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국회의원과 게임인연대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토론회가 18일 오후 2시부터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토론회는 게임의 문화적 순기능과 예술성을 논하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관해서도 생각해보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토론회는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등이 참여합니다. 2시부터 진행되는 이번 토론회는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며, 방청객들도 토론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인벤에서는 토론회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들을 통해 토론회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해드립니다.

◆ 토론회 참석 패널

[ ▲진중권 교수 ]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

지난 11일 역삼동 디캠프(D. Camp) 세미나 룸에서 열린 게임중독법 토론회에 참석한 바 있다. 토론회에서 "그간 게임 규제 법안을 거의 새누리당이 발의했다는 것은 그들의 시각적 편향이 있음을 이야기해준다", "'게임뇌'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는 '법안뇌'를 이야기하고 싶다" 등의 말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무의식적인 부분을 깨워야 지금의 무의미한 논쟁이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게임 규제에 관한 여러 법안 중에서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새누리당에서 발의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거의 일방적으로 나타난 통계에 대해 지극히 편향된 시각을 엿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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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궁훈 이사장 ]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굿게임쇼2014에서 기조 강연을 맡았다. "게임이 사회에서 폐쇄된 한 사람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고,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보았다. 게임업계에 몸담은 것에 굉장히 자부심을 갖게 됐고, 그 결과 지금까지 게임 산업에 종사하게 되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게임의 부정적 인식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게임 관련 법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 법안들이 조금 편협된 시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게임은 더 이상 핸드폰이나 PC에서만 즐기는 게 아닌,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다"며 나중에는 이게 게임인지 인식조차 되지 않는, 그런 시대가 조만간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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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웅 대표 ]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4월에 열렸던 문화융성위원회 제3차 회의에 게임업계 종사자 자격으로 참석, 박근혜 대통령에게 게임 규제에 관해 건의했다. 그동안 게임업계 대표들이 규제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비판이 있었는데, 이번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토론회에서는 게임업계 대표로 직접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게임정책토론회,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_ 배포용

    ※ 토론회는 오후 2시부터 시작되며, 현장 취재내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13:30 - 각 게임사들에서 보낸 화환들


    14:00 - 토론회 시작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오늘 참석한 패널들의 단체 사진촬영이 진행됐습니다.


    14:07 - 김광진 의원 개회사

    김광진 의원은 "요새 게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지인으로부터 '게임을 예술법으로 넣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호적인 입장인 나조차도 게임이 산업인 것은 인정하나 예술인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행사장을 가보면 영화관계자들의 경우 '영화를 하는 사람들은 말이야~'라는 이야기를 곧잘 하고는 하는데, 게임인들은 자신을 게임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적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게임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

    14:20 - 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토론회 좌장)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12월 '게임은 문화인가'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여러 담론이 오갔다. 일간 매체에서 게임을 다룰 때 다소 무리한 팩트를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강력범죄가 나오기만 하면 게임과 결부시키려고 하는 식의 움직임이 있었다. 일부에서 게임을 보는 시각이 삐뚤어진 경우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일간지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생겨나는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금일 토론회를 통해서 게임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 오늘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

    14:23 -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발제자)

    첫 발제자로 나선 진중권 교수는 "산업 사회가 '호모 사피엔스'를 요구했다면, 이제는 '호모 루덴스'(놀 줄 아는 사람)를 지향한다. 인간의 문화가 근본적으로 '놀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늘날 게임은 좁은 의미의 게임을 넘어 아예 현실 자체가 존재하는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첨언했다. 21세기의 게임은 정치, 경제, 교육 등 사회 모든 분야를 주도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해석학의 창시자인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는 예술의 본질을 '게임'으로 보았다. 이를 인용해 진중권 교수는 "게임은 혼합장르다. 게임은 머지 않아 오락과 스포츠의 면모를 가진 새로운 예술 장르로 여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게임'이 다른 장르에 영감을 주는 예술로서 정착되고 있다"며, "'아바타'나 '툼레이더' 등은 게임이 영화로 제작되거나 영화에 게임요소가 들어가는 현상의 예"라고 설명했다.

    영화와 TV가 주 문화였던 이전 세대에서는 극 중의 서사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왔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을 즐긴 세대는 집단적 협동을 통해 극중의 서사를 직접 창조하려 드는 '적극적인 주체'가 되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이를 통해 게임은 21세기의 인간의 모든 활동을 관할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말로 발제를 마쳤다.


    ▲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


    14:36 - 류임상 뉴미디어 아티스트(발제자)

    두 번째 발제자인 류임상 뉴미디어 아티스트는 "예술이라고 하는 것들이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 지금, 각 장르의 구분이 모호한 지점에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예술 환경들은 그 자체가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흔히 영화를 종합 예술이라 말하곤 한다. 그런데 게임의 경우, 여기에 '상호작용'이라는 요소가 가미된다. 류임상 아티스트는 바로 이 때문에 게임을 영화 다음의 문화로 말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트랜스포머'를 예시로 들며, "영화가 게임화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경우 육성의 요소가 도입되어 있는데, 이러한 점 역시 게임의 요인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는 사례라는 것.

    반대로 게임이 영화화되는 사례도 있다. 퀀틱 드림의 최근작 '비욘드 투 소울즈'이 바로 게임의 영화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타이틀이다.

    영화는 게임의 요소를 여럿 도입하고 있으며, 게임은 영화적 요소를 통해 풍부한 서사적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류임상 아티스트는 바로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새로운 예술'이 탄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에서는 사진전을 보고 가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찍어 이를 전시했던 바 있다.

    류임상 아티스트는 "이는 최근 대중들 사이에서 예술 경험을 중시하는 AX(Art Experience)적인 자세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것을 토대로 한 새로운 소비의 형태가 탄생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런던에서 8비트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도시 곳곳에 숨겨놓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류임상 아티스트는 이를 가리켜 "우연히 거리에서 옛 추억 속의 캐릭터들을 만나게 됨으로써, 추억을 환기시키며 예술적 감흥을 주는 사례"라고 풀이했다.

    또한, 그는 '마인크래프트'에 대해 "사용자들은 이 안에서 자기만의 조형물을 제작할 수 있다. 이 자체가 예술이 아닌가 할 정도의 고퀄리티의 조형물들이 창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이 유튜브에 2차 창작물로 올라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크리스 하울렛' 작가는 심시티 게임에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붕괴되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편집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대개 심시티를 플레이할 때는 도시를 만드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게 마련. 하지만 이러한 비디오를 보게 되면 플레이어가 아닌 관객의 입장에서 게임을 볼 수도 있다.

    '더 그래비야드'라는 모바일 게임에서는 흑백의 화면에서 노인이 계속해서 걷게 된다. 특별한 액션은 없으나, 계속해서 걸어가면서 공동묘지가 주는 메시지, 삶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류임상 아티스트는 "게임의 발전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세대에게 있어 게임은 하나의 환경이며 문화"라고 정리했다. 또한, "게임은 무한한 예술적 경험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새로운 컨버스다. 아울러 무언가를 경험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예술이며, 그런 부분에서는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좋은 장르"라고 이야기했다.


    ▲ 류임상 뉴미디어 아티스트


    14:53 - 상명대학교 윤형섭 교수(발제자)

    세 번째 발제자로 게임학 박사인 상명대 윤형섭 교수가 나섰다. 그는 "문화콘텐츠 수출 전체의 약 57%를 게임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비중있게 인식되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게임이 가장 많은 여가생활로 집계된 것은 약 3년 전부터다. 그만큼 게임이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이 윤형섭 교수의 설명이다.

    게임은 일상의 다양한 곳에서 활용된다. 이를테면,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귀찮은 일상적 일들을 보다 재미있게 하기 위해, 혹은 어려운 기술을 재미있게 배우기 위해 게임을 이용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 공헌 사업 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광고 및 마케팅에도 게임은 종종 활용된다.

    나이키에서 내놓은 한 운동화에는 특수 센서가 부착되어 있다. 이 운동화를 신고 달리면 움직인 거리와 소모된 칼로리 등이 계산되어 소유자의 아이팟으로 전송되는 구조다. 나이키에서 출시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이 운동한 기록 및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윤형섭 교수는 "이 모든 사례로 볼 때, 게임에서 사용되는 요소들은 생활이자 문화, 마케팅의 영역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게임이 사용되고 있다. 윤형섭 교수는 소아암 치유 목적으로 만들어진 '리미션'을 소개했다. 실제 이 게임을 통해 소아암 환자의 통증이 완화되었으며, 투약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게임도 존재한다. 윤 교수는 재활용품 수거함에 여러 입구를 만들어놓고, 불빛이 들어오는 투입구에만 재활용품을 넣을 수 있도록 제작했던 사례를 제시했다. 이는 게임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간단한 로직이지만, 이를 통해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게임적인 요소를 즐길 수 있으며, 자신의 행위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리 사회에는 게임을 서브컬쳐의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게임은 이미 예술 분야의 하나로 정착했으며, 다양한 문화와의 혼합을 통해 일상 생활에 녹아들어가 있다는 것이 윤형섭 교수의 의견이다.

    최근 광화문 앞에서 '게임음악OST 플래시몹'이 진행된 바 있다. 윤형섭 교수는 이 영상을 보여주면서 게임 안의 음악도 문화와 예술창작활동으로 탄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인의 게임 플레이를 관람하는 행위가 'e스포츠'라는 이름의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도 짚었다.

    "문화로서 게임이 얼마나 깊게 들어와 있는가, 영화+적극적 행위가 가미된 것이 게임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의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적 요소와 음악 등 다양한 문화가 혼합된 것이 게임인데 예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말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게임이 마약취급을 받고 있는데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예술인으로 스스로 인식을 가지고 '게임이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전했다.


    ▲ 게임학 박사 윤형섭 상명대학교 교수


    15:15 발제 종료, 토론 시작

    세 사람의 발제가 끝나고, 패널들의 토론이 시작됐습니다. 토론은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김인철 상명대학교 교수, 김 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팀장이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또한, 앞서 발제를 맡았던 세 사람도 함께 토론 주제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각 패널들의 기조 발언이 짤막하게 진행됐습니다.


    15:18 김인철 교수

    사실 난 게임을 잘 모른다. 근데 왜 중독이라 이야기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어렸을 적 여러 가지 게임들을 해봤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하나의 시대적인 '붐'일 뿐이다. 그것에 중독을 넣어서 규제를 들어간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이해가 안 된다.

    이게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 다른 나라에서도 규제를 하고 있는지 검증해 본 후 규제에 들어가도 늦지 않다. 마약이나 도박과 동급으로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게임은 하나의 놀이이지, 규제의 대상이 아니다.


    15:19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어렸을 때 공부해서 코피가 난 적보다 게임해서 코피가 난 적이 더 많았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 내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기를 바랐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부모님께서 애니팡을 열심히 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게임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게임이 예술이라는 점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

    15:21 남궁훈 이사장

    우리 재단 이름이 게임인재단이다. 사실 전 직장 중 CJ E&M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갖가지 분야가 나뉘어져 있었다. 그곳에서 영화, 음악 쪽에서 일하는 분들은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까닭은 매출 규모나, 산업 규모 면에서 커서가 아니다. 음악이나 영화는 예술로서 인정되고 있으며, 예술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게임인들은 나라와 국민들 사이에서 예술인들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업계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통해 게임 산업이 예술로 인정을 받고, 우리가 게임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한다.

    최근 다양한 규제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규제들은 원인 분석의 오류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가 군생활 중 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일이 있었다. 그 경우 문제점만 찾으면 되는 일이만,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알아낸 것은 연료 게이지 고장으로 연료가 비어 있는 것을 몰랐다.

    일전에 있었던 나주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어머니가 게임 중독자라는 소문이 퍼진 적이 있다. 자주 그 어머니가 PC방을 방문했기에 소문이 퍼진 것인데, 사실 피해자와 어머니는 게임이 아닌, 숙제를 하기 위해 PC방을 찾은 경우였다. 하지만 언론의 보도는 한 어머니를 게임 중독으로 몰아갔고, 이러한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졌다.

    모든 사건의 원인이 게임으로 덮어씌워지는 매우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진짜 잘못된 것들은 면죄부를 받고 있다. 이런 일이 더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노력해서 우리가 예술인으로 재평가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15:26 이동연 교수

    기본적으로 오늘 토론의 주제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술이 사실 중독과 몰입이 없다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겠나.

    문화콘텐츠 규개위(문화콘텐츠 규제개혁을 위한 공대위) 위원장께서 발족식 때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신 같은 창의적인 예술가가 어째서 중독자들을 위한 대변을 왜 하느냐"라는 질문이었는데, 그때 답변으로 나왔던 이야기가 '중독과 몰입이 없으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신의진 의원을 비롯해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게임을 무조건 안 좋게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독은 도박과 같은 행위중독이나 마약과 같은 물질중독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보다 중요한 것은 감성과 정서에 관한 몰입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이해가 더해져야만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몰입하는 사람의 뇌를 찍었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 똑같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이 쾌락을 느낄 때에 나타나는 뇌의 모습이 똑같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현상적 지표를 찍어주는 것이지 행위의 옳고 그름을 정하는 척도가 아니다. 뇌 사진을 근거로 중독을 정의하는 것은 현상과 결과를 뒤집어버리는 분석이라는 것이다.

    중독이기 때문에 예술인 것이고, 예술이기 때문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3:30 김 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팀장

    나도 마찬가지로 게임은 예술이며 동시에 중독성도 있으며, 교육이고, 문화라고 생각한다. 당초 이 토론회는 앞서 계획되어 있었지만, 사회적인 비극 때문에 미뤄졌다. 어떤 산업이든 명과 암이 있는 것이고, 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한다. 더군다나 한국의 게임 시장은 성장이 매우 빨랐기 때문에, 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연구할 시간이 짧았다고 생각한다.




    ■ 첫번째 논제: '게임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15:35 이정웅 대표

    게임에 대한 인식 이전에 게임 만드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에피소드 몇 가지를 이야기하겠다. 창업하기 전에 한게임에서 일했었는데, 입사동기 중 한 사람이 일주일 만에 그만뒀다. 부모님이 반대하신다는 이유였다.

    선데이토즈를 창업하고나서 개발자를 채용할 때, 회사에서 면접을 보는데 회사 앞에 부모님이 오셔서 기다리던 사례도 있었다. 게임 만드는 회사가 얼마나 못미더우셨으면 그러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상황들은 부모님 세대가 게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모바일 게임이 나오게 되고, 많은 사람이 그것을 즐기게 되면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게임에 대한 인식은 그동안 마이너한 방향으로 주를 이뤄왔고, 지금은 그나마 상당 부분 자정이 됐다고 본다. 이제는 게임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5:37 진중권 교수

    간단하다. 입시 교육 때문이다. 공부할 시간에 게임을 하고 있으니 나빠 보이는 거다. 학부모들은 생각한다. 게임 안 하면 공부하겠지 하는 거다. 하지만 게임 안 하면 본드 분다. 이렇게 낙관적인 가치관을 가진 세력이 두 군데 있다. 종교계와 의학계다. 그렇게 중독으로 낙인찍고 나서 두 집단은 이익 집단이 되어 버렸다.

    이익 집단이 되니 의원들을 움직이게 되고, 공모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기존에 깔린 편견을 이용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15:39 김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 팀장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게임을 규제하려는 국가가 있었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9개 주정부에서 전자게임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가 연방 차원에서 제지된 사례가 있었다. 중국에서도 콘솔 게임이 금지됐었다가 최근 완화되기도 했고.

    폭력성에 대한 인식은 크게 차이가 있다. 중, 고등학생 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폭력의 문제가 뭐냐고 물으면 '학교폭력의 원인은 게임 탓이 크다'고 대답하는 경향이 많고, 학생들에게 물으면 '적법한 처벌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통일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 팀장


    15:41 남궁훈 이사장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상황을 보면 너무 과대하게 포장되었다는 느낌이 있다. ET를 보자. ET는 폭력적인 존재도 아니고, 사회를 정복하기 위해 온 존재도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왜? 익숙하지 않으니까.

    어른들에게는 이렇게 새로운 것이 두려운 것이다. 게임이 어떤 영향을 얼마만큼, 어느 정도 주는지 알 수 없으니 두려운 것이다. 그렇다 보니 게임에 대한 인식이 왜곡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 두번째 논제: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15:51 류임상 뉴미디어 아티스트

    게임이 예술인가 라는 주제에 대해 익숙한 감이 있다. 미디어 아트라 불리는 장르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한 것이 10년 정도 된다. 그 당시만 해도 게임이 예술이냐 하는 논란이 있었다.

    최근에는 게임을 비롯한 뉴미디어 아트를 하나의 예술로 받아들이고 국제적인 무대에 나서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시기적인 문제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말했던 세대의 문제일 수도 있겠고. 하지만 지금의 추세를 본다면 앞으로 점차 게임도 예술의 형태로 인정받지 않을까.


    15:52 윤형섭 상명대 교수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은 굉장히 많지만, 부정적인 연구는 그보다 더욱 압도적으로 많다. 65편의 논문 중, 2편의 논문만이 긍정적인 기술을 해 놓았을 뿐이었다. 세계적인 학자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 보면, 문제 해결 능력과 눈과 손의 회복 능력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들 한다.

    내 생각을 말해보자면 이렇다. 현대 사회가 되면서 갈등의 종류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갈등은 해결해야 하는 법인데,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는 혼자만의 시대가 되어가다 보니,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지 배울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이 잠을 못자는 이유는 1번 사교육, 2번 공교육, 3번 게임으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게임이 3번인 것도 사실 조금 문제가 있다. 사교육, 공교육 하고 나면 오밤중인데, 이 시간에 축구나 농구를 할 수는 없지 않나. 결국 게임밖에 할 수 없다. 결국 청소년들의 건강과 다양한 활동을 위해서는 교육제도의 개편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고 본다.


    15:55 이정웅 대표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니, 게임 편견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대부분 양쪽이 자식과 부모의 이야기가 많은 듯하다. 반대로 나 자신이 경험했던 순기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일단,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되어있다. 2년 전 애니팡이 처음 출시됐을 때 하트보내기 기능이 인기를 끌면서 지인들, 세대 간의 소통 허브 역할을 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았다. 직접 목격한 바에 따르면 휴대폰 대리점에 갔는데 30대 어머니 한 분이 4살짜리 딸을 데리고 와서 자기 딸과 게임을 같이 해야 하니 휴대폰을 바꿔달라고 하는 사례가 있었다.

    나도 부모님이 게임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대를 겪었지만 그것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명동에서 애니팡 대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1위를 수상한 것도 부모님과 같이 나온 참가자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분명히 순기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16:07 진중권 교수

    뭐가 게임이고 뭐가 예술이냐. 우리가 흔히 어떤 것을 예술이라 부를 때면 가족 유사성이라고 부른다. 교차하는 어떤 유사성이 있다면 예술로 인정해준다는 것. 게임에도 여러 다른 요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중 일부가 다른 예술 분야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술로 인정할 수 있다. 이 정도만 되도 굉장히 성공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 세번째 논제: '게임중독법'이 대체 왜 문제이고, 왜 생겨나는가


    16:14 이동연 교수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 분들을 만나보면 굉장히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더라. 정신과 의사로서는 게임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아이들을 고칠 유일한 방법이 게임 중독법 발의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다. 그 마음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게임 중독법이 나오게 된 계기에는 중독정신의학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 크다고 본다. 중독정신의학회는 술, 마약 도박에 대한 연구만을 해왔다. 그러다가 2012년 쯤 부터 갑자기 게임에 대한 주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분들로서는 새로운 목표를 내세우고, 사업의 영역을 넓히려는 이해관계가 컸기 때문에 그렇다고 본다. 숭고한 의식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해관계가 큰 영향력을 끼치지 않았나 싶다.

    또한 앞서 말했던 이해관계의 공모가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교회에 청소년들이 안나가는 이유가 사실은 PC방때문인 것이 크다. 게임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교회가 부흥이 안된다는 의견이 보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주창되고 있는 부분이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공부를 시키려면 게임을 잡아야 한다. 이런 정치적, 종교적 보수주의와 학부모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게임중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법적 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보다는 사회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16:18 김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 팀장

    (질문 : 최근에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있겠지만, 미국 ESA에서 유럽 각국의 게임협단체들과 서명을 통해 한국 국회의원실에 중독법 반대성명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신의진 의원의 법안이 주춤하거나 폐기되는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그에 대해 정확히 생각해본 바는 없다. 지금 사용하는 중독이라는 용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업계 입장에서 어떤 게임을 만들어 유저들을 중독시키지 못하면 그것은 망작이나 다름없다. 과거 모래시계의 사례를 보자면, 그 시간대 모든 약속을 포기하고 집에 들어가게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엄청난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시간'을 소비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이 청소년들로 하여금 일정한 시간을 계속 소비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부모님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

    과몰입에 대해 조사를 해보면, 2% 정도가 과몰입군 내지는 과몰입 위험군으로 나온다. 약 14만 명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이것은 현상이지, 실제로 내부의 원인에 대해서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부터는 원인을 보다 심도 있게 추적해서 밝혀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과몰입이나 중독을 유발하는 게임 내의 요소들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많은 오해를 가지고 있는 듯한 가정 내의 교육 문제를 비롯한 과몰입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밝혀보고 싶다.

    이러한 법을 제정하는 절차에 있어서 여러 철학적인 배경이든 이론적 배경이든 하는 것들은 충분히 서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주홍글씨처럼 낙인을 찍어놓고 출발하는 것은 굉장히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성명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의 총기난사 사건 등을 비롯한 여러 사례에서 그 원인을 게임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게임업계로서 공분을 느낀 것이 아닌가 싶다.


    16:23 진중권 교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범인을 잡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뒤집어 씌우는 거다. 사실 과몰입하는 애들에게 게임은 결과다. 교우 관계나 부모와의 소통 부족 등 다른 문제들로 인해 게임으로 도피하게 되는 것인데, 그것을 생각 못하고 게임을 '죄'라고 단정짓고 범인으로 몰아간다. 과학적 사고방식이 아닌 종교적 사고 방식이다.

    이상하게도 우리 나라는 부모가 교육에 관심이 없다. 학교에 다 맡겨 놓고, 학원비 대주면 책임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런 헛점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결핍감이 게임으로 몰입하는 이유가 된다. 문제가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닌, 본인들에게 있는 것인데 절대 반성하지 않는다. 문제는 있는데 해결은 해야 하고,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니 게임에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중세시대에서나 볼법한 일이 사법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다.


    16:25 남궁훈 이사장

    (질문: 왜 이렇게 게임을 규제하려 들까?)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얼마전 SBS에서 '부모 학부모'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딱 적합한 사례가 나온다.

    게임중독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있는데, 이 아이를 정신과 의사에 데려갔다. 그런데 알고보니 게임중독이 아닌 다른 원인들이 상담 과정에서 밝혀진 바 있다. 그 이후, '학부모'가 '부모'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부모가 잘못된게 아니라 아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가... 정신과 상담을 통해 이 아이의 진짜 문제는 게임이 아니라 그 뒤편에 더 많은 여러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방송이었다.

    잘못된 진단을 통해 엉뚱한 것만 건드리게 되는 것처럼, '게임'이라는 쉬운 진단을 내려버림으로써 진짜 원인을 찾고 싶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은 현상들이 생겨나면서 이와 같은 작금의 사태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16:27 김인철 교수

    법안을 읽어 보면 몇 가지 항목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게임 중독이 결과가 되든, 과정이 되든, 게임 때문에 과몰입이 되는지, 그게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 신경정신과에서는 그것이 문제며,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2012년 미국 정신의학협회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그들도 잘 모른다고 써져 있다. 조금 더 연구해봐야 안다고 기술해 놓은 것이다. 총기 사고와 게임과의 상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입증되지 않은 원인을 가지고 법을 발의한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어떤 사고가 일어난 이유가 개인 때문인지, 혹은 사회 생활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떠한 한 가지를 중독으로 주장하며 제제한 사례는 전혀 없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시행했다가 금방 없애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의진법'에서는 중독물질의 범위를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라고 규정하고 있다. 규제 대상이 너무나도 광범위하다. 진짜 어떤 것을 규제할 것인지도 추상적이고, 정확하지 않다. 이렇게 법이 제정될 경우 현대 사회를 이루는 거의 대부분의 인원이 '중독자'로 분류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중독 폐해'를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중독으로 일어나는 폐해를 '모든 종류의 사회적 폐해'로 규정해 두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게임을 하다 보면 신호를 지키지 않고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이 무단 횡단을 하는가? 그걸 입증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넓은 범위에 대한 제제는 법학에서 실현할 수 없다. 명백한 '무엇'이 있지 않으면 절대 규제할 수 없다.

    또한 그 쪽에서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국가중독관리위원회가 의회와 거의 동일한 위치에 올라가 있다. 의원들이 보고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하다.


    16:34 이정웅 대표

    지금 상황은 범인만 잡아놓고 이후에는 업계에서 알아서 해라 라는 모습이다. 셧다운제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법안의 본질은 청소년 보호다. 특정 시간대에 청소년들이 게임을 못하게 하라는 것처럼 현실적인 법안이 나와야 하는데. 게임중독법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또, 법안 내용을 보면 '인터넷 미디어 컨텐츠'라는 범위에는 해외 미디어 컨텐츠들도 포함된다고 생각되는데, 그런 부분까지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지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 마무리 발언: 게임이 과연 중독인가? 아니면 예술인가?


    16:40 진중권 교수

    사실 게임이 예술이냐 하는 것은 앞으로 게임을 그렇게 만들어갈 것이냐에 대한 합의의 문제고, 실천의지의 문제라고 본다.

    게임사들이 돈을 벌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가능하면 창의적이고 새로운 게임산업을 만들어가줬으면 좋겠다.

    또 하나, 게임을 문화로 만들어가려면, 게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플레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게임을 비평하고 더 나아가서는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의식을 갖게끔, 여러 환경을 유도하고 전체적으로 창의적인 문화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16:41 윤형섭 교수

    게임은 예술인가에 대한 해답은 실천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마다 모두 다르지만, 게임을 예술로 인정해 줄 때 사회적 책임감이 생기고, 더욱 창의적인 작품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예술이며 문화며, 동시에 생활이기도 하지만 나는 칼이라고 비유하고 싶다.

    어떤 이들은 아픈 이를 낫게도 하고, 과일을 먹을 때 쓰기도 하지만 강도짓에 쓰기도 한다. 칼을 잘못 쓰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칼을 쓰는 법을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과잉 규제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이들을 위해 규제법이 필요한가? 하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게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이다. 게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냐에 따라 게임은 점점 바뀌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16:43 남궁훈 이사장

    (질문 : 그렇다면 게임업계는 이런 사태가 나올 때까지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냐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고, 다소 냉소적인 분위기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마무리를 부탁한다.)

    게임산업에 입문한지 17년차가 된다. 그런 사람들을 1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사람 나이로 치면 청소년 정도에 불과한데 말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지를 스스로 깊이 있게 자각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본다.

    잘못 생각해온 것, 이를 테면 매출 중심으로 달려온 것들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본다.

    스스로도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여타 게임사 대표들도 더욱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나서줬으면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듣고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태도를 갖춰나갔으면 한다.


    16:45 이정웅 대표

    게임이 예술로 인정까지 받으려면 사람이 포커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에는 장인이라는 개념이 있다. 게임에서도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혹은 만드는 이가 될 수도 있겠다. 게임을 잘 하는 프로게이머들을 볼 때, 그것을 과몰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게임인들이 더욱 조명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16:46 김인철 교수

    (질문 : 문화예술법안에 게임도 좀 포함시키면.. 굳이 게임이 예술인가 아닌가를 정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도 있고.. 게임이 문화 파트에 들어와야 한다는 점은 100% 동의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주 전공이 저작권인데, 저작권 산업의 가장 수출효자종목이 게임이다. 15%를 차지. 지금쯤이면 한 28~9억 달러 정도의 수출액이 될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지금 당장 이러한 사태로 인해 그 액수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와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이 창조경제다. 그 핵심은 '제작'이고, 게임은 제작의 가장 주된 분야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게임을 좀 더 자유롭게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16:48 김일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 팀장

    한콘진에서 하는 일이 국고 재원을 확보해 사업을 넓혀나가는 일이다. 우리가 필요성을 제대로 알리고, 설득해 재원을 확보한다면, 더욱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가장 강력한 게임관련 규제 정책은 이미 시행중인 '셧다운제'라고 본다. 업계 분들과도 많은 중독법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게임사 매출의 5%를 치료 목적으로, 1%를 예방 목적으로 떼어 가곤 하는데, 사실 이렇게 지불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도 회의적이다.

    게임사가 굉장히 돈을 많이 벌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디 그만큼 버는 회사가 흔하겠는가. 총기 난사 사건을 재조명해보자. 사건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무지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연구를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우리 또한 편견과 오해가 있다 해도 대처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문화 콘텐츠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아왔다. 게임업계에서 슬기롭게 대처해 앞으로 생길 많은 유망 미디어 산업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16:51 류임상 뉴미디어 아티스트

    게임=예술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패키지 게임이 잘 만들어졌을 때 게임산업이 가장 융성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기준으로 가장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손노리의 '화이트데이'.

    그 게임의 성취 중 하나는 게임의 완성도도 있겠지만, 한국적인 공포를 한국적인 음악으로 풀어나가는 것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아트나 새로운 뉴 아트가 등장했을 때 게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시점이 왔을 때 예술이냐 아니냐의 논쟁을 넘어 새로운 무언가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16:53 이동연 교수

    회의 막바지에 산통을 깨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게임사가 지금보다 매출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게임산업의 규모는 크지만, 그에 비해 문화 연구 수준은 중세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정도다. 전부터 게임과 문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말해 왔는데 이득만 추구하는 현재 상황을 보니 어쩌면 게임 중독법 발의가 당연히 벌어질만한 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매출을 줄이고 기업들이 문화 연구에 힘쓰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제2, 제3의 중독법이 나타나 업계의 목을 죌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게임과 문화에 대한 연구도 기업 차원에서 활발히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질의응답: 정책토론회에서는 어떤 질문들이 제기됐나?



    ▲발언권을 획득한 두 참석자

    1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애니팡'이 도마에 올랐다.

    3명의 전문인 발제 시간 이후 이어진 5명의 패널과의 토론회 시간에서 한 참석자가 예술로서의 게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

    발언권을 획득한 참석자는 패널들에게 금일 토론회의 주제가 모호하다고 먼저 지적했다. 게임의 중독성과 예술성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상호배타적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게임 중독법을 막기 위해 '예술'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했다.

    이어 그는 "애니팡을 해보면 예전에 어디선가 해봤던 게임같아요. 그런 게임들은 저에게 있어 예술이 아니에요"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새로운 창조물이 아닌 기존의 문화 콘텐츠와 유사한 게임은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애니팡'의 표절 부분에 대해 거론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는 "그런 논리로 보자면 영화도 문화로 볼 수 없다. 요즘 영화들을 보면 기존작들의 요소가 다수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예술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게임중독법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법안이 중독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게임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개정된다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인철 상명대 교수는 실질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해당 법안의 대상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예방 중독과 관련된 치료 목적의 조항은 이미 존재한다. 게임인재단 역시 아직은 작은 규모지만 이에 대한 활동을 하고 있고. 이 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중독자는 총 49만명인데, 이는 과장된 수치다. 물론 게임에 과몰입되서 현실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현재 법안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