을 사는건 골팟이 도입되고부터 본격화 되었다고 보는게 맞아. 그래서 골팟의 폐해 중 하나가 현질 유도라고 보는 시각도 틀린 건 아니야. 그런데 골팟에 대해서 나쁘게 볼 순 없는게.. 골팟을 대체할 시스템이 클래식에는 없다는 것이지.. 물론 본섭엔 개인룻 시스템이 있어서 많이 극복을 했지. 이건 제작자들이 돈이라는 팩터가 시간과 운이라는 팩터를 무차별적으로 잡아먹는 걸 막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완벽하진 않지.. 운이라는 팩터에 무게가 실려서 운에 고통받는 사람도 있으니깐.. 그래서 그걸 또 보완하려고 하는게 인장이고..

 

클래식에서 주사위 팟은 운에 많은 무게가 실린 시스템이라 수학적으론 공평하지만 체감적으론 공평하지 않았지. 그래서 유저들이 골팟을 만들어서 운의 무게를 줄이고 시간의 무게를 올려서 밸런스를 잡은거지. 시간을 써서 레이드에 참여하고 골드를 쌓으면 템을 먹고 캐릭터가 강해질 기회가 올라가도록 한거야. 포공도 그렇지 않냐고? 맞아.. 포공도 운에 대한 요소를 낮추고 시간 요소에 무게를 실어주는건 맞아. 그래서 어찌보면 골팟과 포공의 마지막에 템을 다 먹은 사람들의 탈주가 동일한 문제이긴 해.. 하지만 휴지 조각되는 포인트와 그래도 다른 곳에서 통용되는 골드는 쓰임새가 다르지..

 

여기까지보면 사실, 골팟이 현질을 유도한 근거는 하나도 없어. 약간 위험하긴 하지만 유저가 들인 시간만큼 성장한다라는 모토는 유지되거든..근데 문제는 유저들의 욕망이지. 빨리 성장하고 싶고.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고. 지고 싶지 않고.. 등등의 욕망들이 현질의 방아쇠였지. 정직하게 시간을 들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돈으로 시간적 성장을 뛰어 넘고자 한거지. 그렇다고 또 유저의 욕망을 시스템적으로 억제해서도 안되. 왜냐면 경쟁, 승리와 패배 와 같은 요소들이 게임의 재미이기도 하거든그래서 결국 골팟은 장전된 권총이고 유저들의 욕망이 방아쇠를 당긴 손가락인거야.

 

다만 내가 현질에 대해 클래식 유저들의 태도가 너무나 안타까운 건.. 와우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거야. 솔직히 현질하는 개개인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 없어. 가지고 있는 시간 자원이 없으니 돈이라는 자원을 이용하여 성장하고자하는 성취욕은 뭐라 할 수 없지. 그냥 현질 혼자 해버리고 말면 그러려니해야지 뭐 별 수 있나..근데 현질을 장려하고 현질 안하는 사람들을 바보 또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취급을 하는 건 용서 할 수 없지. 이런 사람들이 컨텐츠 소모 시간(게임 수명)을 줄이고 결국 게임을 망친 다음에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는 메뚜기 떼거든.. 내가 좋아하는 놀이터를 그지꼴로 만들고는 다른 놀이터로 옮기는 녀석들을 좋아할 이유가 없잖아?




 

< 외 부 버 프     로 그  그리고  산 적>



 

이건 시각차가 있을꺼라고 봐. 의견도 굉장히 다를꺼고..

내가 외부버프로 신물이 난 건 딱 하나야. 접종.. 세상에 어떤 게임이 캐릭터가 강해진 것을 체감하기 위해서 캐릭터를 한동안 플레이하지 않도록 할까? 게임을 안하는 것이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게임 철학을 마주하고나니 혼란이 오더라.. 강해진 캐릭터를 쉬게하고 안 강한 캐릭터를 키우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

 

외부버프의 비중도 문제였어. 외부버프의 유무가 장비 몇 개를 씹어먹는 수준이니 안 받을 수가 없었지. 외부버프로 템 파밍이 좀 덜되도 딜을 따라 갈 수 있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템 파밍 다한 사람도 외부버프 받아오는데 어떻게 따라감결국 상대적 차이는 못 따라가지..

 

뭐 월드클래스의 로그를 노리는 공대야 외부버프 강제하는 건 이해해. 하지만 일반적인 공대에서도 외부버프를 안 받아오면 쳐내는건 사실 이해불가야.. 성실성의 문제라고? 시간 없다고 현질하는 건 성실성의 영역에서 제외하는건가?.... 공대RDPS도 충분히 남아도는 상황에서 외부버프를 강제하는 건 오바라고 생각해. 본섭에서 강제하는 숙제 그렇게들 싫어하면서 유저들끼리 아제로스 여행 숙제를 주는 꼴이잖어?

 

그리고 산적.. 원래 게임 자체가 얼호 간 긴장감이 있어야되는 겜이라 상대 진영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내는 건 정말 좋은 컨텐츠가 맞아. 그리고 외부버프를 지키기 위한 쫄깃한 긴장감, 지켰을 대의 성취감. 상대의 외부버프를 지웠을 때의 쾌감.. 이것에 대한 재미는 인정해. 그런데 지금의 산적질은 선을 넘은 것 같아. 다들 시간이 아까워서 현질하는 마당에 레이드 시간까지 까먹게 하는건 선 넘은거 아니야? 지금하는 짓거리들은 만렙이 쪼렙 시체 지키는 짓거리랑 똑같아..검바산 선점한 다수 진영이 레이드 하러가는 소수 진영 개박살내면서 뿌듯해하는 쪼잔한 짓거리나 하고 있는거지. 차라리 불평에서 얼호 공대들 수맞춰서 싸워.. 그게 더 명예롭지않냐?

 

빵섭 고고~!!

쟁섭이 재밌었던 이유가 뭔지 아냐? 소수의 컨이 쩌는 유저가 다구리까는애들 다 잡고 웃는거에 로망을 품었고 호드 쪼렙에게 자비를 베푸는 얼라 성기사와 쪼렙 지키겠다고 죽을 거 알면서 적에게 돌진하는 명예로운 오크전사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재밌었던거야. 지금처럼 야비한 짓거리하는게 쟁섭의 재미가 아니라고.. 봐라.. 이 짓거리가 유저들 고개 절레절레 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걸

 

이제와서는 니가 먼저했네. 내가 먼저했네가 중요하지도 않고.. 막을 수 없는 건 알아. 모두가 미쳐 돌아가는데 말려봤자 누가듣겠냐. 걍 한 놈 버프 지우고 뿌듯해하면서 즐기는게 맞는 걸지도 모르지..


 

< 마치며.. >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뭔가 스위치가 있어. “겜 존나 못하네이러면 꼭지가 도나봐들왜 다들 게임에서 뒤쳐지는 것에 뒤집어지며 개거품을 물까? 스스로가 게임에서 얻고 싶은게 뭔지 깊이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어. 모두가 1등이 될 수 있을까? 절대 아니지.. 모두가 1등을 원했을까? 이것도 절대 아닐걸.. MMORPG1등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야. 모두가 찾아갈 위치가 있고 즐길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인 장르야. 그런데 결국 유저들이 서로 경쟁을 강제적으로 부추기며 1등이 아니면 게임을 떠나라고 하지.. 로그 회색은 사람이 아니라고? 물론 격차가 나서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순간이 있어. 그럴땐 정중히 거절하면 되는거야. 인격을 까내리지말고..

 

앞으로 클래식을 계속 즐길 사람.. 격아로 넘어갈 사람.. 둠땅 때 넘어갈 사람 있을꺼야.. 각자 즐거움을 얻는 걸 즐겨 다만 다른 사람과 같이하는 게임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손해보면서 겜하라는게 아니야.. 비정상적으로 쾌락을 얻는 만큼 게임의 수명이 줄어들고 그게 니가 즐기고 있는 게임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추가 수정 -

 댓글에 산적에 대한 의견도 많고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추가함. 위 글은 산적질 자체를 하지말라는게 아니야 '지금의' 산적질이 선을 넘고 있다고 말하는거야. 옛날에도 산적질 있었어. 그 땐 어깨빵하고 야렸다고 투닥투닥 하다가도 각자 레이드 들어갔거든. 아니면 전장을 가거나. 물론 한 두 파티 정도 죽치고 산적질 하는 사람들 있었지. 그러면 같이 대응 좀 해보자면서 맞대응 파티짜고 서로 싸우는 재미도 있고 그랬어. 나도 그걸 즐겼었다고. 그리고 그 땐 명점이 목적이 었던 사람도 꽤 많았지.. 그런데 지금은 산적의 단위가 공대인 경우도 봤고 심지어 멀박을 동원해서 대응도 못하는 사이에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어. 그리고 pvp가 목적이 아닌 사람들을 상대로 pvp라면서 지나치게 죽이고 있잖아. 꼬우면 비쟁 목적인 사람들이 모인 일반섭가라고? 그럼 너흰 쟁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인 전장 갈꺼야? 그리고 지금 이게 훌륭한 컨텐츠라면 왜 클 초창기에 활동하던 BJ들은 대대적으로 작금의 산적 컨텐츠를 이용하지 않고 있을까? 


근데 이 문제는 옛날부터 있었던 쪼렙 학살 맞냐. 틀리냐랑 똑같은 양상이야. 학살 하지 말라는 쪽은 항상 징징이들이 되고 학살하자는 쪽은 쟁섭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인데 뭐가 문제냐. 일반섭 가라.. 이렇게 결론이 나버려. 틀린말 아니야. 게임사가 만들어 놓은 판에 유저가 자기 즐길거리 즐기는 걸 그만하라 할 순 없지.. 근데 봐봐.


법사가 선퓨가 이쁘다고 족쇄를 고가에 입찰해버리면서 싼값에 못준다고 한 사건이 있었잖아? 이게 위의 논리대로라면 문제가 되? 전혀 문제가 안되. 게임의 약관을 위반한 것도 아니고 불법 프로그램을 쓴것도 아니야. 게임 내에서 이뤄진 유저의 일개 행위 일뿐이잖아? 근데 왜 사람들은 욕하지? 게임 내에 선이 없다면 그 법사를 욕하는 기준은 뭐야? "지나친 산적"을 옹호하는 논리는 골팟에서 골드로 무슨 짓을 하건 무슨 상관? 주사위팟 가라 랑 똑같은 논리야.


적당히 하라고한다고 그게 적당히가 되겠냐? 당연히 안되지.. 공대 단위로 오는 적은 뚜까패고 지나가는 한명은 봐줘라? 설령 99명이 해준다고해도 1명이 안해주면 꽝인데 그게 되나.. 당연히 안될 수 밖에. 산적질 근절이 될꺼라고 생각하는 멍청이는 아니야.. 그냥 돌아봐줬으면 한다는거지


마무리 글로 비정상적으로 쾌락을 얻는 만큼 게임의 수명이 준다고 했잖아? 구성 요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 내에서 어느 한 요소가 비정상적으로 이득을 얻는 시스템은 고찰해봐야하는 시스템이야. 붕괴해도 괜찮은 시스템이라면 하등 상관없지만 유지되고 존속하려는 시스템이라면 고민해봐야하는게 맞아. 산적도 적당히 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본다면 블리자드가 만들어 준 판 위에서 적절하게 즐긴게 맞겠지만 복수 계정비까지 지출하면서 멀박으로 산적을 한다던가 죽인 사람 또 죽이는 짓을 2~3시간 반복한다던가 하는 짓은 하는 당사자는 극대화 된 재미를 맛보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지옥이거든.. 이건 레게들의 현질하고도 같아. 현질하는 사람은 초고속 파밍하고 레이드 재미 쪽 빨고 현타올꺼야. 그러면 현질 안한 유저들은 그 골드 따라가려고 인던 앵벌, 필드 앵벌, 온 갖 장사 다 달려들어야 되. 그러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라는 현타가 오지. 현질한 사람들은 재미봤겠지만 안한 사람들은 노역을 해야 되. 산적만의 문제가 아니야. 내가 무언가 재미를 보고 이득을 보고 있다면 즐기되 도취되지 말고 누군가를 밟고 얻은건 아닌지 되돌아 보는건 필요하다고 봐. NPC들만 있는 옛날 콘솔 및 PC게임에서는 뭔짓을 해도 상관없어. 그런데 와우는 보이는 캐릭터 뒤에 사람이 앉아있어 그러니 생각 좀 해줘.


온라인 게임이 발전해온지 수십년이 됬고 게임의 문화를 만들고 분위기를 만드는 건 제작사가 아니라 게이머들이었어. 게이머들은 남 생각 안하고 자기 만의 재미를 찾는게 맞았고 와우도 그렇게 성장했지. 클래식이 나온다는 말에 설렜던 건 지금 본섭과는 다른 분위기와 낭만이 있었을거란 기대가 많았을꺼야. 1년 남짓 클래식의 변화를 보면서 따뜻한 마무리를 기대한 게 너무 낭만 만을 좇은건 아닌가 싶어.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다른 이의 불행과 고통을 먹고 성장하는 환경에서 서로를 의식하자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말인지 싶기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