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장르 : 액션 ⊙플랫폼 : PS4 ⊙발매일 : 미정


E3 이틀째인 15일(현지시각)에는 '갓 오브 워'를 개발한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코리 발로그(Cory Barlog) 디렉터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최고의 게임 중 하나인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거기에다 리부트도 아니다. 공개와 동시에 열화와 같은 환호성을 받은 '갓 오브 워'.

하지만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주인공 크레토스는 상징과도 같던 체인 블레이드 대신, 마법의 도끼를 사용하고 있었고 분노의 화신과도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니 어린 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뿐만이 아니다. 게임의 플레이 방식도 바뀌었다. 쿼터뷰로 고정된 시점에서 숄더뷰 시점으로 바뀌었고 고독한 전사에서 이제는 아버지가 돼, 어린 아들과 함께 전투를 벌인다.

그 동안 크레토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코리 발로그 디렉터와 함께한 '갓 오브 워' 프레젠테이션에서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어 보았다.



■ 프렌차이즈를 재정립하다, '갓 오브 워'

▲ 산타모니카 코리 발로그 디렉터

마침내 공개한 '갓 오브 워'. 많은 사람들이 반가워한 한편, 새로워진 모습에 의아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산타모니카의 코리 발로그 디렉터 역시 팬들의 그런 반응을 예상한 듯이 담담하게 '갓 오브 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그는 이번 '갓 오브 워'의 목표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갓 오브 워'의 이번 목표는 바로 프렌차이즈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존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뭘 해야 했을까. 그는 우선 갓 오브 워 시리즈를 조각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새로움 없이는 구식이 되고 만다. 그런 만큼 시리즈에 새바람을 불러오기 위해서 우선 게임의 특징을 모아 '갓 오브 워'의 정수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으로 한 것은 바로 게임 콘셉트의 정립. 코리 발로그 디렉터는 '갓 오브 워'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스를 무대로 한 '갓 오브 워'는 끝났다. 하지만 크레토스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는 남아있었다. 그런 그를 가지고 이후 어떤 이야기를 펼쳐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말이다.

▲ 크레토스의 분노에는 광기마저 느껴진다

새로운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분노'였다. 우리가 아는 크레토스는 그야말로 분노의 화신과도 같은 존재다. 신들에 대한 복수로 만신전(판테온)의 신들을 모두 죽여버린 그가 이제는 분노를 통제하려고 한다. 마치, 헐크처럼.

이렇게 분노를 통제하는 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바로 아들의 존재였다. 나이를 먹고 아이를 가지고, 그럼으로써 세계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크레토스는 어떨까 생각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갓 오브 워'에서 크레토스는 고민이 많은 캐릭터다. 자신의 흠까지도 자식에게 보여주게 되면서, 자신의 불행했던 인생을 아들도 살게 되나 하며 고민하기도 한다. 또한, 크레토스는 자신의 분노를 아들에게는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표출하고자 하는 분노와 통제하고자 하는 분노가 한 몸에서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 자식 앞에선 크레토스도 그저 엄격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분노의 화신 같던 그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함으로써 프렌차이즈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변화를 다른 게임과 비유하자면 '바이오하자드3'에서 '바이오하자드4'로 변화하는 순간으로 비유할 수 있다. 과거 사람들이 고정된 시점의 카메라를 바꾸면 엄청날 거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니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않았다. 이렇듯 게임에는 프렌차이즈가 변화해야 할 순간이 온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지금이 여러분이 알고 있던 갓 오브 워 시리즈가 변화할 순간이었다.



■ 변화된 시스템, 그 속에 특징을 녹여내다

'갓 오브 워'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점이었다. 고정된 쿼터뷰 시점에서 숄더뷰로 바뀐 만큼, 게임의 플레이 양상 역시 달라졌다. 특히 전작들이 선형식의 게임이었던데 반해, '갓 오브 워'는 플레이 영역이 더욱 넓어진 만큼 주변을 탐험하는 등의 오픈월드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에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대해서 알리고자 했다. 크레토스의 보면 그의 표정이나 반응을 보면 그의 분노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한 게 그것이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최대한 방해받지 않도록 기존에 콤보 수치를 배제했으며, 전투와 이야기의 진행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전투는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배치에 신경을 썼다. 예를 들어 마법의 도끼의 경우 적을 공격할 때 적에게 박아넣어서 움직임을 봉인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때에는 자연스럽게 맨손 전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앞서 아들의 존재는 크레토스의 변화된 모습을 반영한 거라고 했다. 하지만 이유는 그 뿐만은 아니다. 바로 전투와 탐험에도 새로움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크레토스의 아들은 단순히 스토리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투와 퍼즐 등 여러 부분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한편, 프레젠테이션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문득 코리 발로그 디렉터가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지금까지 게임의 시연을 하던 중에 전투와 시네마틱 컷씬 변환이 끊기지 않았는데 혹시 눈치를 챘느냐고 말이다.

단 한 번의 끊김 없이 이어지던 게임 플레이. 이것이 '갓 오브 워'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였다. 게임 플레이와 시네마틱 컷씬이 단 한 번도 끊기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는 거였다. 끝으로 코리 발로르는 시연 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광경을 가리키며 게임에서 이후에 진행될 맵들이라고 밝히며 거대한 서사시의 서막을 알려왔다.



■ 질의응답

Q. 크레토스는 여전히 전쟁의 신인가?

그렇긴 한데 좀 다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크레토스는 한 때는 그리스 판테온의 신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여러 사건이 있었고, 오랫동안 자신을 격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의 신의 강함을 갖고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시즌이 끝난 후의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랄까. 여전히 강하지만 전성기의 강함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거로 그는 이제 신이 아니기 때문에 마법 대신에 아들을 추가해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아들은 성장을 통해서 더욱 강해지는 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아들의 정체에 대해 알고 싶다. 엄마는 누군가?

게임을 한다면 확실히 알 수 있는 요소인데, 지금은 말할 수 없다.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체험판을 한다면 숨겨진 요소들이 많이 있으니 그런 힌트들을 보면서 찾아보길 바란다.


Q. 게임의 테마에 대해 묻고 싶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핵심인가? 아니면 전작처럼 신들과의 전쟁이 핵심인가?

스토리에서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인간의 약점에 대한 부분이다. 뭐라고 할까, 변화를 통해서 자신의 약함을 극복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 말이다. '갓 오브 워'는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 크레토스 입장에서 보자면 자기 아들에게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단점을 제외하고 장점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크레토스에게 있다.


Q. 상징과도 같은 체인 블레이드에서 마법의 도끼로 무기를 바꾼 이유를 듣고 싶다.

게임의 새로운 카메라 시점에 대해 연구하면서 오랜 고민 끝에 나온 무기다. 시점이 달라진 만큼, 전방위한 무기인 체인 블레이드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도끼의 경우 개발 초기부터 구상한 무기였는데, 내부 개발팀에서도 여러 의견과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은 도끼로 정해졌다. 아무래도 북유럽 신화에서는 도끼가 가진 상징성도 있었기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