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 'PS 온라인 콘퍼런스'를 생중계로 시청하던 국내 콘솔 유저들이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V'의 한국어화와 더불어 절대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던 드래곤퀘스트 외전 시리즈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가 한국어판으로 정식 발매를 선언했기 때문이죠.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는 '파이널판타지'와 더불어 JRPG라는 장르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일본에서는 '국민 게임'으로 불리면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장수하고 있죠. 드래곤퀘스트는 1986년 첫 타이틀 발매 이후 단 한 차례도 한국에 로컬라이징 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드디어 30년 만에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죠. 본인의 게임 취향을 떠나서 국내 콘솔게임 업계에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었고, 열광할 만한 이슈였습니다.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아쉽지만, 뭐든지 처음이 중요하죠. 이번 건을 계기로 더 많은 작품이 한국어화 될 수 있는, 초석과 같은 타이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30년만의 한국어화! 거장 호리이 유지가 말하는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란?

그래서 인벤에서는 6월 4일 '드래곤퀘스트 히어로즈' 정식 발매를 앞두고 일본 도쿄에 있는 '스퀘어에닉스'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스퀘어에닉스는 2년 전 사옥을 이전했으며, 현재는 히가시신주쿠역 근처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퀘어에닉스 신사옥을 취재하는 건 이번이 최초였기에, 떨리는 마음을 안고 본사로 향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빌딩 외관이었습니다. 으리으리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건물에 처음 놀랬고, 건물 내부의 곡선 조형물과 아름다운 조명에 두 번 놀랬습니다. 기자로서의 욕구가 끓어올라 여기저기 다 촬영하고 싶었지만, 보안상의 문제로 취재가 허가된 곳에서만 사진을 찍었죠.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스퀘어에닉스의 '비주얼 스튜디오'였습니다. 이곳에서는 게임이나 영상에 들어가는 캐릭터들의 자연스러운 모션 캡처를 위한 곳이었죠. 스튜디오 담당과 더불어 여기서 작업 된 영상이나 데이터 등의 관리는 '비주얼 웍스(Visual Works)'부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는 총 2곳으로, 거대한 이벤트씬을 촬영하는 A 스튜디오와 자잘한 모션 작업을 하는 B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방 안에는 모션 캡처를 하기 위한 광학 장치가 천장에 달려 있습니다. A 스튜디오가 68개, B 스튜디오가 32개 있다고 하니 스튜디오별로 작업 규모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센서가 부착된 의상을 입고 연기를 하면 이것이 실시간으로 캐릭터 모션으로 적용됩니다. 즉, 움직임이 그대로 실시간으로 캐릭터 모션으로 표현되는 것이죠. 배우가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모습을 스스로 이미지화하여 연기하며, 게임 내 대부분의 모션 작업은 스튜디오 녹화 본으로 처리됩니다. 이렇게 촬영된 데이터를 토대로 애니메이터가 사후작업을 해 더욱 정교하게 움직임을 완성하죠.

기본적으로 전문 배우들이 57개의 마커가 부착된 의상을 입고 연기를 하지만, 게임 내의 수많은 모션 전부를 프로에게 부탁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걷거나 구르는 일반적인 모션은 개발팀 사람들이 직접 의상을 입고 작업을 합니다.

스퀘어에닉스 관계자가 발표한 바로는 그래픽 작업으로만 이행 시 하루가 꼬박 걸릴 일을 모션 캡처를 통해 구현하면 몇 분 내에 구현할 수 있습니다. 작업한 내용은 모두 사내 아카이브에 업로드 되며, 개발팀 전원이 이를 공유 및 사용할 수 있고요.


작업 과정이 간소화되어 있다는 점이 스퀘어에닉스 비주얼 스튜디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연기를 하고 앤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스퀘어에닉스 사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죠.

다른 회사에서 모션 캡처 작업을 위해 일시적으로 스튜디오를 대여하는 일도 잦다고 하는데요. 스퀘어에닉스 관계사가 아니더라도 예약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총 11회가량 타사가 이 스튜디오를 이용했고, 다들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스튜디오 탐방을 마친 뒤에는 스퀘어에닉스 사원들이 이용하는 식당을 들렀습니다. 이스트사이드 건물 20층에 있는 식당에는 식사 메뉴와 더불어 각종 빵, 과자, 다양한 음료수 등이 갖춰져 있었죠. 저희가 갔을 때는 식사 메뉴로 '카레'가 있었습니다. 390엔이면 약 3,500원 정도이니, 식사비는 저렴한 편이네요.


식당 한편에는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푹신한 소파와 PS4와 Wii U 등 각종 게임기가 있었습니다. 리듬게임 '그루브 코스터(Groove Coaster)'는 아케이드 기기가 통째로 들어와 있기도 했고요. 누구든지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문구에 저도 모르게 눈이 돌아가더군요.

마지막으로는 스퀘어에닉스 게임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테마카페 '아트니아(ARTNIA)'를 방문했는데요. 이곳에서는 '드래곤퀘스트', '파이널판타지', '킹덤 하츠' 등 스퀘어에닉스 타이틀과 관련해 목걸이나 반지, 열쇠고리, 피규어, 봉제인형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게임과 관련된 음료수나 다과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취재를 위해 '드래곤퀘스트'의 슬라임이 그려진 팬케이크나 카페라테를 직접 맛보았습니다.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달콤한 맛인지라, 다이어트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허겁지겁 먹어버렸습니다.

약 3시간 동안 스퀘어에닉스 본사를 탐방하면서 '이런 곳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기분이 마구 샘솟았습니다.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죠. 무엇보다도 사원들의 표정이 모두 밝았습니다. 다들 일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죠.

취재 장소가 한정되어 있었지만, 현장 느낌 그대로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스퀘어에닉스 신사옥, 아래 사진으로 만나보세요.


▲ 스퀘어에닉스 본사 도착했습니다!

▲ 건물 외관과 주변이 너무 예뻤습니다.

▲ 스퀘어에닉스 로비

▲ 인터뷰가 진행된 회의실 전경

▲ 한국 기자들을 위해 스퀘어에닉스에서 세팅해 놓은 타이틀과 인형

▲ 슬라이~임


▲ 비주얼 스튜디오 탐방! 여기는 A스튜디오입니다.

▲ 천정에 달려 있는 광학 장치. 옷에 부착된 센서를 감지한다고 하네요.

▲ 마침 전문 배우가 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배우들의 움직임을 다각도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 "슬라임 잡았다!"

▲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 센서가 장착된 모션캡처용 의상

▲ 여기저기에 서식하고(?) 있는 슬라임

▲ 각종 먹거리로 가득했던 스퀘어에닉스 식당


▲ 오늘의 메뉴는 카레?

▲ 배...배가 고파옵니다.


▲ 면요리를 강탈하기 위해(?) 잠입 중인 슬라임 3형제

▲ 한 쪽에는 다양한 스퀘어에닉스 상품 및 트로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 사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휴게 공간

▲ 각종 게임 기기들도 보였습니다.

▲ '그루브 코스터' 아케이드 기기가 통째로!

▲ 스퀘어에닉스 상품을 판매하는 '아트니아(ARTNIA)'

▲ 아트니아(ARTNIA) 상점 전경

▲ 스퀘어에닉스 게임 타이틀 및 OST


▲ 티셔츠도 있습니다.


▲ 헉...지름신이...



▲ 갖고 싶었지만 다음달 카드 청구 금액의 압박에 참았습니다.

▲ 피규어도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 호미론 짜응 ♥



▲ 완성도가 상당히 좋아서 갖고 싶었습니다...

▲ 아트니아에서는 음료수와 다과도 판매합니다. 무려 슬라임 카페라테!

▲ 슬라임 팬케이크까지 ♡

▲ 취재 종료! 잘 먹겠습니다~



일본 도쿄 스퀘어에닉스 본사
김지연(KaEn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