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얼바인에 위치한 블리자드 본사. '디아블로 3'를 개발하고 있는 주역 3인을 만났다. 제이슨 벤더 선임 시스템 디자이너와 케빈 마틴스 수석 콘텐츠 디자이너, 마지막으로 한국인 개발자이자 '디아블로 3'의 아티스트를 맡은 제프 강이 바로 그들.

근 1시간 동안 '디아블로 3' 베타테스트와 게임시스템에 관련한 전반적이면서도 매우 구체적인 질문이 오고 가는 가운데, '디아블로 3' 개발자 일동 모두가 최선을 다해 그동안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 ▲ (우측부터) 제이슨 벤더 선임 시스템 디자이너, 케빈 마틴스 수석 콘텐츠 디자이너, 제프 강 아티스트 ]




= '디아블로 2'에서 아이템이 떨어지면 파티원끼리 서로 먼저 줍느라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디아블로 3'의 아이템 루팅 방식에 변경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완전히 달라졌다. '디아블로 3'에서는 몬스터가 죽으면 각 플레이어별로 다른 아이템이 떨어진다. 그 아이템은 오직 해당 플레이어만 볼 수 있어 분쟁의 여지가 없다. WoW처럼 채팅 창에 아이템 습득 메시지도 남지 않는다. 일단 습득한 후 다시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는 다른 플레이어도 볼 수 있게 되며, 그때부터 트레이드도 가능하게 된다.



= '디아블로 3'의 한 챕터 당 길이와 전체 플레이 시간은 어떻게 되나?

아직은 공개하지 않을 생각이다.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발표하겠다. 일단은 '디아블로 2'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 '디아블로 3'의 아이템 등급이 궁금하다.

6종류다. 인페리어, 슈페리어, 레어, 레전드리, 세트, 매직. 레전드리와 세트 아이템 빼고는 이름부터 모든 옵션이 랜덤으로 결정된다. 레전드리와 세트 아이템도 고유 이름과 고유 아이템 생김새를 제외하면 능력치는 랜덤하게 조금씩 다를 수 있다.



= '디아블로 3'에 등장하는 NPC 레아와 마법사 캐릭터가 동양적인 느낌인데, 의도한 것인가?

특별히 동양적인 것을 의도하지 않았다. 개발팀 목표가 '디아블로 3'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문화를 선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특정 인종, 특정 국가를 타겟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은 알아주면 좋겠다.



[ ▲ 디아블로 3의 그래픽을 담당하는 한국인 개발자 제프 강 ]




= 앞선 '디아블로 3' 프레젠테이션 시간에 각 직업의 궁극기를 소개했었다. 대부분은 변신이던데 다른 형태의 궁극기는 없나?

전부 변신류는 아닐 것이다. 각 직업의 특성을 고려해서 궁극기를 디자인하게 되는데, 그중에 야만전사와 마법사의 궁극기는 변신이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직업마다 궁극기라고 볼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을 2,3개씩 보유하고 있는데 수도사는 7면 공격, 부두술사는 덩치와 우삼족 군대 소환 같은 것들이 있다.



= '디아블로 3'에도 귀속아이템이 존재하나.

글쎄, 있긴 있을 것 같지만 지금 개발단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개발팀은 플레이어들이 아이템을 최대한 활발하게 거래하길 원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귀속 형태의 아이템은 피할 것 같다.



= 한글화 진행 상황은?

본사 '디아블로 3' 빌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디아블로 3'는 음성이 아주 많아서, 성우 녹음 작업에 상당한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



= '디아블로 2'에서 큰 문제를 일으켰던 복사아이템에 대한 우려가 있다.

'디아블로 2'와 WoW를 거치면서 복사 혹은 게임 내 치트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배운 점도 많고. 개발팀에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준비했기 때문에 복사아이템 걱정은 안 해도 된다.



= '디아블로 3'를 서비스하면서 아이템 드랍률을 개발팀에서 직접 조절할 생각인가?

지금도 매일 조절하고 있다.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이다. 직업별로 고유 아이템이 떨어지는 만큼 최대한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 ▲ 디아블로 3의 시스템은 내가! 제이슨 벤더 선임 시스템 디자이너 ]




= 대장장이를 통해 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의 수준이 궁금하다.

대체로 매직 등급 정도의 아이템을 얻을 것이다. 매직 아이템이라고 해도 기본 능력치에 플러스 알파로 새로운 능력치가 랜덤으로 붙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디아블로 3'의 세계를 모험하다 보면 '도안'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런 도안 또한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할 기회를 제공한다. 몇몇 경우에서는 대장장이를 통해 세트아이템도 제작 가능하다. 기본 아이템에 보석 소켓을 뚫거나 아이템을 추가로 강화하는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다.



= '디아블로 2'처럼 각 챕터 혹은 지역별로 구현된 세트 아이템이 있나?

당연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 한글화 명칭이 몇 개 바뀐 게 있다.

맞다. '의술사'는 '부두술사'로 '수도승'은 '수도사'로 바뀌는 등 변경 사항이 몇 개 있었다. 기존 '용병'도 '추종자'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계속 논의 중이며, 이것이 최종 버전은 아니다.



= '디아블로 3'의 호라드릭 큐브같은 시스템도 있나.

그 역할을 새로운 NPC와 네팔렘 큐브와 같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옮겼다.



= 좀 전 프레젠테이션을 보니 NPC 레아와 추종자 중 한 명인 템플러가 동시에 합류해서 퀘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특정 퀘스트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스토리상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 NPC와 함께 할 수 있다. 반면, 추종자는 처음 만나게 되는 퀘스트를 완료한 이후에는 계속 플레이어와 함께 다닌다. 참고로, 추종자는 전투 중에 죽지 않으며, 체력이 다하면 기절 상태가 된다. 기절 상태는 15초간 유지되는데 이 상태에 빠진 추종자를 클릭하면 다시 살릴 수도 있다.



= '디아블로 3'의 컴퓨터 사양이 궁금하다.

지금 발표하긴 이르다. 하지만 최대한 저 사양 플레이어들도 즐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담당자가 진짜 열심히 노력 중이다. (웃음)



[ ▲ 케빈 마틴스 수석 콘텐츠 디자이너 "디아블로 3는 정말 멋진 게임" ]




= 퀘스트를 진행할 때도 아이템이 드랍되나?

물론이다. 하지만 회차에 따라서 보상으로 받는 아이템도 달라진다. 하지만 퀘스트 외에도 좋은 아이템을 얻을 기회가 상당히 많아 굳이 퀘스트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

단, 처음 '디아블로 3'를 플레이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아이템을 획득하는 데 있어서 좋다. 저 레벨 플레이어가 어떻게 해서 보스를 물리친다고 해도 아이템은 플레이어의 레벨을 기준으로 드랍되기 때문에 퀘스트를 완료해서 어느 정도 레벌업을 한 후에 본격적인 아이템 파밍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 '디아블로 2'의 퀘스트는 직선형 구조였는데 변경 점이 있나?

'디아블로 3'도 메인 퀘스트는 직선형 구조다. 하지만 서브퀘스트가 매우 많다. 예를 들면 게임을 진행하다 특정 동굴에 들어가면 갑자기 광부가 나타나 메달을 찾아달라는 퀘스트를 주곤 한다. 이런 돌발 퀘스트가 정말 다양하다. 오늘 직접 '디아블로 3'를 플레이하면서도 많이 발견할 거다.



= '디아블로 3' 베타에서는 어느 정도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인가?

'액트 1'의 1/3 정도가 될 예정이다. 단순 플레이 시간으로 보면 4시간 정도이지만 5가지 직업을 모두 공개하고, 랜덤형 던전도 존재하기 때문에 즐길 거리는 상당히 많다고 본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레벨 제한은 8이다. 하지만, 베타를 진행하면서 레벨 제한은 점점 풀릴 수 있다.



= 오늘 공개됐던 직업별 기술은 이제 확정된 것인가?

사내 알파 테스트에서 매우 많은 피드백이 있었다. 스킬과 특성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쳤는데, 이번 베타테스트에서도 유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생각이다. 지속적으로 밸런스를 맞추고자 한다.






= 아이템에 레벨 제한이 있나?

있다. 하지만 아이템에는 랜덤으로 아이템 레벨 제한을 낮추는 옵션도 붙어 확실히 있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 '디아블로 3'의 조던 링처럼 여러 직업이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있나?

물론.



= 카우 레벨이 있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해보고 싶었는데 다들 흥미를 보이지 않아 결국 취소됐다. (웃음)



= 점술가라는 NPC가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아이템에 부여되는 능력치도 랜덤인가?

랜덤이다. 예를 들어 점술가를 찾아가서 아이템에 얼음속성을 부여한다고 했을 때도 랜덤은 적용된다. 나중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는 수치도 계속 바뀌는 걸 알 수 있다. 대장장이, 점술가 등 아이템 강화 관련 NPC들도 레벨업을 할 수 있는데, 레벨이 높아질수록 강화할 수 있는 수치도 높아진다.



= NPC가 레벨업을 한다? 어떤 방식인가?

투자가 필요하다. 아이템을 많이 제작할수록 골드를 쓸수록 장인 NPC들의 레벨이 올라간다.



= 베타테스트 때 만날 수 있는 보스가 있다면?

스켈레톤 킹(해골 왕)이다. '디아블로 1'에서 레오닉 왕으로 등장했던 보스다. 운이 좋다면 이번 베타에서 레전드리(전설 급) 아이템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 '디아블로 2'에서는 NPC에서 '??' 옵션의 아이템을 구입하는 등의 겜블 요소가 있었다.

'디아블로 3'에서는 제작시스템이 그걸 보완하고 있다. 아이템을 제작할 때마다 붙는 옵션이 랜덤이어서 지속적으로 게임 내 골드(금화)를 써야 한다. 도안을 통한 제작 방식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옵션 중의 하나는 고정이지만 다른 하나는 랜덤이다. 같은 도안이라도 지속적으로 아이템을 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도안을 습득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나?

아이템 제작을 위한 재료만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계속 사용 가능하다.



=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의 차이점이 뭔가?

파티원과 같이 플레이하면 난이도가 75%까지 높아진다. 상당히 어려우므로 같이 플레이하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어렵다. 반면, 그만큼 아이템 레벨도 더 높아져 좋은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