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NDC 2013, 평소 게임 제작이나 후일담을 듣기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느낄 강연이 목록에 있었다. 강연의 제목은 '에버플래닛 라이브 포스트 모템'.

강연은 현재 넥스트릭 에버팀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명나리 디렉터가 진행했다. "에버플래닛이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은 게임이라, 잘 모르실 수도 있어요."라며 첫 운을 뗀 명나리 디렉터는, 게임의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게임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교훈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첫 번째 주제는 튜토리얼 폴리싱에 관한 이야기였다. 튜토리얼의 특성상 게임을 소개하는 가이드 같은 것인 만큼, 게임을 빠르게 플레이 해보고 싶은 유저들은 쉽게 게임을 떠날 수 있어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튜토리얼 중에 돌아버서리는 유저는 회유하기 어렵지만, 게임을 플레이 하던 중 어떤 병목현상이 발생하여 빠져나가는 유저들은 회유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 이 병목현상을 최대한 해결하려고 했다. 맵 이동의 어려움이나, 전직 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튜토리얼을 만든다고 해도 "나갈 유저는 나간다ㅠㅠ"로 맺어지는 결론을 통해, 튜토리얼에 너무 매진해 있지 말고 다른 콘텐츠 개발을 통해 유저들을 유치시키는 것이 낫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 정말 안타까운 결론이다.


다음 주제로는 이벤트를 제작하는 동안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재미있게도 에버플래닛은 GM들의 요청으로 기획하게 된 이벤트가 많다고 한다. 그 중 하나인 OX퀴즈 이벤트는 '스핑크스'라는 NPC가 퀴즈를 내고 유저들이 O,X구역으로 이동하여 진행하는 이벤트였다. 그런데 이 '스핑크스'가 유저들 사이에서 악명을 쌓아가며 '개핑크스'라는 별명이 생긴 에피소드와 함께 게임의 새로운 콘텐츠가 생겨버렸다는 사실도 알려 주었다.

▲ 이 친구가 개핑크스

명나리 디렉터 : "OX퀴즈 이벤트 호응이 좋았습니다. 문제를 틀리면 탈락자의 공간으로 가게 되는데, 채팅이 가능했어요. 그래서 유저들이 힌트나 답을 말할 수 있었죠. 그래서 퀴즈의 난이도와 수를 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퀴즈게임도 아닌데 퀴즈가 540개나 돼버렸어요!."

이벤트의 보상에 대한 조절은 정말 어렵다. 보상이 합당하지 않으면 유저들이 참여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너무 좋으면 게임의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특정 유저들만 이득을 보기 때문에, 보상을 잘 조절하는 것도 이벤트의 성패를 가른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기도 했다.

실패한 이벤트의 사례를 통해서, "이벤트를 기획하다 보면 '감'을 느낄 수 있어요. 디렉터의 '감'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하지 마세요. 꼭! 꼭이요!"라며 디렉터의 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레이드 콘텐츠에 관해서는 "고레벨 유저들을 상대로 아주 까다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어요. 너무 쉬우면 금방 털리니까, 난이도를 어렵게 조정해야 하는데 또 너무 어려우면 안 해요…"라고 언급하면서 레이드 콘텐츠를 만드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열심히 만들었는데, 공개된 지 40분 만에 정복당해버려서 유저들의 무서움을 새삼 느꼈다고도 한다.


또, 새로운 필드를 만들고 신행성을 업데이트하면서 지루한 퀘스트를 배제하고, 신선한 퀘스트를 추가하여 유저들이 좀 더 재미있게 플레이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소모되는 콘텐츠를 제공하려 했다. 하지만 퀘스트 콘텐츠도 문제가 있었다.

명나리 디렉터 : "정말 열심히 만들었는데, 380개의 퀘스트가 이틀 만에 모든 공략이 올라왔어요. 퀘스트로는 콘텐츠 소모력을 방어하기가 힘듭니다. 너무 소모속도가 빨라요. 꼭 명심하세요."

▲ 이틀만에 모든 퀘스트 공략이 올라왔을 때 이런 느낌었다고 한다


'Funevent' 시스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 시스템은 서버 내에 '프리셋'이 존재하여 이곳에 값을 입력해주기만 하면 서버를 내리거나 패치를 하지 않아도 게임 내의 수치나 간단한 변경사항 등을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태국에서 볼라밴 태풍 때문에 휴교령이 내려졌을 때, 이 시스템을 이용해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여 좋은 효과를 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태국 런칭에서 있었던 몇 가지 에피소드와 'GSXS'시스템, 캐시아이템 밸런싱의 난해한 점 등을 간단하게 설명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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